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복스 멤버 가운데 가장 좋아했던 것은 심은진이었다. 그러나 정작 내가 가장 좋아한 앨범은 심은진이 참가하기 전 1집이었다.
아주 독특하다. 뭐랄까 떠오르는 게 있는데... 어쨌든 무척 힘이 있고 당차다. 야무지다. 당당하게 속물적인 행복을 위해서 남자를 떠나겠다 하다니. 왜 이 앨범이 망했는가도 알 것 같고. 지금 나오면 여성들을 대상으로 통할 수 있을까?
궁금하다. 메인보컬이 지금 어디서 무얼 하는지. 내가 이런 스타일의 목소리를 무척 좋아한다. 전체적은 앨범의 분위기를 이 보컬이 끌고간다. 덕분에 2집 이후와는 전혀 다른 앨범이 되고 말았는데.
앨범의 완성도도 제법 뛰어나다. 가사며 멜로디며 하나의 일관된 주제를 통해 조화를 이루고 변주를 한다. 같은 듯 다르게, 다른 듯 같게. 상당히 공을 들여 만든 앨범임을 알겠다. 다만 결국은 걸그룹이라는 것이. 아마 시작은 단순한 아이돌은 아니었을 테지만 걸그룹이란 태생적으로 남성을 타겟으로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지금이라면 여성들도 여성아이돌에 관심이 많기 때문에 상당히 선전할 수 있을 것 같지만. 그렇더라도 여전히 걸그룹이란 남성팬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다.
아마 비슷하다면 씨스타가 아닐까? 어제 니까짓게를 들으며 그런 생각을 했다. 베이비복스 1집에 귀여움과 애교를 더하면 씨스타가 되지 않을까. 하긴 베이비복스도 결국은 그런 방향으로 진화해갔다. 상당히 당차고 야무지고 어떻게 보면 독한. 1집에 여성적인 부분을 더하면 이후의 베이비복스가 된다. 덕분에 음악도 무대도 지금도 그만한 팀이 없다 할 정도로 강렬했다. 걸그룹으로써 퍼포먼스는 거의 베이비복스에서 완성되었다 보아도 좋지 않을까.
어쨌거나 간만에 들으니 좋다. 베이비복스 3집에서 감탄한 뒤로 음반은 못 구하고 음원으로 처음 들었는데, 이게 상당히 괜찮았다. 방송은 한 번도 보지 못했고. 그래서 컨셉은 아직도 전혀 모르고.
가끔 이런 스타일의 음악을 하는 걸그룹을 기대한다. 이건 역시 걸그룹에 기대할 수밖에 없는 것이기에. 취향이다. 분명 다시 나와도 성공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지만. 좋다. 지금 들어도. 여전히 아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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