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말해 카라 스타일의 걸그룹은 이미 일본에서는 수명을 다했다고 보면 된다. 요즘 일본에서 통하는 걸그룹은 모닝무스메 이후 AKB48와 같은 상당히 스타일의 아이돌이고 걸그룹들이다.
그러나 내가 모닝무스메에 대해 별 매력을 느끼지 못하듯 일본 안에서도 그러한 새로운 흐름에 대해 거리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있을 거라는 것이다. 겨울연가가 그러했듯. 겨울연가가 그처럼 성공할 수 있었던 것도 70년대 순애물에 대한 향수를 공유하던 아줌마들의 지지가 있었기에 가능하지 않았던가. 그렇다면 80년대 90년대 아이돌에 대한 향수는 없을까?
사실 작년 카라의 음악이 히트친 이유도 거기에 있었다. 간만에 베이비복스의 음악을 들으며 느꼈다. 이게 바로 당시 스타일이라고. 카라 자체가 제 2의 핑클이라고 나왔듯 90년대 걸그룹의 답습인데다 음악조차 핑클과 베이비복스의 90년대 스타일 그대로였다. 그리고 그것은 역시 90년대 일본 아이돌에 뿌리를 두고 있었다. 원래 한국 아이돌이란 일본 아이돌을 카피하며 시작된 것이니.
아마 게키탄 히토리가 카라에게 한 눈에 반했다는 것도 그런 것 아니었을까? 어쩐지 향수를 자극하는 옛 아이돌스러움에 매력을 느꼈던 한국의 아저씨들처럼 게키탄 히토리 역시 자신이 아이돌에 빠져 열광하던 그 시절의 향수로 돌아간 것이 아닐까? 그리고 어쩌면 일본에는 그런 아저씨들이 많을 것이라... 아니 실제 보면 일본내 카라 지지자 가운데는 아저씨들이 많은 모양이었다.
사실 내가 소녀시대가 일본에 진출해서 더 성공할 거라고 생각한 이유도 카라는 조금 오래된 이미지였기 때문이다. 오히려 소녀시대가 일본 아이돌 트랜드에 근접하고 카라는 조금 구닥다리에 가깝다. 그러나 또 이렇게 바꾸어 생각해 보니 어쩌면 그것이 카라의 강점인지도 모르겠다. 일본 역시 아이돌문화란 10대 위주로 돌아가기에 자신이 아이돌에 열광하던 시절을 향수하는 아저씨들이 있지 않을까? 그들을 타겟으로 한다면?
그래서 또 생각이 바뀌었다. 내가 니콜을 첫손에 꼽은 이유는 한승연의 나이 때문이었다. 그러나 게키탄 히토리 정도의 아저씨가 나이를 그렇게 구애받을까? 23살이란 그렇게 많은 나이가 아니다. 그러고 보면 박규리에 대해서도 일본에 머물던 지인에게 그런 말을 들었었다.
"조금 올드한 스타일 아냐?"
확실히 박규리는 이국적이면서도 고전적인 미인상이다. 어쩌면 1순위 한승연에 2순위 박규리? 그리고 니콜과 강지영... 니콜과 강지영은 이미 설명했고. 다만 구하라에 대해서는... 메이크업에 성패가 달리지 않았을까.
아무튼 게키탄 히토리를 이해해 버리고 만 이유다. 나도 비슷하니. 카라는 확실히 복고적인 냄새가 난다. 오히려 핑클보다도 더 오랜듯한 그리움? 아마 그런 점을 잘 공략하면 일본에서도 성공할 수 있으리라. 일본의 아저씨들이라고 우리와 같은 추억이 없을 리 없고 추억을 되돌리고 싶은 욕망이 없을 리 없으니.
그래서 추천하는 만화,
"굿모닝 고스트"
호시사토 모치루의 아저씨들만의 향수를 아주 잘 묘사한 만화다. 어쩌면 그대로...
뭐 가봐야 알 테지만 말이다. 모르는 거다. 설마 미스터가 그렇게 뜨리라고 생각이나 했겠는가? 생각해 보면 첫방에서 이거 뭐 만들다 만 음악에 만들다 만 안무가 아닌가 했었으니. 그저 잘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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