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일반

구하라는 도무지 모르겠다...

까칠부 2009. 12. 17. 15:58

나도 한때 그림을 그려봐서 사람 얼굴을 꽤나 잘 파악한다고 생각하는데, 구하라는 진짜 도저히 모르겠다. 어떻게 사진마다 얼굴이 바뀌냐? 어제 MMA를 보고서는 그냥 구하라에 대해 안다던 설레발을 포기했다. 저런 얼굴까지 소화되는구나... 그건 또 전혀 새로운 신선한 충격이어서.

 

일단 완전 애기얼굴이기는 한데, 얼굴 둥글고, 코 짧고, 눈 크고, 그런데 이게 묘한 균형을 이루면서 때에 따라 얼굴의 비율이 바뀐다. 사실 상대적으로 짧다는 거지 코가 아주 짧은 건 아니거든. 눈매를 어떻게 강조하느냐에 따라 코가 더 길어보이기도 한다. 코가 길어 보이면 보다 성숙해 보이고 아름다워 보인다. 상대적으로 짧으면 어려보이고 귀여워 보이고. 얼굴이 둥글면 어려보이고, 갸름하면 성숙해 보이고. 내가 미스터 시절 파마머리 흩뜨리고 나왔을 때 놀란 것도 그래서. 머리가 윤곽을 가려주며 상당히 갸름하게 나왔거든. 그때는 코도 또 갸름하고 길어 보였다.

 

여기에 코 모양도 재미있다. 정면에서 보면 조명에 따라 코의 형태가 사라질 정도로 선이 두껍고 둥글다. 덕분에 그다지 코가 높지도 크지도 않으면서 각도에 따라서는 거의 그리스 조각상이다. 그런데 또 각도에 따라서는 앙증맞은 아기코가 되고. 아마 이것 때문에 오해도 많은 모양인데... 지금도 조명 잘못 받으면 구하라는 코가 사라지고 콧구멍만 남는다. 옆에서 보면 그냥저냥한 그저 곧기만 한 코고. 이것이 색조화장으로 콧선을 어떻게 정리하느냐에 따라 또 얼굴 인상이 달라진다.

 

그 밖에 얼굴윤곽도... 턱이 크다. 순수토종답게 턱이 상대적으로 크고 둥근 모양을 이루고 있다. 구하라의 얼굴이 실제보다 더 커 보이는 것도 그래서다. 턱이 작으면 얼굴이 작아보인다. 반면 턱이 크면 얼굴이 커 보인다. 그 말은 곧 또 턱선을 어떻게 정리하느냐에 따라 얼굴이 달라진다는 것.

 

예전 브아걸의 가인이 어느 프로그램에 나와 - 아니 장미란이 그랬을 것이다.

 

"가인의 얼굴은 도화지같다."

 

구하라의 얼굴을 보면서 드는 생각이다. 메이크업 아티스트는 정말 메이크업할 맛이 나겠구나. 이렇게까지 다양한 얼굴을 - 어쩌면 그것 때문에 일부러 말도 안되는 메이크업까지 해가며 할 수 있는 건 다 해보는 것일까? 솔직히 요즘 예능프로그램에 나오는 그 메이크업은 영 마음에 들지 않는다. 니콜의 셀카에 나온 그 쪽이 구하라의 나이도 그대로 드러내며 매력도 극대화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아무튼 눈썹이 없다는 것도 있고... 눈썹도 어떻게 그리느냐에 따라 인상이 크게 바뀐다. 개인적으로 오드리 햅번을 좋아하기 때문에 눈썹 뚜꺼운 걸 선호하는 편인데, 그런 점에서 5월 무렵 함안 처녀뱃사공가요제에서 하고 나온 메이크업이 참 마음에 들었다. 눈썹이 두꺼우니 상대적으로 눈매도 갸름해 보이고, 얼굴선도 갸름하니 성숙하고 청순해 보였다. 요즘 건... 피곤해서 눈이 부은 건가? 눈썹과 눈의 거리가 한참 멀어진 듯한 느낌. 덕분에 눈이 아래로 내려와 코와 균형이 무너지며 더욱 코가 짧아 보인다. 완전 애기얼굴. 덕분에 눈 사이도 더 벌어진 것 같고.

 

결론은 예쁘다 어떻다를 떠나서 연구해볼만한 얼굴이라는 것. 어지간해서는 사람 얼굴이 표준편차라는 게 있는데 이 여자는 그 갭이 너무 크다. 초딩에서부터 말했듯 성숙하고 청순한 처녀, 혹은 요염한 여우의 모습까지 모조리 소화해내니. 과연 그 한계가 어디일까...? 참 신기한 얼굴이다.

 

그리고 또 하나 떠오른 생각... 참 오해받기 쉬운 얼굴이로구나. 실제 나도 그랬거든. 워너 활동시기와 청춘불패 사이에 콧매가 바뀌어 있는 것이었다. 수술했나? 별 생각없이 사진을 뒤적거리는데, 최소한 데뷔 이후 지금까지는 같은 코였다. 그럼에도 이렇게까지 인상이 바뀐다는 건... 아마 가까운 사람도 그리 생각했을 듯.

 

그래서 또 구하라 얼굴 이상하게 생겼다는 사람들에 동의하게 되었다. 내가 보기에도 사진에 따라 정말 이상하게 나온 것이 있으니까. 도무지 예쁘다는 말에 동의할 수 없는... 그러나 또 어떤 사진에서는 정신이 번쩍 들도록 예쁘더라는 거다. 거기에 난 넘어간 거고. 예쁘기는 한데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미스테리어스?

 

덧붙이자면 구하라의 또다른 매력은 바로 길고 가는 허리에 있다. 사람들이 흔히 생각하는 것과는 달리 사람의 인상에서 키와 스타일을 결정하는 건 허리다. 대개 다리까지는 눈이 잘 안 가서. 허리가 길면 실제보다 키가 더 커 보인다. 그리고 더 늘씬해 보이고. 더 잘 빠져 보이고. 춤을 추더라도 동작이 잘 나온다. 추기는 니콜이 더 잘추어도 같은 동작에서 구하라의 선이 예쁘게 빠지는 것은 그래서다. 팔도 다리도 가느니 움직임도 더 잘 눈에 띄고. 축복받은 허리랄까? 덕분에 어깨도 넓어 보여 옷을 입으면 태도 잘 살고. 비례가 안좋다지만 얼추 7등신은 되어 보이기에 전혀 나쁘지 않다. 볼륨감이 없다는 게 또 더 길어 보이게 하고 늘씬해 보이게 하고.

 

아무튼 그런 관계로 최근 그림을 다시 그려보고 싶어졌는데... 도대체 이런 타입을 그림으로 그려보면 어떻게 나올까 싶어서. 한 번도 보지 못한 타입이라. 아니 예전 좋아하던 여자가 닮았던가? 얼굴은 더 작은 것 같고, 눈은 더 큰 것 같고, 코는 약간 더 갸름하고, 목소리는 노래하면 완전 깨지는 바이브레이션이 듬뿍 들어간 애교있는 목소리였고. 만났을 당시 벌써 딸도 하나 있어 무척 아팠었지만.

 

분명 매력적이기는 한데 도무지 그 매력이 어디서부터 비롯되는지 모르겠는, 예쁘기는 한데 찬찬히 살펴보면 도대체 어디가 예쁜가도 모르겠는, 그래서 수수한 민낯을 보면 어쩐지 마음이 놓이고 더 친근함을 느끼게 되는, 미스테리어스. 아마 그게 구하라의 매력이 아닐까? 끝을 알 수 없다는 것. 아마 그렇지 않나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