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사회

피곤한 아이유 - 이건 학대다!

까칠부 2011. 1. 18. 10:24

하루 수면시간이 2시간도 안 된 적도 있단다. 어른도 그렇게는 못 버틴다. 건강한 청장년 남성도 그렇게 자고서는 도저히 버티기가 불가능하다.

 

물론 그러던 때가 있다. 노란 알약 먹고 카페인 먹고 밤새며 일하던 시절. 그냥 해야 했다. 근무시간 끝나면 당연히 잔업이었고, 잔업 끝나면 야근이었다. 그러다 많이 다치고 죽고 했었다. 그러고 보니 그게 불과 30년도 안 되는구나. 딱 아이유 나이대의 여공들이 그러고 위생도 안전시설도 안 된 작업장에서 일하곤 했었다.

 

상상이 가는가? 개명한 21세기다. 미성년자가 왜 미성년자인가? 성인들도 그렇게 일을 하도록 강제당하면 법에 의해 처벌받을 수 있다. 물론 우리나라는 아니다. 아직까지도 일하는 시간이 적어서 문제라는 사회인데. 하지만 그렇더라도 미성년자란 바로 성인 - 어른에 의해 아직은 심적으로나 신체적으로나 보호받아야 하는 나이라는 뜻 아닌가. 그런데 벌써부터 하루 수면시간 2시간... 이제 겨우 18살, 19살 올라가는데.

 

하기는 얼마전 무대에서 쓰러진 크리스탈도 우리나이로 쳐도 18살이다. 그나마 강지영은 잠은 잘 잔다고 하더라. 과거 어머니 세대에서 하던 일들을 왜 지금 저들이 겪어야 하는가? 연예인이라서?

 

그런다. 연예인이지 않냐고? 그래서 돈 많이 벌지 않느냐고? 그런데 뭔 문제냐고? 이건 인간의 기본권에 대한 문제다. 돈을 더 벌고 못 벌고가 아니라 이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당연히 보호받아야 할 권리에 대한 것이다. 더구나 미성년자다. 아무리 돈이 좋고 돈 많이 벌면 좋다고 미성년자를 이렇게 방치해도 되겠는가? 그러면 돈만 많이 주면 미성년자라고 아무렇게나 굴려도 되겠나?

 

사회의 불가촉천민도 아니고. 아마 이에 대한 법안을 한나라당에서 발의한 적이 있는 것으로 아는데, 웃기는 건 그것을 아이돌 팬들이 반대하고 있더라는 거지.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혹사당하는 아이돌에 대해 그래도 좋다며 그를 방지하자는 취지를 반대하는 팬덤이라. 미성년자로서 당연히 누려야 할 것들을 강제로라도 보호해주자는 취지에 오히려 쌍심지를 켜는 그 팬심을 나는 이해 못하겠다. 그냥 학교도 가지 말고 잠도 자지 못하고 열심히 행사 돌다가 무대에서 쓰러져라. 어이가 없어서.

 

내가 한나라당 하는 일 가운데 가장 마음에 들어하던 것이었다. 가장 필요하다고 보았고. 그것을 크리스탈의 실신과 이번 아이유의 인터뷰로 입증해 버렸다. 이러다 진짜 애들 잡겠다. 아직까지 건강하니 다행이지 이러다 큰 일이라도 난다면? 장담할 수 있는가? 위험은 어디에나 상존하고 있다.

 

아이들 옷차림에만 신경쓰지 말고 이런 것도 신경써주기 바란다. 혹사는 어른 되어서도 시킬 수 있다. 어차피 잠도 못 자고 밥도 못 먹고 고생하기는 어른 되어서도 더 심할 테니. 그거야 자기 선택이고 책임이더라도 미성년자인 동안에는.

 

하루 두 시간 수면이라... 사람은 기계가 아니다. 더욱 미성년자는. 정도라는 게 있는 것이다.

 

다시는 크리스탈과 같은 일은 벌어지지 않기를. 어른이 어른인 이유를 깨닫기 바란다. 어른이 어른인 이유는 아이들을 보살피기 위해서다. 새삼 분노하는 까닭이다.

 

어떻게 해도 도저히 잡득이 가지 않는다. 내가 비정상인지. 이 사회가 비정상인지. 한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