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람은 시시비비를 가리는 걸 싫어한다. 자기는 가리고 싶어 해도 남이 가리는 건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일단 결론을 내리면 그런 거다. 그래서 세몰이를 하고 나면 그것은 확정된 것이다. 그 앞에 시시비비를 가리는 것은 오만이고 불손이고 무도한 것이다.
나도 처음에는 탈세라 해서 진짜 탈세인 줄 알았다. 그런데 문득 이야기가 나오는데 - 나보다는 주위에서 더 연예계에 해박하다. - 그게 탈세가 아닌 과소납부라는 것이다. 단지 나중에 계산해 보니 내야 할 세금은 적게 내었다. 고의성이 없으므로 따라서 고발 없이 추징하겠다. 한 마디로 죄가 아니다.
그러나 일단 탈세라 해 놓았으니. 과소납부도 그래서 덕분에 여론은 탈세라 낙인찍어 버렸다. 그리고는 잠정은퇴했으니 잘했다. 아니 잠정은퇴로도 부족하다. 충분히 그에 대한 자기 입장을 밝힐 수 있었음에도. 그야말로 과거 최민수가 공개석상에서 무릎을 꿇던 장면을 연상케 한달까.
과소납부라는 게 세금 내고 하다 보면 늘상 있을 수 있는 일이고, 처벌대상도 아닌 범법행위조차 아니다. 그런데 여론은 낙인을 찍고 재판 아닌 재판을 통해 판결을 내린다. 그리고 한 마디 항변도 못하고 연예인은 당해야 하고. 과연 법정드라마가 한국사회에서 인기가 있을 수 있을까?
파악하는데 조금 걸렸다. 크게 관심도 없었고, 어차피 개인의 일이라. 그러나 탈세는 무겁다. 그런데 알고 보니 탈세도 아닌 과소납부. 충분히 해명할 여지가 있었음에도 여론에 밀린 강호동의 잠정은퇴선언. 참 대단하신 재판관들 나셨다. 집행관들인가? 나는 참 느리다.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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