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이런 전혀 예능스럽지 않은 소재를 가지고 전혀 예능스럽지 않게 찍고 있음에도 예능이 된다는 게 남자의 자격만의 장점이라 하겠다. 건강검진이라니...
그런데 어울린다는 거다. 50줄에 들어선 이경규, 국민할매 김태원, 국민약골 이윤석, 여기에 김국진도 벌써 마흔 꺾였고, 슬슬 건강을 걱정할 나이가 되었다. 특히 김태원은...
그러나 또 그런 점이 프로그램에 어떤 긴장감을 부여한다는 거다. 마치 내 일처럼,
"혹시라도 병이 발견되면 어쩌지?"
그리고 이들과 반대편에서 건강을 상징하는 비교적 젊은 김성민, 이정진, 윤형빈... 얼핏 올드멤버들에 비해 건강에는 이상이 없을 것 같지만 그런 대비가 이들에게도 어떤 의외성의 기대를 하게 한다.
"혹시 저렇게 건강해 보이는 사람들도...?"
약간은 짓궂은 그런 상상이, 바로 그들의 방송외적인 이미지를 통해 구체화되면서 긴장이 되고 그 긴장을 즐기는 재미가 되는 거다. 예능같지 않은 소재를 예능같지 않게 소화함에도 재미있는 건 그래서.
재미있었다. 역시나 경규옹의 대단한 입심,
"장기가 너무 많아!"
푸하하하하하하하~~~~~~~~!!!!
가끔 나도 그런 생각을 한다. 장기가 너무 많아. 너무 많이 먹어. 너무 많이 싸.
건강검진에 대한 불안과 두려움과, 건강에 대한 염려와, 그리고 건강이 만약 안 좋을 경우에 대한 공포. 나약하지만 그러나 나약하기에 더 남자다운 그들.
그것을 더욱 강조해 보여준 것이 김국진의 마치 나레이션과 같던 독백이었다. 건강에 대한 고민들, 그리고 건강에 대한 두려움, 그것을 이겨내고자 하는 약간의 허세, 남자다움... 확실히 김국진은 남자다. 남자답다.
그나저나 확실히 태원옹 남자의 자격 출연하면서 얻는 게 많다. 대중적으로 인지도도 올라가, 국민할매라는 캐릭터도 잡혀, 음반도 잘 나가, 활동도 많아져, 이제는 건강까지.
아마 방송에 나온 그 오진 때 잠시 태원옹도 술을 끊었던 것으로 아는데, 이번에 아주 술을 끊은 지 두 달이란다. 담배도 끊고 오래 사셔야지. 전설은 살아있는 것만으로도 든든한 법이다. 신중현 선생님이 그러하듯. 여전히 현역에서 활동중인 김창완씨가 그러하듯. 계속 남아 부활이 계속 이어질 수 있기를 바란다.
아무튼 언제나처럼 의미깊은 시간이었다. 건강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수 있는 신년에 어울리는 소재였고, 그리고 그에 어울리는 멤버들이었고. 그게 바로 남자의 자격이라.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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