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일반

카라 전속계약해지 - 싸움 뜯어말리기...

까칠부 2011. 1. 22. 14:39

술 마시고 두 사람이 싸우기 시작한다. 그걸 어떻게 뜯어말리는가?

 

처음에는 양쪽으로 사람이 달려가 그들을 떼어놓는다. 그리고 그 가운데 전혀 멈출 생각 없이 달려드는 사람에게 더 달라붙어 그를 더욱 멀리 떼어놔 싸움을 멈추도록 하고 본다.

 

싸움을 멈출 생각이 없는 사람에게,

 

"잘 하고 있어!"

 

그냥 싸움 끝내지 말라는 소리다.

 

옳고 그름이 물론 중요할 수 있다. 하지만 싸움의 첫째 원칙은 싸움 길어져서 좋을 것 없다. 이기려면 한 방이지 괜히 머리채 잡고 바닥을 뒹굴어봐야 옷 버리고 몸 버리고 체면 버린다. 건강도 상한다. 그러고 나면 옳고 그른 게 무슨 소용인가?

 

남자의 자격 마라톤편에서도 어떤 사람이 이정진에게 그러지.

 

"건강하자는 마라톤인데 건강 해쳐가면서 할 필요는 없잖아?"

 

모두가 좋자는 싸움인데 판 깨가면서 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싸움이 길어지면 판 자체가 깨질 수 있다.

 

이번 카라사태만 해도 사람들이 의문으로 삼는 게 그것이다. 내용증명 까짓것 몇 번이고 보낼 수 있다. 재판 들어가는 순간까지 몇 번이고 내용증명 보내고 조율하다가 마지막에 터뜨리는 것이다. 그런데 먼저 언론에 공표했다. 그 순간 초시계는 돌아가기 시작한 것이다. 남들 거의 끝수순에 들어가 있어야 할 것을 일찌감치 터뜨려 버렸으니. 그런데 여기서 더 끌겠다?

 

최선은 될 수 있는 한 빨리 끝내는 것이다. 전쟁에서도 최선은 할 수 있는 한 최단기간에 끝내는 것이다. 당장의 피해는 있어도 장기화로 인한 피해만은 못하다. 그건 서로 피곤한 것이고 돌이킬 수 없는 것이다.

 

판세를 보아 당장 한 쪽에서는 화해하겠다 손을 내밀고, 다른 한 쪽에서는 아예 대화 자체를 거부하고 있다. 어느 쪽의 손을 들어주어야 할까? 아예 대화 자체를 거부하고 있는데 어느 쪽의 손을 들어주어야 보다 빠른 해결에 이를 수 있을까?

 

이것도 명분이다. 원래 싸움에서 상대방 나쁜놈 만드는 게 그런 것이다. 지레 약한 모습 보이고 양보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보라! 이 모든 책임은 강자이면서도 양보하지 않는 저쪽에 있다."

 

단 1초의 차이로도 그렇게 될 수 있다. 발을 빼는 타이밍을 잡는 것도 역시 기술이다. 강경일변도로 가는 건 자기는 좋을지 몰라도 주위에서 보기에는 최악의 수다. 그리고 그렇게 되었으면 역시 조속한 해결을 위해 전략적으로 손을 들어주어야 할 필요가 있다. 일찍 끝내는 쪽이 서로 피해가 없으므로.

 

옳고 그름을 따지는 것은 싸움에 있어 최악의 수다. 선악을 따지는 것은 서로 망하자는 소리밖에 안 된다. 싸움은 기술이며, 보다 기술적으로 싸우는 사람이 끝내는 옳은 것이다. 이상은 어쨌든 현실이 그렇다.

 

물론 믿고 싶은 바가 있겠지만. 어쩌겠는가? 판세가 결정되었는데 얼른 더 피해가 커지기 전에 해결할 수 있도록 압박해야지. 오판하지 않게. 괜한 문제만 더 커지지 않게.

 

아무튼 참 어이없을 정도로 서툰 싸움이었다. 도저히 해서는 안 되는 실책만 연발하고. 명분과 주도권마저 내주고. 그럼에도 잘한다 잘한다 부추기는 사람들이 있고.

 

싸우지 않는 게 가장 좋고, 싸울 것이면 할 수 있는 한 빠른 시간 안에 모든 것이 종결하는 게 좋다. 이기지 못하더라도. 긴 싸움에 이기는 것보다 짧은 싸움에 지는 것이 더 나을 수 있다. 역사의 교훈이다. 3명의 부모와 그 지지자들에게 해 주고 싶은 말이다. 이겨서만 반드시 좋은 것은 아니라는 것을.

 

36계의 마지막이 왜 주위상인가. 지는 것도 기술이다. 어떻게 지는가가 때로 어떻게 이기는가보다 더 중요할 수 있다. 결단이 필요한 때다. 싸움은 졌다. 이겨도 진 싸움이다. 어떻게 해도. 지금으로서는.

 

내가 3인쪽에 냉정해지는 이유다. 싸움은 일찍 끝낼수록 좋다. 서툴고 어리석다. 늦었다. 이미 많이 늦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