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수록곡 리스트 보면서 정규 3집이나 미니 4집이나... 어차피 신곡 5곡씩 들어가 있는 건 같잖아? 인트로나 아웃트로는 별 의미가 없고, 인스트루멘탈을 제외하고 리메이크가 두 곡. 나머지는 STEP, RIDER, STRAWBEERY, 따라와, DATE, 여기까지가 신곡. 뭐 상관은 없겠지만.
일단 STEP은 매우 세련된 일렉트로 사운드에 복고적인 멜로디가 인상적이다. 반복된 비트가 자칫 듣고 있을 때는 지루한 감을 주는데 무대에서 표현하기에는 이보다 좋을 수 없을 듯. 후크 하나는 확실하다. 마치 매가 사냥하듯 지루하게 조여가다가 한 순간에 터뜨리는 후크의 매력이 상당하다. 듣기보다는 보여주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댄스음악에는 최적화되었다. 특히 후크의 Just step it up step it up 부분의 떼창은 오래전 유로댄스를 듣는 듯 친숙하기도 하다. 아마 티저에서 후크에 한 귀에 꽂힌 게 그래서인 듯.
RIDER는 일렉트로닉 사운드에 록의 비트가 적절히 조화되어 있다. 짧게 반복되는 프레이즈와 강렬한 록비트가 제대로 어우러지고 있다고 할까? 가장 락킹한 곡으로 질주감이 상당하다. 여기에 일그러지는 전자음이 일렉트로 댄스의 원초적 흥겨움을 더한다. 개인적으로 단순히 음악만 놓고 본다면 이쪽이 더 낫지 않겠는가. 다만 무대를 구성하는 데 있어서는 STEP 쪽이 보다 공간에 여유가 있다. 록그룹의 코스프레를 하고 무대에 올라 부르면 꽤나 즐거울 것 같은 노래. 그런 건 아무래도 무리겠지? 괜찮다.
STRAWBERRY는 상당히 귀여운 멜로디에 강렬한 비트가 케이온과 같은 분위기의 경쾌한 록을 연상케 한다. 일본쪽에서 들고 데뷔했으면 상당히 성공하지 않았을까. 딱 아이돌 노래. 아니 너무 뻔해서 읽힐까? 프리티걸의 연장선상에 있는 듯 즐겁고 유쾌하다. 카라만의 개성이 최대한 발휘된 트레이드 마크와 같은 달달한 노래. 아마 STEP과 함께 무대에 올릴 파트너곡이라면 이쪽이 적절하지 않을까 싶다. STEP의 강렬함에 STRAWBERRY의 달달함이라. 기대해 보아도 좋을까?
따라와와 DATE는 어제 술김에 들은 그대로 그 수준에서 넘어가지 않는다. 세 곡 고심해서 골랐으니 두 곡 정도는 아무거로나 깔아도 좋다. 물론 그렇다고 아주 수준이하인 것은 아니지만 많이 평이하다. 멜로디나 비트에서 어떤 특별함을 발견하지 못하겠다. 끌리는 것도 없고. 그냥 들으니 좋은 느낌? 그런데 거의 대부분의 음악이 들으면 좋다. 그래서 앨범도 나오는 것이다. 그다지 말할 생각이 들지 않는다. 그 밖에 인트로 아웃트로는 열외, 리메이크도 제외.
무대에 대해서는 카라만의 귀여움이 본능적인 경쾌함으로 승화되는 듯하다. 한 마디로 또래의 여자아이들이 아무 생각없이 리듬에 맞춰 추는 춤이다. 미스터의 엉덩이춤이 그러했듯 단순히 신체의 특정 부위를 강조한다고 그것이 다 선정적이 되지는 않는다. 거기에는 어떤 성적인 의도 - 유혹이 느껴져야 하는데 카라에게는 그런 것이 없다. 카라만의 장점이며 또한 어쩌면 한계일 듯. 아니 아이돌이니 무한장점일까? 니콜은 기대했던 대로 그야말로 물만난 고기마냥 날뛰고 있고.
퍼포먼스라는 게 아크로바틱과는 다른 것이다. 장기자랑이 아니다. 묘기대행진도 아니다. 음악과 자기를 표현하는 것이다. 얼마나 아티스트 자신과 음악을 무대를 통해 표현해 내는가. 무대를 통해 시각적으로 전달하는가. 아직 무대 자체는 보지 못했지만 뮤직비디오만 보았을 때는 절제하면서도 그 안에서 있는대로 에너지를 폭발시켜 버린 듯. 대박을 기대해 보는 이유다. 쉬운 멜로디에 쏙쏙 들어오는 비트, 무엇보다 사람 잡는 후크, 그리고 무대는 카라만의 아우라로써 대중에 보여진다. 그 종합력은 이제까지 가운데 단연 최고.
다만 문제라면 글쎄... 고작 노래 세 개 듣자고 음반씩이나 사야 하는 것인가. 당연한 질문인데. 아무리 카라라고 그다지 많이 들을 것 같지 않은 노래를 굳이 음반을 사서 들어야 하는가 하는 것은 의문이라 하겠다. 결론은 조금 더 들어보고 나서. 신곡도 적고. 귀에 끌리는 노래도 적고. 하지만 원투쓰리는 훌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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