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을 하다 보면 느끼는게 진짜 체계없이는 아무것도 되지 않는다. 아마 가끔 내가 쓰는 내용 보면 느낄 것이다. 나는 그래서 체계라는 걸 무척 중요하게 여긴다. 체계가 잡히지 않으면 반드시 사단이 난다. 체계란 개인의 역량이나 기호와는 무관한 구조이며 시스템이다.
왜 일이 이렇게까지 커졌는가? 아무리 봐도 결국은 체계의 문제다. 카라야만 하더라도 그렇다. 여초사이트에서 모델들에 대한 선호와는 별개로 옷에 대한 불만이 불거지는 것만도 카라의 가치를 얼마나 소홀히 취급하고 있는가. 모델은 좋다고 한다. 그러나 옷은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는다. 옷이 곧 모델인 카라의 가치와 이어진다는 생각은 해 본 적 없을까?
어떤 예능에 출연하는가? 어떤 CF를 따내는가? 어떤 경로와 자리를 통해 얼굴을 비추는가? 당장에 이익이 되지 않더라도 그런 엄밀한 관리를 통해 카라의 브랜드 가치는 유지되고 장차 더 높은 수익으로도 이어지는 것이다. 기획사에서 싸게 굴리는데 그들을 캐스팅하려는 입장에서 비싸게 캐스팅할 이유는 없지 않은가. 정작 바쁘기만 바쁘고 소득은 없고. 세상에 장사를 그렇게 하는 법은 없다.
결국은 사장 부인이라는 이유로 사장이 병석에 누운 사이 사장 자리를 차고앉은 것이 문제일 텐데, 이게 정상적인 기업이라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경험도 없는 외부인이 어떻게 친족이라는 이유로 사장의 자리에 앉을 수 있는가? 차라리 그런 상황이면 회사 내부에서 경험 있는 인사가 사장의 자리를 대신해야 옳다. 그러고 보니 DSP는 상장사도 아니다. 경험도 없이 욕심만 많은 사장이라면 일이 이렇게까지 올 수 있다. 그나마 기존의 경영진이라면 카라에 대한 의리나 그동안의 매니지먼트에 대한 노하우나 일을 이 지경까지 몰고 오지는 않았을 테지만 - 설사 그렇더라도 일을 조기에 수습할 수 있었을 테지만 지금 DSP에 그런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하긴 그것도 경영진 책임이다. 자기 아내를 사장으로 앉혀버린 이호연의 탓이다.
이 얼마나 어이없는 꼬라지인가? 도저히 보고 또 봐도 그냥 DSP를 나가 연기를 꿈꾸려면 작은 극단에서부터 시작하고, 음악을 하려면 인디씬에서 바닥에서부터 출발하고, 더 이상 DSP에 기대를 접었으면 하는 마음까지 있다. 그렇게까지 고생해가며 카라를 유지해야 하는가? 장래가 보이지 않는다. 이런 회사를 보고서는. 차라리 연예계 생활을 그만두라는 부모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는 이유다. 이런 회사는 결코 오래 가지 못한다. 레인보우가 뜨지 못하는 이유가 레인보우 자신만의 책임은 아닌 것이다.
체계가 없으면 금방 무너진다. 일단 사장이 무너지고 그를 대신할 책임있는 경영진이 없기에 일이 여기까지 온 것 아닌가? 다시 그 책임있는 경영진이 없는 자리에 하는 일마다 이렇게 주먹구구. 카라가 얼마나 오래 갈 수 있을까? 카라의 지금의 위치란 유지될 수 있을까? 장래가 없다면 어찌해야 하는가?
지금도 문득문득 생각한다. 다 때려치고 다른 삶을 살아라. 배우가 되고자 한다면 단역부터 시작하고, 음악을 하려면 인디씬에서 시작하고, 굳이 아이돌이 아니어도 되지 않는가? 그조차 싫다면 학업을 계속 해서 일반인의 삶을 사는 것도 좋다. 자신의 행복을 위해서라면. 스스로의 선택이라면 나는 그조차 지지한다.
하여튼 보다보다. 일하는 입장에서도 이런 회사는 정말 싫다. 이번 구제역도 그렇지. 뻔히 매뉴얼이 있는데 그 매뉴얼조차 무시하고 주먹구구로 처리하다가 일이 어디까지 왔는가? 모든 일의 기본은 체계다. DSP의 장래를 비관적으로 보는 까닭이다. 난파하는 배에서는 먼저 뛰어내리는 게 그나마 나은데. 답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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