욱가희와 모태다혈 서인영, 노사연은 홍수아에 으르렁대고 홍수아는 노사연에 깐족대고, 신봉선에게 설욕을 노리는 유인나와 그 유인나를 제압하는 신봉선, 유인나와 홍수아가 노홍철과 만나면 범죄트리오가 되고, 가끔 니콜도 거기에 한 몫 낀다. 먹보 지연과 동갑내기 짝을 이루는 아이유. 얼마나 왁자한다.
잠시도 쉴 틈이 없다. 분명 어느 부분에서는 대본의 냄새가 난다. 미리 짜여진 듯한 부자연스러움이 있다. 그러나 어떤가? 저리 즐겁고 재미있어하는데. 각자의 매력이 드러나고 그 안에서 만들어지는 소소한 이야기들이 있고. 지금처럼 무언가 의미있는 감동은 있어도 보고 나면 유쾌한 한 바탕의 소란스러움이 있었다.
적당히 짓궂은 역할도 있고, 그래서 서로 물고물리는 것도 있고, 때로는 디스도 하지만, 그러나 끝내 웃으며 어울리는 정이 있다. 몸으로 부딪혀 구르는 것이나, 아니나 다를까 어울리지 않는 무리수를 던지는 것이나, 예능임을 잊은 천연스런 모습들도. 더불어 순위투표를 하며 희비가 교차하는 장면도 빼놓을 수 없다.
참 이제는 영웅호걸에서 더 이상 찾아볼 수 없는 미덕들이다. 더 이상 구르지도 않고, 서로 엉겨붙어 넘어지지도 않으며, 짓궂게 도발하지도 않고, 천연스레 반응하지도 않는다. 물고 물리는 관계도, 그 안에서 만들어지는 이야기도. 모두 착하게. 모두 예쁘게. 캐릭터가 뭐가 있나? 훈훈한 감동으로.
아무리 봐도 이건 청춘불패 코스라는 말이지. 괜히 착한예능이라는 말에 현혹되어 일만 크게 벌렸지, 결국에 그 안에서 만들어지는 이야기란 없다시피 했다. 초반에는 있었다. 분명 초반에는 있었다. 하지만 이야기가 커지고, 게스트 불러 이슈나 일으키면서 그대로 정지. 슈퍼스타K에 제대로 맞고 침몰.
하기는 동시간대에 슈퍼스타K같은 경쟁자가 없으니까. 청춘불패가 그리 오래 갈 수 있었던 것도 청춘불패와 시청률을 경쟁할만한 다른 프로그램이 없어서였다. 자기야도 MBC의 프로그램도 시청층이 달랐지. 그래서 슈퍼스타K에 망해버린 거라니까. 경재력이 안 되니까. 1박 2일이나 뜨거운 형제들이나.
그러나 이대로 감동코드로 가다 보면 결국 그들과 만날 수밖에 없다. 뜨거운 형제들이야 만만하더라도 감동훈훈코드는 1박 2일이 아무래도 한 수 위다. 과연 12명의 여자들이 얼마나 차별화된 감동을 줄까? 그보다 이제까지의 영웅호걸 시청자층이 지금의 감동코드를 그저 반겨할까?
모태다혈 서인영의 성질도 보고 싶고, 수면가희의 욱하는 것도 다시 보고 싶고, 서로 아옹다옹하고, 노사연과 홍수아가 가까운 듯 멀게 얽히고, 요즘은 지연이 귀여운 밉상짓을 하지 않는다. 유인나의 천연스런 장난기를 다시 볼 수 있을까. 이진의 지루함은 그런 왁자함에서 빛이 나는데.
아무튼 역시 가장 아쉬운 것은 도입부의 매번 새로운 컨셉의 의상을 입고 나오는 코스튬쇼. 오늘은 교사로, 오늘은 학생으로, 오늘은 또 무언가로. 매번 새로운 매력들이 그리 눈을 즐겁게 했다는 것이다. 사람들이 영웅호걸에 바라는 것이다. 기왕에 미인들을 모아놓았는데.
지난 회차를 보고 있으니 더 손에 잡힌다. 이렇게나 재미있었는데. 이래서 재미있어하고 좋아했던 것이었는데. 과연 당시의 강점들은 지금 어디로 간 것일까. 지금 보여지고 있는 것들은 누구를 위한 것이고. 과연 앞으로도 계속 봐야 할까. 그다지 전망이 좋지는 못하다는 것이. 아쉽다. 기대가 컸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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