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

영웅호걸 - 니콜이 예쁘다!

까칠부 2010. 11. 22. 07:34

놀랐다. 이제까지 가운데 니콜이 가장 예쁘게 나온 것 같다. 영웅호걸만이 아니다. 이제까지 니콜이 출연한 방송을 통틀어서다. 처음 모습을 나타내는데 설마 저게 니콜이야?

 

특히 헤어스타일이 좋았다. 유난히 하얗게 보이는 피부와 진한 아이라인에 뿔테 안경이 마치 전혀 다른 사람을 보는 것 같았다. 어디 영화에서라도 뛰쳐나온 것일까? 한결 지적이었고 섹시했다. 니콜이 매력적인 것이야 이미 인정한 바이지만 도무지 잠시도 눈을 뗄 수 없었으니. 이 정도면 여자의 변신도 유죄라 할 만하다.

 

그리고 더불어 매력적이었던 것이 이진. 요즘 영웅호걸에서 서인영과 이진 보는 재미에 빠졌다. 전혀 방송따위 신경쓰지 않는 듯 순간순간 보여지는 리얼한 표정이. 샐쭉하니 토라진 표정이 너무 귀엽다.

 

"단칸방에서 유기견에 의지해 여전히 통금시간을 지키며 지루하게 살아가는 이진씨를 찾았습니다."

"이유가 무엇이라 생각하십니까?"

 

그러자 돌아오는 이진의 대답,

 

"엄마요!"

 

물론 이제까지의 이진의 캐릭터가 없었다면 나올 수 없는 대답이었겠지. 나왔어도 재미가 없었을 것이다. 이것도 예능감이라면 예능감이랄까?

 

하여튼 웃기지 않는 상황에서도 어색하게 오버해 웃는 모습이라든지, 혹은 곤란한 상황에 어쩔 수 없이 웃는 그런 난처한 웃음이 너무나 좋다. 방송의 때가 묻지 않은 느낌이랄까? 이진이라면 벌써 데뷔 10년차가 넘어가는 중견일 텐데도 느낌이 그렇다. 그동안 너무 소식이 없어서였을까?

 

잘나가던 과거와 너무나 저조한 지금을 대비하여 캐릭터를 만들어가는 것에, 오히려 그것을 예능으로만 받아들이지 않는 것도 천연스런 매력을 느끼게 한다. 예능같지 않다는 것. 어쩌면 그것은 예능과잉 시대의 무공해 예능일 것이다. 웃음보다 정색하는 것이 너무나 어울리는 예능인.

 

아이유야 여전하다. 무얼 해도 귀엽다. 무얼 해도 어린 아이가 장난하는 것 같다. 순수하고 천진하고 - 다른 의미에서의 천연이다. 그녀 자신의 매력도 매력이거니와 그녀를 진심으로 좋아하고 사랑해주는 주위의 동료들이 더욱 그녀를 빛나게 한다. 누구로부터도 사랑받을 수 있을 것 같은 천연귀염둥이. 도대체 이 아가씨가 더 나이를 먹으면 어떻게 될까? 사랑받는 방법을 안다.

 

서인영이 보이지 않아 아쉽지만. 설마 두 달 전까지만 해도 내가 서인영에 대해 이런 좋은 감정을 가지게 되리라 생각한 사람이 내 주위에 누가 있었을까? 예능의 힘은 이렇게 무섭다.

 

싸이 역시 그러고 보면 첫인상보다 사람이 진국이어 좋아진 경우다. 인터뷰를 하면서도 솔직한 가운데 상대를 배려하는 게 눈에 보인다. 나르샤의 단어선정에 불만을 가졌다가도 자기의 말을 되받아 반격해오니 유쾌하게 웃는 모습이며, 아직 어린 아이유에게 진심어린 충고를 하는 모습이며, 자기 자신의 주관이 명확한 것도. 나도 허세라 생각하지만 허세를 진심으로 믿을 때 그것은 그의 진심이 되어 버린다. 허세란 그가 진정으로 하고 싶은 것. 이루고 싶은 것. 되고 싶은 것. 진심이 있을 때 그것은 단순한 허세가 아니게 된다. 그는 진짜다.

 

컬투는 확실히 나에게는 비호감인 모양이라. 하지만 나름대로 인터뷰에 진지하게 임하려는 것이 보였다. 정색하고 인터뷰에 대해 충고하려는데 그것을 무시하고 달려든 홍수아의 무리수가 파탄을 빚었고. 상황을 수습하기에는 정가은은 대처능력이 떨어진다. 그래도 중견다운 모습은 보기 좋았다.

 

이휘재의 찌질남 연기야 영웅호걸에서 숱과 같은 역할이고. 영웅호걸에 혹시 깃들지 모를 불순물을 이휘재가 찌질남 캐릭터로 모두 빨아들이는 모양새다. 영웅호걸의 모든 비호감은 이휘재에게로. 비호감이 되더라도 아주 비호감이 아닌 것이 이휘재의 장점이다. 항상 이휘재의 살신성인에 가까운 찌질남 캐릭터에 감사하는 바다. 그가 있어 영웅호걸 12 멤버가 살아난다.

 

아무튼 기자라고 하는 컨셉부터가 참 마음에 들었다. 항상 눈이 즐겁던 코스튬은 이번에는 포기해야 했지만, 인터뷰에 있어 나르샤와 이진, 박가희의 연륜을 볼 수 있었으니. 홍수아의 철없음과. 아이유의 천연의 귀여움과. 그리고 예능을 놓치지 않으면서도 나름 진지함을 잃지 않으려는 제작방향도 마음에 들었다.

 

아마 연예부기자들과의 인터뷰는 예능을 놓치지 말자는 것이 아니었을까? 그리고 노컷뉴스를 찾아가 직접 취재하고 기사를 쓰는 것은 리얼버라이어티스러운 진지함을 잡자는 것이었을 게다. 재미와 의미를 놓치지 않겠다. 과욕일까? 하지만 그동안 해 놓은 것이 있으니 훌륭하게 소화해내지 않겠는가? 말했듯 노사연을 필두로 30대만 벌써 넷이다. 인생의 쓴맛을 보았던 그들의 경험을 믿는다. 아주 능숙하지는 않더라도 최소한 영웅호걸에 걸맞는 결과는 이루어낼 것이다. 이제껏 그를 위해 영웅호걸은 이만큼이나 왔던 것이었다.

 

한 가지 궁금한 것이 있다면, 나 역시 기자들과 같은 질문이다. 홍수아는 도대체 어떤 작품에 출연해서 지금의 인지도를 얻게 된 것일까? 내가 아는 건 홍드로밖에 없거든. 예능 말고는 홍수아 출연한 드라마를 본 게 없다. 드라마를 거의 보지 않다 보니. 과연... 그러고 보면 이 아가씨도 참 천연계의 별종이다.

 

언제나 실망시키지 않는 예능이다. 비록 크게 대단하지는 않을지라도 항상 사람들이 프로그램에서 원하는 바를 보여줄 줄 아는 버라이어티다. 이번주도 전혀 실망 없이 대단하지는 않아도 작은 재미가 있었다. 이진은 귀엽고, 니콜은 매력적이고, 아이유는 사랑스럽고, 이 프로그램이 갖는 의미이며 가치일 것이다. 훌륭했다.

 

 

덧, 그나저나 과연 신봉선의 말처럼 기자이기에 고급스런 어휘가 필요하기는 할까? 요즘 기사들이 그런가? 아마 이번 주제를 통해 되짚어봐야 할 의미일 것이다. 기자라는 직업에 대해. 개나소나 기자한다는 요즘의 평가들에 대해. 기자가 아니기에 더욱 영웅호걸들을 통해서. 과연... 이 또한 지켜볼 바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