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일반

구하라에게 정작 지금 필요한 것은...

까칠부 2009. 12. 24. 18:15

사실 이 이야기는 김태원 때도 한 것 같은데, 이미지소모란 소모할 이미지가 있을 때 해당한다. 구하라의 이미지가 무언가? 새침하고 어딘가 비현실적으로 보이는 외모? 아니면 그녀에 대한 안좋은 루머들? 항상 그녀에게는 두 가지 이미지가 함께 따라다니고 있었다. 극단적으로 좋거나 극단적으로 나쁘거나.

 

뭔 뜻이냐면 구하라의 이미지는 플러스의 극단도 있지만 마이너스의 극단도 있으며, 이 가운데 지금 마이너스에서부터 이미지를 쌓아가는 중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그만큼 구하라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적지 않고 그로 인한 안티들도 상당한 수준이었으므로. 그것이 지금까지 구하라로 하여금 전면에 나서지 못하도록 한 이유이며, 구하라의 발목을 잡던 불안요인 아니었던가? 뿐만 아니라 언제 터질 지 모르는 구하라의 장래에 있어서도 불안요인이었다. 지금 당장도 아이비의 한 마디에 벌떼처럼 일어나 공격해대는 군상들처럼.

 

즉 지금 구하라가 이미지관리나 하고 있을 정도로 한가한 처지가 아니라는 것이다. 타율 1위면 타율관리도 하고 하겠지만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은데 무슨 타율 관리일까? 이미지관리가 아닌 보다 적극적인 이미지 구축이 오히려 필요할 것이다. 안티마저도 팬으로 끌어들이고, 안티에 대항할만한 팬덤을 구축하는 것이다. 대중과의 거리를 좁히고 더욱 대중에 다가감으로써. 자신의 모습을 보임으로써. 그게 바로 예능이다.

 

그러면 물을 것이다. 그로 인한 반복된 이미지소모는 어찌하는가?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구하라는 게스트 타입이 아니라 MC타입의 예능인이다. 청춘불패를 사람들이 하라불패라 부르게 된 이유를 생각해 보라. 굳이 MC가 아니더라도 스스로 상황을 만들어가는 능력을 높이 샀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런 타입은 개인기에 의존하는 게스트형에 비해 상대적으로 이미지 소모가 적고 오래 갈 수 있다. 그 웃음의 대부분이 개인기가 아닌 주위와의 관계를 통한 - 즉 상황극을 통해 나오기 때문이다. 이제까지의 구하라의 분량을 보면 알 수 있다.

 

아니 뿐만 아니라 구하라는 현재 출연중인 세 개의 예능에서 서로 각각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헌터스는 분량 자체가 없으므로 제끼더라도 - 이제까지는 그냥 귀여운 소녀의 이미지다. 특별히 망가지거나 하는 것 없는 - 카라 베이커리에서 구하라는 망가지기보다는 혼자서 묵묵히 자기 역할을 하는 작은 언니 역할을 훌륭하게 수행해내고 있다. 약간 엉뚱하고, 조금은 발랄한, 그러나 그나마 넷 중에서 가장 성실하게 움직이는 캐릭터. 이건 또 헌터스와 청춘불패에서와는 다른 캐릭터다. 주어진 상황과 역할이 다르니까.

 

다만 문제라면 청춘불패의 김신영인데... 전혀 리얼버라이어티에 대해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김신영이 계속해서 구하라의 개인기와 이미지를 소모하려 든다는 게 가장 큰 불안요인이다. 그러나 지난회차에서도 보았듯 그럼에도 역시 김신영과 써니와의 관계를 이용해 자기만의 분량을 만들어내고 있으므로 이 또한 구하라가 극복할 부분이 하겠다. 장기적으로 정리하는 쪽을 권하고 싶지만. 이대로는 별 메리트가 없다.

 

아무튼 예능 자체로는 아직까지 이미지 소모라 할만한 것은 없다. 그녀이 능력에 의한 것이지만 오히려 마이너스였던 이미지까지 플러스로 바뀌며 급속히 긍정적인 이미지를 쌓아가고 있는 중이다. 이전까지 그저 예쁘기만 한 인형이었다면 마치 친구처럼 누이처럼 친근하게 다가오는 살아 있는 캐릭터로써 말이다. 그러면서 사람들의 호감도 높아지고 팬층 역시 두터워지고 있다. 그리고 대중적으로 인기가 높은 만큼 카라의 멤버 가운데서도 가장 안티가 많은 구하라로써는 명실공히 카라의 얼굴마담 역할을 제대로 수행해내기 위해서라도 이미지 소모의 두려움보다는 좋은 이미지 구축에 더욱 노력할 필요가 있다.

 

다만 여기서 한 가지 우려할만한 부분은 이대로 그저 예능에서 망가지기만 해서는 자칫 진짜 예능의 이미지가 굳어져 아이돌로써의 구하라의 이미지에 마이너스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청춘불패에서 그리 망가져도 오히려 호의적인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었던 것도 인기아이돌 카라의 멤버이고 국내 걸그룹 가운데서도 탑클래스에 속하는 외모 때문이었는데, 이대로 예능에서의 노출만 반복되면 그러한 기본 전제가 흐트러지며 자칫 예능에서의 이미지가 아이돌로서의 이미지를 잠식할 수 있는 것이다. 많은 예능스타들이 결국 본업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이도저도 아니게 되는 거의 정석이다. 예능에서의 이미지가 너무 강해지는 바람에 정작 본업으로 돌아가서도 예능인이 다른 분야에 도전하는 상황으로 역전되는.

 

그런 점에서 구하라는 예능과 본업을 병행하면서도 예능과 본업 모두에서 오히려 더 좋은 결과를 이끌어내고 있는 한 예를 본받을 필요가 있다. 바로 부활의 김태원이다.

 

김태원이 처음 예능에 출연했을 때 모두 그의 이미지 소모를 걱정했었다. 락의 카리스마가 예능에서 망가진다는 것도 그런데, 더구나 김태원이 출연하는 프로그램이 좀 많았다. 고정만 해도 샴페인에 스타골든벨레 남자의 자격에, 여기에 게스트로 거의 채널만 돌리면 나왔으니. 그러나 그렇다고 김태원의 이미지가 소모되었느냐면 오히려 인지도가 더 높아졌다. 거의 잊혀지다시피 했던 그의 밴드 부활도 다시금 일어나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중이고. 어떻게? 그게 바로 지금 구하라, 아니 DSP에 하고 싶은 말이다.

 

김태원은 예능에 출연하면서도 자신이 뮤지션임을 잊지 않았다. 그렇게 예능에서 망가지면서도, 락커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국민할매라는 별명까지 얻었음에도 그는 여전히 뮤지션이었고, 락커였으며, 기타리스트였고, 부활의 리더였다. 예능에 나왔으면 예능이나 하라는 핀잔에도 그는 그것을 항상 상기시켰고 기회가 될 때마다 부활과 부활의 노래를 알리려 했었다. 그로써 김태원은 예능을 하면서도, 그리 망가지면서도 여전히 뮤지션이고 락의 전설일 수 있었다. 돌아갈 곳을 잊지 않았기에 새로이 진출한 예능에서도 락커로써의 이미지를 살려 그의 존재감을 극대화한 것이었다.

 

지금 구하라에게 필요한 것도 그것이다. 조속한 카라의 컴백. 새로운 카라의 무대다. 아이돌이란 역시 무대에서 빛나는 존재다. 무대 위에서 화려한 옷음 입고 눈부신 조명 속에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를 때 빛이 나는 존재들이다. 예능은 단지 잠시의 외도일 뿐. 예능이란 그녀들이 자신을 알리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 나중은 몰라도 아이돌로 활동하는 동안에는 그렇다. 망가지더라도 아이돌로써. 예능에서 한껏 망가지면서도 여전히 만인의 요정으로써. 오늘 당장 망가진 모습을 보고서도 내일이면 꿈에서나 볼 듯한 아이돌로서의 신비로우면서도 아름다운 모습을 볼 수 있도록.

 

아니 구하라만이 아니다. 사실 지금 카라의 입지는 매우 불안하다. 비록 미스터가 크게 히트하기는 했지만 위로는 소녀시대와 2NE1이 건재하고, 아래로는 티아라와 애프터스쿨이 맹추격하고 있다. 그런 반면 일찌감치 음반활동을 접은 탓에 공백이 길어 미스터의 히트마저 예능을 통해 소모되고 있는 중이다. 다시 한 번 크게 치고 나가기 위해서라도, 아니 다른 걸그룹의 도전에 지금의 입지를 굳히기 위해서라도 새로운 무대가 필요한 시점이다. 아마 1월 중순? 늦어도 2월 초에는 새 앨범이 나와주어야 한다. 아니면 작년과는 달리 올해의 카라는 꽤 힘들어질 수 있다. 구하라 역시.

 

즉 지금 구하라에게 필요한 것은 이미지관리가 아니다. 이미지소모를 위해 소극적으로 대중으로부터 숨는 것이 아니다. 그러기에는 구하라는 아이돌치고는 잠재된 폭탄이 많다. 오히려 정면으로 치고 나가 적조차 아군으로 바꾸고, 아군은 더욱 튼튼한 성벽으로 바꾸는 것, 그리고 그를 위해 아이돌로써의 자신의 정체성을 보다 분명히하는 것이다. 조속한 컴백과 더 활발한 예능활동. 역시 시한은 내년 1월 중순, 혹은 말?

 

아무튼 이미지소모를 걱정하기에는 구하라의 나이가 이제 겨우 19살이다. 아직 너무 어리고, 설사 이미지소모로 인기가 떨어진다 하더라도 그녀에게는 카라가 있다. 올 초 여러 악재에도 카라와 더불어 함께 견뎌내며 지금까지 올 수 있었던 것처럼 다시 카라의 다른 멤버들에 기대 다시 기회가 오기를 기다리면 된다. 대학도 다녀야 할 테고, 공부도 해야 할 테고, 준비할 것도 많은 것이다. 고작 이미지소모를 걱정해 위축되기엔 그녀가 해야 할 일들이, 그녀에게 주어진 가능성들이 너무 많다.

 

일단은 달려보기를. 내지르고 도전해 보기를. 예능 MC로써도 구하라의 가능성은 보인다. 현재 활동중인 아이돌 가운데 구하라만큼 상황을 만들어낼 수 있는 아이돌은 드물지 않을까. 창의적이고 진취적이고 활동적이다. 그리고 그를 통해 보여지는 구하라의 모습은 더없이 매력적이다. 그것을 믿고.

 

이런 때 보면 확실히 팀이란 것이 참 좋다. 구하라가 뒤로 물러나면 정니콜이 있고, 니콜마저 물러나면 강지영이 있고, 박규리와 한승연 역시 아직 모든 것을 다 보여주지 않았다. 에이스가 다 무슨 상관인가? 그렇게 함께 헤쳐나가는 것을. 걱정들이 과하다. 지금은 걱정할 때가 아니다. 도전할 때지.

 

 

덧) 어차피 구하라는 예능인이 아니다. 다른 전문예능인처럼 오래 예능을 할 것이 아니라 결국 시한이 끝나면 다시 아이돌로 돌아가야 한다. 설마 음반활동하면서 예능을 지금처럼 뛸까? 음반활동 접으라는 소리다. 그래서 또한 빠른 컴백이 중요하다는 것이고. 구하라는 혼자가 아니다. 카라와 함께다. 그 점 명심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