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일반

청춘불패가 이루어낸 관계의 가치...

까칠부 2010. 1. 2. 10:29

초반 청춘불패에서의 캐릭터와 관계에 대해 그리 말한 바 있었다.

 

"엉뚱한 것도 좋고 털털한 것도 좋고 궁상인 것도 좋지만 나쁘게 보여서는 안된다. 짓궂은 것은 좋지만 못되게 보여서는 안 된다. 서로 툭탁거려도 사이가 안 좋아 보여서는 안된다."

 

한 마디로 예뻐야 한다. 아이돌 답게 그 관계가 예뻐야 한다. 최대한 착하게, 최대한 순수하게, 그러면서도 친근하고 살갑게, 그러나 지루하지 않게 재미있게...

 

그러면서 또 한 마디 했었다.

 

"젊음과 아름다움이란 그 자체로 이미 재능이다."

 

그대로.

 

굳이 경쟁구도를 만들 필요도 없고, 굳이 서로 툭탁거리며 싸우고 갈등할 필요도 없다. 선화가 곰태우를 사이에 두고 유리와 삼각관계 만든다고 심각해지는 사람 있나? 초반의 통편녀의 이미지도 있어서 오히려 그녀의 그런 노력이 귀엽고 그에 괜히 토라지는 유리도 귀여울 뿐이다. 반만리얼리티라...

 

정말 귀엽고 예쁘다. 자기 유치개그 뺐어가지 말라는 구하라의 앙탈에 언니를 좋아해서 따라하는 것이라는 현아와 그런 현아에게 또 어쩔 수 없이 웃음을 짓고 마는 구하라, 통편녀 이미지를 갖고 분량 잘 나오는 써니에게 얹혀가려는 쩌리로써의 본능을 숨김없이 내보인 효민, 그리고 그런 효민에 웃어주는 써니, 나르샤는 맏언니로써 때로 주책도 부리지만 마을사람들과의 사이에서 고리 역할을 해주고 있고,

 

초반부터도 그랬다. 구하라가 숙소에서 밥을 안 먹고 시리얼만 먹는다니까 그것을 걱정해주던 유리, 현아가 엄마와 전화를 걸고 울고 있으니까 머리를 쓰다듬어주던 구하라, 나르샤가 오니까 현아가 쪼르르 달려가 반기고, 어느새 써니와 현아가 자매를 맺고 있었다. 도착해 옷을 갈아입으면서 각자의 개성을 내보이기도 하고, 또 남은 레깅스를 나누어 입기도 하고,

 

서로 경쟁이 치열하다고 하지만 그것이 결코 독하거나 구차하게 나타나지는 않는다. 초반 효민이 그런 모습을 조금 보이기는 했지만 그래도 해맑았다. 기꺼이 웃어주고, 아니 더 과장해 웃어지고, 조금이라도 더 챙겨주려는. 때로는 그것을 가지고 놀리면서도 항상 보면 함께 어울려 웃고 있는.

 

그래서 어제와 같은 웃음이 나올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마치 또래 여자들이 모여서 왁자하게 수다떨고 노는 것처럼, 아니 그보다도 더 해맑게. 악착같은 것도 없고 독한 것도 없고 - 효민은 아직 좀 그런 게 있지만 - 굳이 보면서 긴장하거나 하지 않고도 보면서 흐뭇하게 웃을 수 있게.

 

음습함이 없달까? 성인 연예인들에게서 보이는 욕심과 독함, 그리고 그에 따른 그늘진 모습이 없다. 그녀들이 그리 망가진 모습을 보임에도 오히려 이미지가 손상되기보다 더 좋아지는 이유다. 망가짐이 이미지소모로 이어지기보다는 그녀들의 감추어졌던 새로운 매력으로 다가가는 이유다.

 

재를 뒤집어쓰고, 흙투성이가 되어도, 땅을 구르고 비명을 지르며 망가져도, 가끔 남의 물건에 손을 대고 열심히 도망치는 모습을 보아도, 강정을 훔쳐간다고 구하라와 유리가 못되거나 그렇게 보이던가? 어쩐지 카메라가 꺼져 있어도 한 데 어울려 수다를 떨며 어울리고 있을 것 같은 기대가. 역시나 젊다는 것일까? 아니 어리다는 것일 게다. 본연의 순수 그대로. 그것이 전혀 어색하지 않을 만큼.

 

내가 남자의 자격과 더불어 청춘불패를 마음에 들어하는 이유다. 그동안의 청춘불패에 대한 불만들이란 그런 기대가 충족되지 못했기 때문이었고.

 

청춘불패의 가치는 아이돌의 망가짐이 아니다. 새롭게 발견한 아이돌의 개인기도 아니다. 그렇게 만들어가는 관계들. 그런 속에서 빛나는 아이돌들의 본연의 순수함이다. 절로 웃음짓게 만드는. 순수의 버라이어티? 그녀들의 본연의 순수에 함께 순수로 돌아가는 그런 프로그램이다. 그것을 기대했고 청춘불패는 그런 기대에 부응해 전혀 음습하지도 독하지도 않은 캐릭터와 관계를 만들어 보여줬다. 바로 어제처럼. 내가 바란 그대로.

 

정말 만족스러웠던 어제였다. 모든 멤버가 자기 분량을 찾았고, 자기 역할을 찾았고, 마을사람들과의 관계도 정겹고 훈훈했다. 프로그램 전반이 안정을 찾은 느낌? 정녕 이렇게만 갈 수 있으면.

 

젊다는 건 그래서 좋은 거다.

 

"이것이 젊음인가?"

 

그게 젊음이다. 그 순수가. 그 아마 청춘불패를 제외하고 이런 느낌을 줄 수 있는 프로그램이 어디 또 있을까? 

 

항상 오늘만 같기를. 오늘 보여준 순수 그대로. 그녀들만의 순수함 그대로.

 

좋았다. 아주 좋았다. 새해의 첫시작으로 너무 잘 어울리는 프로그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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