루팡 때부터 느끼는 거지만 카라는 점점 퍼포먼스 그룹에 가까워져가는 것 같다. 오히려 이전까지 퍼포먼스 그룹으로 분류했던 애프터스쿨이나 포미닛보다 훨씬 강렬하다.
춤을 더 잘 추는가? 댄스가 아닌 퍼포먼스다. 퍼포먼스란 무대를 연기하는 것이다. 정확히는 음악을 몸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드라마가 있고 그것을 표현해내는 연기력이 있다. 음악만큼이나 꽉 짜여진 구성이 있다.
개인적으로 올해 나온 걸그룹 퍼포먼스 가운데 레인보우의 "마하"와 카라의 이번 "점핑"을 가장 마음에 들어한다. "마하"가 일곱명이라는 인원수와 군무라는 특성에 맞게 선을 제대로 살렸다면 "점핑"은 한결 적은 인원수에 개개인의 퍼포먼스에 보다 역점을 두었다. 복고적인 사운드와 음악 그 자체를 즐길 줄 알았던 당시를 떠올리게 만드는 우아함과 아름다움을 느끼게 하는 안무들. 여성적인 선과 음악의 역동성이 함께 살아나고 있다. 안무팀에 찬사를.
점핑은 수정버전의 안무가 훨씬 나은 것 같다. 훨씬 역동적이다. 여성적이고. 일본버전은 상대적으로 귀여움이 강했는데 이번 컴백버전에서는 보다 힘과 역동성이 강해진 것 같다. 아쉽다면 코스튬인데... 이런 역동적인 무대에 의상이 너무 얌전하지 않을까? 힘이 떨어지는 느낌이다. 하여튼 방송국 하는 짓거리가 그렇다.
Burn은 대충 한 번 무대에 세우려고 만든 안무라는 게 눈에 보였다. 노래 자체도 상당히 전형적이고 평이한데다 안무마저 엉성하고 산만하다. 그냥 카라의 이런 모습도 보라는 거지 그 이상은 없겠다. 평가할 게 없다. 노는 듯 춤추며 진심으로 무대를 즐기는 것 같은 모습은 보기에 좋았지만.
아무튼 참 마음에 안 드는게, 아티스트는 복장까지도 무대의 일부다. 코스튬까지 포함해서 하나의 퍼포먼스를 이루는 것이다. 의도해서가 아니라 외부의 규제 때문에 하지 못한다? 이 뭔 개같은 소리인가? 제대로 좋은 무대 하나 망쳐버린 것 같지 않은가. 어쩌면 더 나은 무대를 볼 수도 있었을 텐데. 아쉽기만 할 따름이다.
어쨌거나 어제는 일본, 오늘은 한국, 보아하니 안무며 무대구성도 또 다 다른데, 아주 고생들이다. 그래도 무대에 설 수 있을 때 열심히 서야 하는 게 그들의 숙명이니까. 잘 견디기 빈다. 잘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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