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의 자격

남자의 자격 - 찌찌뽕!

까칠부 2009. 12. 27. 18:36

결국 나오는 구나. 조하문의 눈오는 밤. 저번주 딱 보는 순간 떠올린 노래가 그것이었는데.

 

우리들 사랑이 담긴 조그만 집에

옹기종기 모여 정다운 이야기

서로의 즐거움 슬픔을 나누던 밤

오늘도 잊을 수 없는 즐거운 기억 추억만이 남아

오늘도 눈오는 밤 그날 생각하네.

 

참 언제 들어도 정겨운 노래다. 문득 친구가 그리울 때면, 그리고 만나 더 그리울 때면 문득 부르고 마는 노래. 마치 추억처럼 어느샌가 함께 떠올라 부르는, 아마 이런 걸 명곡이라 하겠지?

 

그런 수다였다. 오랜 친구를 만나, 그리고 친구의 친구를 만나 그 친구의 몰랐던 이야기도 듣고, 슬쩍 험담도 하고, 탓도 하고, 트집도 잡고, 그러면서도 또 은근히 자랑도 하는.

 

이윤석은 참 말을 잘한다.

 

"어려서 사귀어서만 친구가 아니라 사회 나와서 사귀어도 마지막까지 함께 가는 게 친구다."

 

서로에 대한 호감으로 만나 진정한 우정을 나눌 수 있다는 것이겠지.

 

김국진에 대해서는 김태원이 한 말이 맞구만. 도무지 알 수 없는 친구. 그러나 누구보다도 분명한 친구. 그러고 보면 남자의 자격 팀 가운데 가장 강단이 있어 중심을 잡아주고 있다.

 

빌보드차트 1위를 꿈꾸었다던 친구의 예능출연을 아쉬워하는 친구와 과거 음악과 김태원과 부활이 하나가 되지 못했던 것을 안타까워하며 예능출연을 반기는 친구, 그리고 새로운 음악을 재촉하는 박완규,

 

확실히 김성민과 솔비는 서로 잘 맞는 것 같다. 정주리도 이정진과 어울리고. 윤형빈에게는 국민요정 정경미가 있으니 이제 남은 건 김국진 뿐인가? 이런 만남도 또한 한 해를 마무리하는 즐거움일 것이다.

 

그리고 경품행사... 역시나 내공들이 상당하다 보니 경품행사도 재미있다. 당첨자를 뽑기보다는 꽝을 먼저 뽑고, 세꽝, 테이블꽝, 그래 역시 나 잘되기보다는 남 안되는게 즐거운 거다. 그런데 어째 이정진 테이블만 전부 꽝이다. 이정진은 여기에서도 테이블째로 통변집인 모양이다.

 

파티는 끝나고 사람들은 돌아가고 오늘의 즐거웠던 시간들을 이야기한다. 다음을 기약하며 그리고 지난 시간들을 곱씹으며 고마워하고 또 그리움을 마음 한 곳에 묻고.

 

또 한 해를 마무리하며 내년을 기약한다. 2010년 5대 프로젝트. 직장인밴드, 자격증, 지리상종주, 배낭여행, 그리고 남아공. 태원옹 서현양 만나러 가는 건가?

 

하나같이 기대되는 프로젝트들이다. 직장인밴드는 올초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 편에서 오디션을 본 이래 기대하던 것이었고, 자격증은 이미 그 재미를 일부 보여줬고, 지리산종주와 배낭여행은 그야말로 로망일 것이다. 남아공은... 아, 월드컵을 봐야 하나? 솔직히 월드컵은 별 관심이 없는데.

 

내년에는 정말 대박을 치기를. 지금대로만 한다면 5대 프로젝트를 다 마쳤을 때쯤이면 1박 2일까지도 뛰어넘을 수 있으리라. 남자의 진정성있는 땀과 눈물보다 아름다운 건 없으니.

 

그러나 더 바라는 건,

 

"처음 만났을 때는 모두가 서먹했는데 이제는 형제처럼 친해졌잖아? 내년에는 더 가족같이 친형제같이 가까워졌으면 좋겠다."

 

태원옹의 바람 그대로. 남자의 자격만이 아닌 시청자들까지도 함께 친구가 되고 가족이 되고 형제가 될 수 있기를. 시청율 40%보다 그렇게 가족처럼 정겨운 프로그램이 될 수 있기를.

 

그리고 그렇게 파티는 끝났다. 눈 오는 밤 즐거운 친구들과의 수다파티는. 저무는 한 해처럼.

 

항상 하는 말이지만 정말 좋았다. 남자의 자격다운, 남자의 자격만이 할 수 있는 그런 밤들이. 그런 시간들이.

 

오늘도 흐뭇하게 남은 시간들을 보낼 수 있겠다. 남은 한 해를. 마지막까지 행복한 2009년이 되기를.

 

밤이 참 정겹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