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가장 안 좋은 점 가운데 하나가 남의 이야기에 그렇게 관심이 없다. 특히 옛날 이야기에 대해서는 뭐 그렇기도 했었겠거니... 예전 중국집에서 요리 시켜먹고 도망간 이야기나, 혹은 첫사랑 이야기나... 사실 내가 그렇게 신경쓸 바는 아니지 않은가. 그래서 원래 "TV사랑을 싣고"도 안 봤다.
아무튼 그럼에도 눈여겨 본 것이 있다면 버라이어티와 콩트의 만남. 내가 뜨거운 형제들 보면서 가장 흥미로웠던 것이었는데, 의외로 개그맨들이 만드는 콩트 상황과 어우러지는 리얼버라이어티의 상황극이 꽤 재미있다. 멤버들이 알아서 만드는 상황극도 좋지만 아예 상황극 자체를 주제로 삼을 수 있지 않을까. 단, 나만 그런 생각을 한 것인가 이내 사라지고 말았지만.
물론 이번 재현극은 거의 무한도전 멤버가 주다. 혹은 박보영이거나. 어쩔 수 없이 무한도전은 멤버 6명이 주인공이니까. 하지만 대놓고 꽁트 짜 놓고 보여주는 깨알같은 상황극이 재미있지 않은가. 여장한 박명수라든가 범생이 박명수라든가, 껄렁한 유재석이라든가, 반항아 길에 수줍은 길성준. 그리고 철저히 당사자의 증언을 바탕으로 완벽하게 과장미화한 내용들까지. 뜨거운 형제들이 아쉽다는 게 그런 것이다. 어차피 개그맨 출신 가운데 리얼버라이어티에 어울리는 사람이 몇 없다면 대놓고 꽁트로써 리얼버라이어티로 끌어들일 수 있지 않을까. 아이디어에 불과하지만.
노홍철의 이상형도 웃겼다. 그렇게 노골적으로 설레는 표정을 짓나? 바로 "나 반했습니다" 부담스럽게 신호를 주는데 보는 나까지 두근거릴 정도였다. 노련한 작업의 정석 - 이라기보다는 단지 속에 있는 감정을 숨기지 못한다. 넉살좋게 어머니로부터 차까지 한 잔 얻어마시고. 내내 보여지는 사심이 제대로 노홍철스럽게 진심을 전하고 있다. 사실 내 타입은 전혀 아니었는데. 이렇게 감정이란 휩쓸리는 것인 모양이다.
아무튼 이달 말까지 - 이제 하루 남았구나 - 장사하고 접으신다 했으니 대성루 사장님을 이제라도 만난 것이 정말 다행스럽겠고, 그러나 길의 첫사랑은 어떤 만남일까? 길의 어린시절 훈남이던 때의 사진은 새롭다. 정준하도 옛적 사진은 잘 생겼다. 다만 역시 내 취향은 아니라 조금 지루했다. 뭐 항상 맞을 수는 없으니까.
어쨌거나 내가 왜 "TV는 사랑을 싣고" 그 프로그램을 한 번도 보지 않았는지. 만화 "미스터 초밥왕"도 매번 반복되는 과거회상장면에 결국 중간에 접고 말았었다. 그냥 소재가 안 좋았다. 내게는. 차라리 다음주 노홍철과 김형신씨와의 관계가 더 궁금할까. 말 그대로 그냥. 웃기기는 했다. 일단은 무한도전이니까.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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