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일반

라스트갓파더vs평론가? - 평론가란 흥행여부를 판단하는 사람이 아니다!

까칠부 2010. 12. 31. 13:01

대중음악평론사이트인 IZM을 가보아도 거기 올라온 내용들을 보면 현실과 상당히 유리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도대체 이름도 듣도보도 못한 아티스트들이 거기서는 대단한 스타대접을 받으며 호평일색이니. 그에 비하면 인기있는 아이돌, 혹은 가수들에 대해서는 혹평이 난무한다. 그래서?

 

원래도 그렇다. 어디나 마찬가지다. 비평가의 비평과 실제의 대중적 성공이 일치하는 경우도 물론 많다. 하지만 반드시 그렇지 못한 경우도 얼마든지 있으니, 어차피 비평가와 대중이 보고 듣고 받아들이는 입장이 다르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마니아라는 것일 테지.

 

마니아들도 마찬가지다. 마니아들 좋아라 한다... 그러면 일단 흥행은 접어두는 쪽이 옳다. 마니아란 지나치게 디테일하게 보기 때문에 정작 대중들이 보는 큰 그림을, 혹은 너무 크게 보느라 대중들을 사로잡는 디테일을 놓치는 경우가 많거든. 대중은 그렇게 심각하게 무언가를 즐기지 않는다. 즐긴다는 자체가 단지 한 데 어울려 가볍게 소비한다는 뜻이다.

 

이론적으로 어떻다. 구조적으로, 혹은 구성에서 어떤 장점이 있고 문제가 있다. 그 내부적인 비유와 상징에 대해서는 이렇다. 배우의 연기는 어떻고, 감독의 연출은 어떻고, 시나리오의 완성도는, 혹은 멜로디나 편곡 연주에 대해서는. 하지만 대부분 그런 걸 알 게 무언가. 좋으니 좋은 것이고 재미있으니 재미있는 것이고 단지 주어지는대로 받아들일 뿐이다.

 

요즘 내가 깨닫고 있는 것이다. 전에는 그렇게 사전에 무언가 알려는 게 있었다. 작품에 대해, 작품의 배경에 대해, 작품에 참가한 면면에 대해, 그런데 재미가 없다. 지나치게 깊이 들어가니 오히려 머리로만 작품을 보게 되지 온전히 그 작품 자체를 즐기게 되지는 않는다. 그에 비하면 아무것 없이 단지 그 자체만을 소비하는 대중이란 얼마나 유연한가. 고정관념 없이 단지 재미있으면 재미있는 것이고 아니면 아닌 것이다. 비평가들이 극찬을 해도 대중이 재미없으면 재미없는 것이다. 그게 흥행이다.

 

여기에서 결국 마니아와 일반 대중이 갈라진다. 마니아보다 더 전문적인 비평가들과도 서로 갈라설 수밖에 없다. 아무리 조폭영화를 욕해도 정작 조폭영화가 대세일 때는 상관없이 흥행에 성공하는 거다. 최악의 평가를 받았던 조폭영화 하나가 무려 600만의 관객을 동원할 수 있었던 것도 그래서다. 마니아나 전문가가 보기에는 형편없어도 대중이 보기에는 딱 그만한 돈값을 한다 여겨졌거든. 대신 그렇게 마니아나 비평가들이 호평을 했어도 봐서 아니면 망하는 거다. 어제오늘 일도 아니고...

 

그렇다고 비평가들더러 이 작품의 가치에 대해 전문적으로만 보려 하지 말고 대중의 눈에서 흥행여부만을 보라. 흥행여부만을 보고 그것으로 작품의 가치를 판단하라. 그런 건 전문가들 - 비평가의 존재의의 자체를 부정하는 것과 같다. 비평이란 게 무엇인가. 어차피 대중성여부를 흥행의 성공여부가 판단한다고 보았을 때, 대중이 보지 못하는 부분을 보고 이론화시키고 체계화시키고 구조화시키는 것 아니던가. 그러면 그들은 그렇게 자기 역할에 충실하면 되는 거겠지.

 

"아, 이 영화는 비평적으로 이러이러한 의미가 있구나. 하지만 재미는 없네."

 

혹은,

 

"그렇게 심해? 하지만 보니 일단 재미는 있네. 뭐 전문가들이 보기에 그런가 보지."

 

전문적으로 굳이 따지지 않아도 내가 보기에 좋더라. 그런데 전문가들이 보기에는 그런 게 아닌가 보다. 뭐 나는 전문가가 아니니까. 어차피 전문가라 해도 서로 입장이 아주 같지는 않지 않은가. 비평가라고 해서 모두 하나같이 같은 기준으로 비평하는 것도 아니다. 이론적 기반이 다르고, 구조적 지향이 각각 다르고, 따라서 그에 대한 판단이나 입장도 다를 수 있고. 하물며 대중이야.

 

그런데 그런 것을 굳이 전문적인 비평과 대중의 호응과 일치시키려 하니까. 왜 비평가의 비평과는 달리 흥행결과가 나오는가. 대중은 좋다고 하는데 비평가는 왜 혹평을 하는가. 아니면 비평가의 평이 좋은데 흥행은 항상 참패하는가. 어차피 영역이 다르다는 거다. 굳이 두 가지를 하나로 일치시키려는 게 웃기는 거다. 비평가에게는 비평가의 입장이, 또 비평가마다 자기 입장이 있는 것이다. 대중에게는 대중의 입장이 있고.

 

우습달까? 왜 비평가의 비평과 흥행을 항상 놓고 비교하며 문제점을 찾으려 할까. 결국은 우리 사회의 어떤 획일성과 관계가 있다 하겠다. 비평가들이 무어라 한 소리 했으니 대중이 따라야 한다. 대중이 좋다고 했으니 비평가도 그에 따르지 않으면 안 된다. 가당키나 한 소리인가. 비평가도 개인이고 대중도 개인인데.

 

다른 걸 참아 넘기지 못하는 것이다. 내가 이렇다 하는데 남들이 이렇다 하지 않는 것을. 때로 보면 영화가 좋아서라거나 재미있어서라기보다 이슈이기 때문에 보는 사람들도 곧잘 본다. 남들 다 보니까. 남들 다 재미있다고 하니까. 역시 자신도 남들과 다른 게 싫어서. 마찬가지로 비평가도 다른 게 싫다.

 

도대체가 어처구니가 없어서. 왜 저게 대립적으로 이해되어야 하는가. 비평가의 평이 항상 흥행과 일치했던 것도 아닌데 하필 또 라스트갓파더에 대해서만, 심형래에 대해서만 저리 달리 평가되는 것은 무엇인가. 저런 것들이 이슈가 되어야 하는 까닭은 또 무엇일 테고.

 

그렇게 우습겠지. 대중이 모여서 재미있다고 하는데 그다지 좋은 영화가 아니다. 심지어 형편없는 영화다. 감히 대중님 앞에.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재미있다고 하는데.

 

"모두 그렇게 생각하고 있어!"

 

하긴 타진요 때도 그랬다.

 

"설마 그 많은 사람들이 바보라 그랬겠는가?"

 

바보들 앞에 수는 정의가 된다. 설마 진짜 바보들이라는 것일까?

 

대중도 - 보통의 사람들도 자기 판단을 신뢰하기를. 단지 보는 입장이 다른 것이다. 보는 목적이 다른 것이다. 내가 재미있다고 비평가가 좋은 소리 할 필요 없고, 비평가 싫은 소리 한다고 내가 재미없을 필요도 없다. 그건 별개의 것이다. 전혀 다른 것이다.

 

하여튼 웃기지도 않는 소리들을 듣고 있다. 단지 보는 목적이 다르고, 판단하는 기준이 다르고, 서로의 입장이 다른 것이다. 그래서 서로 다른 결론이 내려지는 것이다. 영화를 보고 나서도 각각의 판단이 다르듯. 왜 저것이 문제가 되는가. 전문가를 필요로 하지 않는 사회라는 것을 알겠다. 답답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