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구라도 인터넷시절 저 소리 대놓고 했다가 김태원과 만나게 되었다고 하는데.
그런 게 있었다. 부활이 과연 락인가? 쿵쾅거리며 두드리는 것만 락으로 알던 시절이 있었기에. 참 어렸었지.
부활의 락씬에서의 위상을 알 수 있는 대표적인 사건이 아마 작년 발매된 부활의 트리뷰트 앨범일 것이다. 설마 나는 부활쯤 되는데 인디밴드 몇 정도는 한 자리 낄 줄 알았다.
하긴 그동안도 들국화며 신중현이며 산울림이며 헌정음반이 나올 때마다 부활은 빠져 있었다. 마치 부활은 락밴드가 아니라는 양. 김태원의 위상이 지금 말하는 그 정도였다면 글쎄... 넘겨짚는 것인지는 몰라도.
어쩌면 최근 들어 예능으로 김태원의 인지도가 높아지며 부활에 대해서도 재평가가 이루어지고 있는 면이 있다고 하겠다. 아직까지도 부활이 발라드지 무슨 락이냐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런데 발라드의 정확한 정의에 대해 아는 사람이 있을까? 락은?
하지만 그럼에도 어쩌면 한국 락음악인 사상 처음으로 그 일대기를 조명한 작품이 만들어졌으니. 영화였다면 더 좋았겠지만 어쨌거나 드라마. 예능의 힘일까?
글쎄... 과연 지금 인디씬의 밴드들에게 부활에 대해 묻는다면... 이것도 이제는 정확하지 못하다. 그만큼 전과는 위상이 전혀 다르다는 거다. 김태원이 이제 와서 부활이나 자기에게 이러쿵저러쿵하는 대중들에 대해 쿨하게 무시할 수 있는 것도 그래서다. 어차피 김태원이나 부활이나 그들에게 빚진 건 없거든.
문득 보다 생각나서. 아직까지도 김태원은 락이 아니라는 락마니아들이 많은 상황에 락커로서의 김태원의 삶을 조명하는 드라마가 만들어졌다는 것은. 그나마 김태원에게 존경을 표하는 후배뮤지션이 말도 많고 탈도 많은 MC the Max로 나온다는 것도.
사실 김태원이 폐인으로 치부되는 계기였던 Game의 실패만 하더라도 워낙에 Game이라는 앨범 자체가 김태원의 개인적인 욕심이 반영된 앨범이었지 대중에 다가가려는 앨범은 아니었다. 그런데 정작 락마니아들은 더 이상 김태원을 락으로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가 있었거든. 부활은 이미 대중성을 바라봐야 하는데, 그러나 락마니아들조차 이해할 수 없는 앨범을 내놓았으니. 대중으로부터도 외면당하고, 락마니아들로부터도 외면당하고. 부활과 김태원의 위상을 그대로 말해준다 할 수 있겠다. 아마 지금으로 치면 인디씬에서 보는 씨엔블루나 FT아일랜드가 당시 부활과 김태원의 위치였을까? 나도 말하지. 씨엔블루가 밴드냐?
어쨌거나 그래서인가 이 트리뷰트 앨범이라는게 가만 보면 친목앨범이다. 일단 정체불명의 신인이 둘 끼어있는데 얘들은 왜 들어왔는지 모르겠고, SG워너비는 엄수한과 채제민이 세션 뛰었던 인연이, 이루는 회상3를 리메이크했었고, 문희준이야 가장 어려울 때 편들어준 게 김태원이었고, 박상민과 박준하는 아마 개인적인 친분이 아니었을까. 문희준 말고는 락밴드가 하나도 참여하지 않은 락밴드의 헌정앨범이라. 하여튼...
예능이 많은 것을 바꾸어 놓았다. 그건 확실한 것 같다. 그것이 마음에 안 드는 사람들도 있을테고. 여전히 김태원이 어찌 락이냐? 재미있달까? 드라마에서도 그런 부분을 조명해 주었으면 어쩌면 더 재미있었을 것을.
라디오스타에서 변절 어쩌고 할 때 김태원의 표정이 바뀐 이유가 있더라는 것이다.
"음악은 바다와 같다."
김태원 자신도 80년대 멤버들을 다독이며 하던 이야기였다 하니. 옛날이야기다.
격세지감이라 할 것이다. 역시 산다는 건 재미있는 일이다. 이런 날도 있고. 어쨌거나.
'드라마'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매리는 외박중 - 울지 못하던 아이가 울다! (0) | 2010.12.21 |
---|---|
매리는 외박중 - 어른의 사랑은 이기적이다... (0) | 2010.12.20 |
락락락 - 락스타, 오랜 갈증을 채우다... (0) | 2010.12.19 |
프레지던트 - 확실히 이 드라마도 판타지는 판타지다! (0) | 2010.12.17 |
프레지던트 - 당신들의 정치혐오증이 문제야! (0) | 2010.12.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