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디워사태 때 잘못 와전되어 전해진 말이 있었다.
"디워는 비평할만한 가치가 없는 영화다!"
진중권은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
"디워가 비평할만한 가치가 있는 영활라서가 아니라..."
그것을 당시 시민논객이 뚝 잘라 저리 해석해 버린 것. 개인적으로 네티즌이 아니었을까. 항상 보면 말 많은 네티즌들이 저런 식으로 단정짓고 왜곡해 전하거든.
아마 그 전인가 그 뒤인가 진중권이 또 한 말이 있다.
"티라노의 발톱이나 영구 시리즈 같은 영화는 굳이 비평을 필요로 하는 영화가 아니다."
맞는 말이다. 이런 영화들은 철저히 오락영화들이고, 영화적인 가치보다는 그 재미에 의미가 있는 영화들이다. 이론적으로 구조적으로 분석하거나 비평할 필요 없이 그 주타겟인 어린이들이 얼마나 즐겁게 재미있게 볼 수 있느가가 중요하다. 과연 그것을 가지고 이러쿵저러쿵 할 필요가 있을까.
인터넷에 넘쳐나는 무협, 판타지들. 대부분은 독자 자신도, 작가도 그냥 읽고 버리는 거라 생각하지 의미를 두고 분석하고 비평할 대상으로는 여기지 않는다. 그런 짓 해봐야 욕만 먹는다. 누구도 바라지 않는 짓이다.
다만 당시 왜 그렇게 사람들이 뜨거워졌는가. 굳이 비평이 필요하지 않은 영화에 대해 비평을 요구하니까. 비평과는 상관없이 소비될 영화에 대해 비평을 요구하고 비평의 내용까지 강제하려 드니까. 영화적으로 과연 그 내용이나 구성, 연출 등에서 좋은 소리를 들을만한 "잘 만든" 영화였는가. 우호적인 입장이던 하재근마저 당시 단지 이런 영화가 있다는 데 의미가 있다는 식으로 에둘러 표현하고 있었다. 어차피 대중도 디워에 대해 호평이던 이유가 그놈의 CG였었고. CG가 좋다. 그러나 비평하는 입장에서 CG만 보고 말할 수는 없는 것이다.
그런데도 그렇게 뜨거워져서는 떼거지로 비평가들 린치하고 돌아다니니. 디워에 대해 자칫 안 좋은 소리 하기조차 겁나는 그런 분위기가 만들어지고 있었다. 그게 사회적인 문제가 되었던 것이었고. 그래서 100분토론씩이나 하게 되었던 것이었고. 그러니 거기 나가 진중권도 굳이 디워를 비판하고 있었던 것이겠지.
아마 지금도 진중권의 입장은 같을 것이다. 라스트갓파더 역시 철저한 오락영화다. 굳이 비평같은 것은 의미가 없이 대중이 좋아하고 보면 그것으로 족한 영화다. 더구나 괜한 논란에 휩쓸릴 필요가 없다.
사실 참 짜증나는 거다. 내가 특정 걸그룹에 대해 쓸 때가 그런데. 뭔 말만 했다 하면 달려드는데, 나중 가면 내가 그쪽에 대해 신경쓸 필요가 있을까. 당연히 진중권 쯤 되면 나보다 한참 속도 넓고 하겠지만 말이다. 더구나 심형래가 진중권의 이름까지 언급하고 했으니 한 소리 한 듯. 나는 관심없다. 하기는 당시 진중권 역시 디워로 인해 - 황우석과 이어져 상당한 대중적 폭력에 직면해야 했으니.
정말 미쳐 있었던 것이었다. 황우석과 디 워. 마치 미친 소떼처럼 달려들어 조금이라도 생각이 다르면 들이받고 물어뜯고 밟고 가는데, 그건 마치 최근 네티즌의 정의를 위해 신상 털고 달려가 테러하는 것과 같다고 할 수 있다. 논리도 아닌 그들의 주장,
"이런 놈들 때려잡아야 사회가 정의로워진다."
진중권이 당시 디워 논란에 끼어들었던 이유도 바로 그것이었지. 그런 대중의 폭력에 대해 비판하면서 더불어 디워 비평에 합류했었던 것. 그러니 이제 와서 굳이 그만큼 시끄럽지도 않은데 라스트갓파더로 피곤을 자초할 필요가 있나. 아직도 당시의 이른바 디빠 = 심빠들이 남아 있는가 모르겠지만.
비평할 가치가 있는 영화와 비평할 가치가 없는 영화를 나누는 건 또한 대중이 아닐까. 자유로운 비평조차 못하게 만드는 대중이란 때로 비평이란 자체를 의미없게 만들기도 한다. 단지 대중이 바라는 바대로 쫓아 쓰는 비평이라는 게 무슨 가치가 있게. 한국사회는 과연 비평을 필요로 하는가.
말하지만 디워든 라스트갓파더든 티라노의 발톱이든 비평이라는 게 그렇게 의미있는 영화가 아니다. 예전 조폭영화들도 마찬가지다. 그냥 보고 즐거우면. 실제 그렇게 평론과는 상관없이 소비되고 있고. 그럼에도 비평이 이루어져야 한다면 역시 감수할 부분이 있겠지. 그것만 인정하면 문제가 되지 않았을 것을.
대중이 좋아하니 비평도 따라오라. 웃기는 거지. 대중은 대중, 평론은 평론, 그리고 이런 비평과는 상관없이 대중에 철저히 충실한 영화도 있는 것이다. 영화만이 아닌 만화, 소설, 드라마, 예능 기타등등... 대중이 재미있으니 비평도 좋아야 한다. 그러면 비평이 안 좋으면 대중은 안 볼 것인가.
하여튼 참으로 진중권답다 할 텐데. 그래도 뜨거워지면 또 끼어들 것이다. 특유의 독설과 냉소를 날리며. 적이 되면 짜증이고 아군이면 참 든든하고. 아직 그렇게 뜨겁지는 않으니.
덕분에 기자의 낚시는 허전하게 끝날 듯하니. 라스트갓파더는 그렇게 뜨겁지 않은 듯하다. 다행스런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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