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일반

절친노트 - 역시 천하무적 규리다! 여신찬양!

까칠부 2009. 12. 12. 07:25

어제 절친노트를 보고 남은 건 허영생의 모창과 카라의 리더 박규리 뿐이었다. 허영생의 김경호 모창... 사실 목소리 비슷하게 내는 건 어렵지 않다. 그러나 그렇게까지 맛을 살려내는 건... 박정민이나 김형준이나 의외의 가창력에 또 깜짝 놀랐고. 역시 난 놈들은 난 놈들이구나...

 

그러나 역시 어제의 MOM읜 카라의 리더, 규리다 박규리. 역시 이런 타입의 토크에서는 거의 천하무적이다. 아이돌 가운데 예능감으로 알아준다는 SS501마저도 초토화시키다니. 당장 생각나는 어록마저도,

 

김형준이 김현중에게 무모한 공격을 시작했을 때,

 

"왜 그랬어요!"

"나빴어!"

"A급은 A급끼리 놀아야죠!"

"저도 줄 잘 서서 사장님에게 이쁨받고 싶어요!"

 

그러더니만 김형준과 박정민으로 상대가 바뀌고 박정민의 곁에 있게 되자 자기에게 오라는 김형준에게,

 

"나쁜 사람!"

 

하긴 정작 공격하면서 망가진 건 김형준이었으니까.

 

한승연과의 대결은 더 압권이었다. 한승연이 먼저 박정민을 흑기사로 지목하자 도도하게 한승연에게로 향하는 박정민의 앞을 마이크로 막는 박규리,

 

"어딜 가요!"

 

순간 박정민마저 그 위세에 눌린 듯한 모습이었다.

 

"맨날 방송에서 승연양이 리더인 줄 알아요..."

 

그리고 시간차,

 

"좋냐?"

 

순간 나조차 움찔했다. 적절한 텀과 전광석화같은 공격. 공격은 "좋냐!" 한 마디.

 

한승연이 리더를 뽑은 것이 나이순이라고, 만나서 일주일째 나이를 묻고 생일을 따져서 박규리를 리더로 한 것이라며 따져묻자,

 

"맞아? 아니야?"

 

그러나 당당한 규리다, 천연덕스럽게,

 

"몰라!"

 

한승연이 초창기 방을 같이 쓰면서 파티션으로 구획을 나누던 이야기를 하자, 정작 한승연이 다친 것은 상관않고 자기가 다치자 파티션을 치운 이야기는 어디로 가고,

 

"파티션으로 정정해줄래?"

 

철제병풍이라 표현한 한승연을 오히려 탓하고 나서고 있다.

 

"저급! 저급!"

 

그리고 논점은 그리로 옮겨가고.

 

그러나 역시 최고는 이경규가 허영생을 대신해 흑기사로 나섰을 때다. 자기 공격차례가 되자 아예 적어온 것을 펼쳐놓고 읽고 있는데 이경규가 흑기사로서 공격했다.

 

"아니 그런 것도 못 외워요?"

 

그러자 박규리의 반응, 시답잖다는 듯,

 

"쳇!"

"뭐? 쳇?"

"어디 대선배님에게!"

 

이경규의 발끈과 한승연의 질책에도 돌아오는 것은,

 

"방송에서 뭐 있나요?"

 

하극상. 이로써 괜히 흑기사로 나섰던 경규옹 아웃. 올해 절친노트에서 경규옹 무척 고생한다.

 

뭐 거의 공격은 그리 길지도 않은 짧은 몇 마디, 그러나 빠르고 강하게, 반대로 상대의 공격에 대해서는 철저히 자기 중심을 유지하며 천연덕스레 역공을.

 

"내 그 부분이 잘못이 아니라 네 그 부분이 잘못인 거야!"

 

역시나 한승연에게 규리더는 무리였다. 적으로 삼기에는 정말 두려운...

 

 

후반부 왕중왕 토크에서도 규리더는 빛을 발했다. 그 전 이성에게 가장 인기가 많을 것 같은 아이돌에서는 그동안 흔히 봐온 패턴이니 새로울게 없다 치더라도,

 

"10년 후? 무척 바쁠 것 같아요."

"제가 여러가지로 재주가 많아요."

"애인도 없을 거에요. 제 계획이 정점을 한 번 찍고 나서 장동건 고소영처럼 한 번에 터뜨리는 거니까."

"카라요? 제가 끌고 가야죠. 리더니까."

"현중오빠 우리는 안 맞는 것 같아요."

"연기자 쪽은 소속사에서도 이미 생각하고 있을 거에요."

 

그리고 하일라이트,

 

"그러면 대장금이나 선덕여왕같은 대박을 하나쯤 터뜨리겠네요?"

"하나... 뿐일까요?"

 

역시나 이때에도 쓰러지고 마는 경규옹,

 

그야말로 규리다에 의한 규리다를 위한 규리다의 토크였다.

 

 

사실 박규리의 여신컨셉은 굉장이 미묘한 것이다. 아이돌로써 자칫 잘못하면 비호감이 될 수 있는. 실제 박규리의 컨셉 자체에 반감을 갖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그럼에도 박규리가 통하는 것, 아니 비호감이던 사람들마저 끌어들이는 것,

 

구하라가 그랬지?

 

"듣다 보니 세뇌가 되요."

 

어지간한 사람이라면 어느 순간 자칫 삐끗 페이스를 놓칠 수 있다. 페이스를 놓치고 나면 그때는 그양 웃음거리일 뿐이다. 그러나 반복해 들릴 수 있다는 것. 반복해서 이야기할 수 있다는 것. 그만큼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림없이 대처할 수 있는 재치가 있었다는 뜻이리라.

 

실제 토크프로그램에서 그렇게 주위에서 박규리의 여신컵셉에 대해 공격하고 심지어 조롱하고 있음에도 박규리는 철저히 중심을 자기에게 가져가며 페이스를 놓치지 않았다. 하나하나 상황에 맞게 정답 이상이 정답으로서 대처하고 있으며, 오히려 그것을 자신을 어필하는 기회로 삼고 있었다. 어설픈 변명이 아닌 적극적인 어필로써 오히려 고개를 끄덕이도록.

 

웃음을 주되 어설픈 대처로 스스로 망가지는 일이 없도록, 망가지되 그것으로 우스꽝스럽게 보이는 일이 없도록, 여신이라는 이미지 그대로 도도한 기품을 지키면서, 마치 여신님께서 잠시 실수를 하는 양 그렇게 스쳐지날 수 있도록.

 

심지어 박규리의 외모를 가지고 비난하던 사람들 가운데서도 이제는 박규리더러 여신이라 그런다. 박규리가 아름답다는 사실을 인정하며 그녀의 신도가 되어가고 있다. 나야 애저녁에 그녀를 여신이라 인정한 사람이지만. 아름다움이란 단순히 외모의 아름다운이라기보다는 그 내면이 아닐까? 그 성품. 그녀의 말을 빌자면 기품.

 

클레오파트라가 코가 한 치만 낮았어도 세계의 역사가 달라졌을 거라던가? 그러나 클레오파트라를 아름답게 한 것은 그녀의 외모가 아니라 그녀의 화술이었다. 풍부한 지식과 달콤한 재치와 품위있는 매너들. 거기에 카이사르와 안토니우스와 같은 당대의 영웅들이 넘어갔던 게지.

 

아마 앞으로도 수십년을 박규리와 같은 컨셉과 캐릭터를 소화할 수 있는 인물은 나오지 못하지 않을까. 공주병으로 사람들을 웃길 수는 있어도 어느새 여신이라는 사실이 동의하고 마는 그런 기품과 품위란. 웃음거리가 될 수는 있어도 어느새 고개를 끄덕이고 마는 그 설득력이란. 그녀의 말 그대로,

 

"이런 캐릭터는 박규리밖에 못 살린다니까요."

 

확실히 아무나 시도할 게 아니다. 특히 아이돌이라면. 호감과 비호감의 경계에서 오히려 비호감을 호감으로 바꾸는 그 감각이란 박규리니까 가능한 거다. 아이돌은 물론 모든 연예인을 통틀어 오로지 박규리만이.

 

새삼 감탄하면서 보았던 절친노트였다. 역시나 나는 남자라 SS501은 보이지 않고 박규리만 보였다. 역시 그녀는 대단하다. 영리하고 재치가 있으며 순발력이 있다. 기품이 있고 여유가 있고 아름다움이 있고. 또 한 번 반했다. 멋지다. 최고다. 최고였다. 규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