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일반

구하라 vs 아이유 - 기대치...

까칠부 2010. 12. 28. 20:21

가끔 나는 구하라더러 노래를 잘 하는구나 한다. 그에 비하면 아이유에 대해서는 뭔 불만이 그리 많은가?

 

그러면 구하라가 아이유보다 노래를 잘 할까? 천하무적야구단 보면서 김동희 야구 잘하는구나 하는 것과 같다. 그러면서 박찬호더러는 궁시렁궁시렁...

 

기대치가 다른 거다. 내가 보기에 구하라는 지금이 베스트다. 더 나아질 가능성이 안 보인다. 따라서 더 잘하라 마라 기대를 걸고 비판하는 자체가 무리수다. 안 되는 걸 어쩌겠는가? 그냥 주어지는대로 받아들여야지. 듣기 싫으면 치우는 것이고, 그래도 듣기에 좋으면 잘 하는구나.

 

반면 아이유는 아직 더 보여줄 것이 남았다. 무엇보다 내게 아이유의 비교대상은 쟁쟁한 기라성같은 선배들이다. 아티스트니까. 가수라 생각하니까.

 

구하라는 아이돌로써 그만하면 좋다. 그에 비하면 아이유는 가수니까 지금보다는 더 나아야 하지 않겠는가. 그래서 구하라더러는 잘한다 하고, 아이유더러는 계속 불만을 이야기하고. 윤하도 비슷한 급이다. 내가 윤하 노래 못한다는게 아이돌 누구 노래 잘한다와 같은 급의 이야기가 아니다. 아티스트와 아이돌은 전혀 다르다.

 

다시 말해 내가 뭐라 시비걸지 않고 좋게좋게 넘어가는 경우는 두 가지다. 하나는 굳이 흠을 잡을 필요 없이 대단하다. 다른 하나는 굳이 흠을 잡을 이유 없이 기대치가 없다. 차라리 까대고 욕할 때는 뭐라도 기대하는 게 있을 때라는 것이다. 더 이상 뜨거운 형제들에 아무말도 않는 것처럼. 솔직히 귀찮다. 뭐 대단한 게 있다고.

 

내가 아이돌에 대해 관대한 것도 그래서다. 나는 아이돌을 한 사람의 독립된 인격으로 여기지 않는다. 단지 기획사가 내놓은 상품으로써 기획사의 의지가 대중과 만나는 접점이라 본다. 그래서 아이돌 사고치면 가장 먼저 기획사부터 욕하지. 자기가 책임질 수 없는 입장에 있다 여기니까. 사회적인 미성년자랄까? 기대가 없으면 당연히 화나는 것도 없고 불만도 없고 야단치는 것도 없다.

 

물론 그렇다고 아이유가 노래를 더 잘하니 아이유가 더 좋은가? 그건 또 별개. 아이돌과 아티스트의 역시 차이다. 아이돌은 사람이 좋은 거지 노래가 좋은 게 아니다. 아티스트라면 노래가 먼저 좋아야겠지. 사람을 좋아하는 데에는 사실 그렇게 큰 이유가 필요없는 것이다. 좋아하고 이유가 생기는 것이지 이유가 있어 좋아하는 건 아니니까. 그건 하나의 커다란 우연과 같은 것이다.

 

어쨌거나 내가 싫으면 아예 비판도 않는 이유다. 귀찮거든. 성가시고. 내가 왜 그래야 하는가 싶고. 일단 기대가 있어야지. 기대는 애정과 관심에서 나오지. 그런데 싫지. 그러니 생까지.

 

참 한 가지 꼬투리를 잡으면 끝까지 물고늘어지는 사람들이 감탄스럽기도 한 것도 그래서다. 싫으면 아예 관심을 끊던가. 기대가 있는 것도 아니고, 애정이 있는 것도 아니고, 뭘 그렇게 시간낭비, 감정낭비, 노력낭비해가며, 심지어 사람들로부터 욕까지 들어먹어가며 그러고 다니늘 것일까? 결국 성향의 차이겠지만.

 

어쩔 수 없는 성격일 것이다. 노래를 잘하니 더 기대가 된다. 노래를 못하니 그냥 그 정도로 만족해 버린다. 과연 아이돌로서가 아닌 아티스트로서 노래를 듣게 된다면? 가끔 보면 그러면서도 노래 잘하네 못하네 따지는 기준 자체가 우습기도 한 이유다. 도대체 그게 잘하는 노래야? 위대한 탄생을 보여주고 싶기도 하고. 야단도 발전하는 모습이 보여야 야단을 치는 맛이 나는 것이다. 야단만 치면 그건 배설이겠지.

 

아마 특정 팬들은 내가 아예 관심을 끊고 기대도 끊기를 바라겠지만 말이다. 나같은 타입은 팬들과 어울리기 쉽지 않은 타입이다. 내가 관심을 가지면 그 팬과는 반드시 싸운다. 거의 진리.

 

아무튼 확실히 이번 "좋은날"은 곡도 좋고 잘 불렀다. 들을수록 멜로디가 중독성이 있고 아이유가 잘 소화해 불렀다는 걸 알겠다. 문제라면 곡의 구성 자체가 상당히 졸린 구성이라는 것. 들으면서 이것 좋구나 싶어 다시 듣다 보면 중간쯤 자 버린다. 머리가 멍하니 비어 버린달까?

 

가끔 보면 참 피곤한 성격이다. 나도. 내 블로그가 별로 인기없는 이유일 것이다. 인기없게도 쓴다. 하여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