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겟을 분명히 하자. 10대까지 아우르는 전연령층인가? 아니면 30대 이상의 중년 남성만인가? 어느 쪽이냐에 따라 프로그램 컨셉은 바뀔 수 있다. 더 열심히 도전하는 모습을 보여줄 것이냐 출연진의 날모습을 그대로 보여줌으로써 공감대를 끌어낼 것이냐?
인터넷을 돌아다니다 보면 한결같이 보게 되는 것이 그거다.
"왜 열심히 않느냐?"
그러나 어느덧 제법 나이를 걱정해야 하는 무렵에 접어든 나로서는 그거다.
"그걸 왜 해?"
솔직히 그렇다. 세상에 피곤한 일이 얼마나 많은데 그걸 내가 왜 해야 하나? 오히려 열심이면 짜증난다. 부담스럽고. 꼭 그래야만 맛인가? 그래야만 남자인가?
물론 적극적인 사람도 있고 잘하는 사람도 있다. 그런 사람은 또 그런 사람대로 재미가 있다. 그러나 어느덧 체력도 예전같지 않고 몸사려야 하는데 알아서 빠져주는 맛도 있는 거다. 투정도 부리고 앙탈도 부리고... 일단 나이가 나이지 않은가?
만일 그렇게 요구하는 것처럼 뭐든 적극적으로 도전하듯 할 거라면 출연진부터 싹 물갈이해야 한다. 50대인 이경규는 말할 것도 없고, 40대인 김국진과 김태원도 퇴출시켜야 한다. 이윤석도 내버려 둘 필요 없다. 몸으로 잘 때우는 사람들만, 그것도 젊은 층에서...
바로 인터넷에서 들리는 목소리다. 그들이 바라는 건 리얼이 아니다. 리얼을 가장한 연기다. 그리고 그들이 바라는 모습을 마당쇠처럼 우직하게 보여주는 연기자들이다. 천진스럽고 뻔뻔하고 귀엽기까지 한 아저씨의 날모습이 아니라. 그것을 바라는가?
타겟을 정하자면 먼저 그에 대한 의견을 어디로부터 어떻게 수렴할 것인가도 정해야 한다. 인터넷이야 젊은 층이 주류다. 때로는 젊다기보다는 어린 나이도 많다. 그들이야 몸으로 때우는 게 좋다. 그러나 과연 지금 타겟으로 삼고 있는 층도 그러한가?
고민해 보라는 것이다. 과연 어떻게 할 것인가? 지금처럼 - 처음 기획의도 그대로 일곱 남자의 날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는 리얼로 갈 것인가, 아니면 젊은 시청자들이 바라는 무한도전 아류로 갈 것인가... 물론 후자라면 나는 절대 보지 않을 테지만. 무한도전이 있는데 왜?
인터넷이 만능이 아니다. 네티즌이라고 다 옳은 건 아니다. 물론 제작진이 더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인터넷이라는 게 얼마나 허무한가를. 얼마나 무의미한가를. 다만 노파심에... 간만에 재미있게 보는 프로그램이 이리저리 휘둘리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아서...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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