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 새삼스런 소리냐고?
내가 잘한다는 기준은 그런 게 아니다. 정동하는 참 노래를 쉽게 한다. 편안하게 하고.
언제부터인가 노래인지 곡예인지 모르게 되어 버렸다. 얼마나 음역이 올라가고, 얼마나 기교를 잘 부리고,
그러나 그런 게 노래가 아니다. 아마 말했을 것이다. 내가 음악을 선택하는 기준을. 배경음악이다.
배경음악의 특징은 걸리는 것 없이 흘러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귀에 들려야 하고.
어려워서는 안된다. 힘들어서도 안된다. 편안해야 한다. 그러면서도 끌리는 매력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한계까지 끌어올려 부르는 노래나, 잔뜩 힘을 주어 기교를 동원해 부르는 노래는 편안하지 않다. 오히려 불편하다. 물론 그렇다고 그냥 쉽기만 한 노래는 심심할 뿐이고.
정동하가 부르는 노래들 - 네버엔딩스토리나 론리나잇 분명 키를 낮춰 부른다. 그렇다고 쉬운 노래들이냐? 그건 아니다. 대신 편안하게 부른다. 쉽게 부른다. 나도 따라부를 수 있겠다 싶을 정도로.
그래서 걸리는 게 없다. 편안하게 그냥 흐른다. 그러면서도 허스키하면서 맑은 목소리는 매력적이고.
김태원이 그냥 아무나 보컬로 뽑지는 않는달까? 그러나 워낙에 노래가 아닌 곡예가 대세가 되어 버려서.
얼마나 높이 올라가느냐, 얼마나 힘있게 찔러주느냐, 그런 게 아니라는 거다. 그런 음악도 물론 좋지만 이런 음악도 있는 거다. 나는 이쪽을 더 편안하게 여기고.
차라리 키를 낮추더라도 편안하게. 차라리 가사를 줄이더라도 쉽게. 차라리 멜로디를 단순하게 해서라도 흐르도록. 노래는 곡예가 아니다. 곡예 잘하는 게 노래 잘하는 게 아니고.
그래서 새삼 느낀다. 정동하가 참 노래를 잘한다는 것을. 참으로 쉽고 편하게... 그러나 결코 쉽지 않게.
요즘 참 이런 가수들 흔치 않은데.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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