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쩔 수 없이 욕심이 생긴다.
"여기서 이것만 빼면..."
"여기서 이것을 더하면..."
그럴 거면 차라리 표절을 하라. 오마주를 하든지 패러디를 하든지.
작가의 의도라는 게 있다. 대부분 몇 달 몇 년 고민하면서 만든 수미일관하는 구조 안에 있을 것이다.
픽션에는 우연이란 없다. 그러면 그 필연은 무엇을 위한 필연인가?
한 번 읽어서는 모른다. 몇 번 반복해서 보아야 아는 경우가 있다.
그런데 거기다 이것 넣고 저것 빼자.
내가 쓴 글인데도 그것 수정하려면 몇 배의 시간이 걸린다.
"그런데"를 "그러나"로 바꾸는 것만도 도대체 얼마를 고쳐야 하는 지 모른다.
그런데 남의 쓴 글을 가지고 그런다?
욕심을 내면 안 된다. 이것은 다른 사람의 이야기다.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전하려면 어째야 한다?
한국 번역의 문제도 그것이다. 도대체 그 원작자가 무엇을 이야기하고자 했는가.
언어를 아는 전문가는 많아도 번역을 하는 전문가는 드물다.
그리고 대로 전문번역가는 욕심을 낸다. 여기서 이렇게 하면 더 좋지 않을까?
원작을 망치는 이유다.
물론 그래서 잘 된다면 좋은 거겠지. 원작보다 뛰어나다 훌륭한 것이다.
하지만 그러다 망치면? 더구나 그로 인해서 원작에 대한 오해와 편견마저 생긴다.
그래서 더 조심스러운 것이 리메이크고 각색인 것이다. 다름아닌 원작자가 있으니까.
원작에 충실하며, 원작자를 존중하며, 그래서 될 수 있으면 원작자의 의견을 묻는 것도 필요하다.
원작을 해치지는 않을까. 원작자의 의도와 어긋나지는 않는가.
남의 이야기 가지고 자기 이야기 하려는 게 도둑질 아니겠는가 말이다.
무사 백동수도 그래서 이해했다. 무사 백동수라는 이름의 소설을 보면서.
욕심이 났겠지. 각색보다는 오리지날을. 원작을 원작자를 뛰어넘고 싶었을 거다.
그러나 말했듯 그러려면 자기가 직접 오리니날로 쓰라는 거다.
신기생뎐이 결국은 리메이크였구나. 열받을 만했네.
아마도 작가가 자기가 쓴 각색을 감당 못한 것 같다. 원작을 감당 못한 것이다.
창작자라면 누구나 가져야 할 원작자에 대한 경의와 존경일 테지만.
강호의 도의가 땅에 떨어졌달까?
리메이크도 그냥 돈만 주면 아무렇게나 할 수 있다.
한심함을 느낀다.
하여튼 나는 내 글 고쳐쓰는 것도 어려운 처지라.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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