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일반

아이돌과 아티스트...

까칠부 2010. 12. 2. 06:12

흔히 아이돌이라 하면 아티스트와 대립되는 반대편에 위치한 개념으로 여기는 경우가 많다. 아이돌은 아티스트가 아니다. 아티스트는 아이돌이 아니다.

 

그러면 묻는다. 조용필은 아티스트였을까? 아이돌이었을까? 전영록은 어땠을까? 송골매는? 서태지는? 비틀스는? 마이클잭슨은? 엘비스 프레슬리는?

 

간단한 개념이다. 아이돌은 사람에 대한 것이다. 사람에 대한 존경이며 숭배다. 일본식 아이돌이 들어오면서부터는 친근함이다. 연인이고 가족이고 혹은 친구이고.

 

아티스트는 그에 비해 그의 예술적 역량 그 자체를 두고 하는 것이다. 사람이야 싫다. 이를테면 신해철을 그리 싫어하는 사람들도,

 

"사람은 정말 아닌데 음악은 진짜거든!"

 

전인권에 대해서도,

 

"이러니저러니 해도 그의 목소리는 정말 일품이지!"

 

그러면 아티스트와 아이돌은 공존할 수 없는가? 아이돌 가운데 아티스트로 진화해가는 경우가 있다. 아티스트인데 아이돌로 대우받는 경우도 있다. 역시 차이는? 가진 바 역량이 발전하여 인정받고, 그 역량을 인정받음과 동시에 인간적으로도 존경과 숭배를 받고.

 

결국은 어떤 관점에서 보는가다. 대중이 그를 어떻게 소비하는가? 브라운아이드걸스의 탁월한 가창력에 감탄하여 듣던 이들이라면 그들을 아티스트로서 소비하는 것이겠지. 하지만 예능 등에서 보여지는 나르샤, 가인 등의 인간적인 매력에 이끌리는 사람이라면 아이돌로서일 것이다. 그러고 보면 예능이 주를 이루는 지금은 아이돌의 시대다. 그렇지 않아도 이슈를 소비하는 대중이 더욱 예능을 통한 이슈에 집중하게 되었으니까.

 

과연 부활의 음악 가운데 "사랑해서 사랑해서"가 그렇게 손으로 꼽을 정도의 좋은 음악이었던가? 하지만 남자의 자격이라는 예능의 힘을 빌었으니까. 생전 모르던 넬라 판타지아가 역시 남자의 자격으로 인구에 회자되기에 이르렀다. 작년 무한도전 가요제는 음악이란 어떻게 히트하는가를 제대로 보여주었다 할 수 있다. 음악도 좋았지만 그보다는 무한도전이라는 화제성이 대중의 소비를 부추겼다.

 

예능출연으로 뒤늦게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김태원은 아마 그 상징적인 예일 것이다. 과연 사람들은 김태원이라고 하는 캐릭터를 소비하는가? 김태원이 참여한 부활의 음악을 소비하는 것인가? 앨범 하나 내고서 바로 잠적해버리던 시절의 낭만이야 기대할 수 없다고 하더라도 순수하게 음악만으로 인정받기란 그리 힘든 것일까?

 

어쨌거나 결국 김태원의 경우도 부활의 콘서트에 국민할매 김태원을 보기 위해 찾아간다. 아이돌일 것이다. 그보다는 음악인 김태원의 예능도 즐긴다. 아티스트일 것이다.

 

경계는 사실 없다. 단지 대중이 그를 어떻게 받아들인가? 다만 보편적으로 그의 개인적인 캐릭터를 소비하느냐? 아니면 그의 재능과 작품을 소비하느냐? 음반도 음원도 공연도 다 끝나고 행사에 의존해 버티는 지그에 더욱 아이돌이 강세일 수밖에 없는 이유일 것이고.

 

원래는 예전 임진모씨가 빅뱅은 아이돌이 아니라 아티스트라 했을 때 쓰고 싶었던 글이었는데. 그때 귀찮아서 차일피일 미루다 갑자기 자는데 떠오르고 말았다. 여기서 아이돌에 대한 현대사회의 여러 이야기들이 들어갈 수도 있겠지만, 그것은 복수의 블로그를 운영하는 입장에서 다른 블로그를 위한 밑천으로 저축. 블로그 성격에 따라 글을 나누다 보니 이런 경우도 나온다. 아무튼.

 

덧붙여 아티스트에 대해서는 전에도 말한 것처럼 단지 곡 쓰고 연주하고 자기가 직접 무언가를 창작하고, 그런 것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여기에서 말하는 아티스트란 보다 넓은 의미에서의 아티스트다. 노래하고 춤추고 무대를 만들어가는 모든 것들. 단지 개인의 매력에만 머물지 않고 그것을 자기화하여 자기 이름을 걸고 내보일 수 있는 이들.

 

지금 아이돌 가운데 아티스트로 발전해가고 있다 할 수 있는 팀은 누가 있을까? 아티스트인데 아이돌 취급 받는 팀은 꽤 보이기는... 하긴 취급만 받는게 아니라 아예 아이돌화되어가는 것이 씁쓸하기는 하다. 하지만 그래야 먹고 사는 현실이니.

 

아이돌이다 아티스트다, 결국은 자기가 그를 어떻게 소비하는가? 어떻게 인식하는가? 존경인가? 동경인가? 아니면 친근감인가? 재능인가? 실력인가? 아니면 매력인가? 답은 자기에게 있는 것이다.

 

우상은 다른 누가 섬겨주는 것이 아니다. 내가 섬기니 우상이다. 내가 섬기니 신이 된다. 가족이 되고 친구가 되고 연인이 되고. 물론 그 전에 아티스트에 대한 정의부터 있어야겠지만.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