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일반

이미지 소비와 이미지 구축...

까칠부 2010. 1. 5. 21:34

사실 이 두 말은 같은 말이다. 이미지 소비와 이미지 구축이란. 이미지를 소비함으로써만이 이미지를 구축할 수 있고, 이미지를 구축함에 따라 이미지는 소비되니.

 

그러나 그럼에도 현실에서는 또 전혀 다른 차이로 나타나기도 하는데, 대중이 이미지를 받아들이는 자세 때문이다

 

일단 대중이 어떠한 대상에 대해 흥미를 느끼고 만족을 얻을 때는 선험적인 기대를 통하는 경우가 많다. 어떠할 것이다... 그같은 기대를 배반할 때 놀라움을 느끼고 흥미를 느끼는가 하면, 그러한 기대를 충족시킴으로써 만족을 얻는다. 처음에는 이슈가 되어 센세이션을 일으키다가도 나중 가면 무덤덤하게 마치 일상인 양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것은 그래서다.

 

문제는 그 과정에서다. 먼저 기대를 배반하는 놀라움을 주어 이슈를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사람이 항상 놀라움을 줄 수 있는가? 자극이란 같은 정도로 반복되면 어느새 무뎌져 더 이상 느끼지 못하게 되는 법이다. 따라서 생명을 늘려가자면 놀라움이 아닌 그것을 일상으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해야 하는데 그것에 실패했을 때 바로 이미지 소모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처음에는 놀라움으로 다가갔더라도 어느 시점이 되면 그것이 일상이 되어야 한다. 더 이상 크게 이슈가 되지는 않더라도 그러나 어쩐지 없으면 허전한. 그보다는 있는 자체가 당연한 것으로 여겨져야 한다. 대중에 녹아들어가는 것이다. 그런 경우 그것이 오래 갈 수 있는데, 그만 대중이 놀라면서 이슈화되는 자체에만 도취되다 보니 그 과정을 소홀히하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마침내 대중과 밀착하기도 전에 스스로 모두 산화시켜 버린 나머지 도태되어 사라지는 것이고.

 

그러나 소녀시대의 경우만 보더라도 이미지소모가 어떻네 하지만 현재도 가장 인지도가 높은 아이돌이 바로 소녀시대다. 특히 그 가운데 라디오 등을 통해 가장 노출빈도가 높은 태연이 가장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심지어 아이돌 가운데 인기순위를 매길 때 의도적으로 태연을 배제하고 순위를 매길 정도로 태연의 인기는 아이돌 가운데서도 거의 절대적이다.

 

말 그대로 당연하게 받아들여진 것이다. 소녀시대라, 그리고 태연이라... 그냥 소녀시대로써, 그리고 태연으로써, 그 자리에 그렇게 있는 것이 너무나도 당연하게.

 

사람들이 또 착각하는 것이 대중은 결코 자신의 기대를 배반하는 것을 즐기지 않는다는 것이다. 사실 그것이 이미지소모가 결국 식상함으로, 잊혀짐으로 이어지는 이유이기도 한데, 즉 한두번은 놀라도 그 이상은 그다지 놀라지 않는다. 더불어 기대를 한다. 이럴 것이다, 저럴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기대를 충족할 때 만족을 얻고, 그러한 만족을 통해 대상을 받아들이게 된다.

 

아마 그런 예가 한승연의 역변이나 앞머리에 대한 팬들의 집착일 것이다. 구하라의 사과머리에 대한 향수도 있을 것이고. 이랬으면. 저랬으면. 윤아가 머리를 자르고 났더니 인기가 떨어졌더라는 것이나, 태연이 머리스타일을 바꾸고 나왔을 때 사람들이 당황한 것도 그런 경우다.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것 같으면서도 사람들은 지금의 현재가 계속 이어지기를 바란다. 과거가 현재를 통해 미래로 이어지기를.

 

그렇게 반복해 노출되었어도, 그래서 이미 나올 것은 다 나왔음에도, 그러나 항상 기대를 만족시키는 모습들에 마음이 놓이고 그래서 여전히 그러려고 해서가 아니라 당연한 것처럼 그들을 인식하고 여기는 것은 그래서다. 아니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더 그들을 의식하는지도 모르겠다.

 

물론 그럼에도 사람의 마음이란 그러니 언젠가는 돌아서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익숙함이 지나쳐서 잊혀짐으로 이어지는 이들도 있을 테고, 아니면 다른 자극을 찾아 떠나는 이들도 있을 테고. 그러나 그런 것은 한참 뒤의 일이다. 그만큼 되자면 과연 얼마를 더 가야 할까?

 

이미지노출도 전략이라는 것이다. 그저 놀라게만 해서는 안된다. 놀라는 것만을 기대해서는 안된다. 사람들이 놀라 감탄하고 환호하고 열광하는 것에만 도취되어 그것만을 바래서는 안된다. 어느 순간 더 이상 누구도 놀라지 않는 때가 찾아온다. 그런 때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더 놀라게 하기보다는 일상으로 다가갈 수 있기를. 놀라움보다는 당연함으로, 차라리 있는 듯 없는 듯 당연하게 여겨질 수 있기를.

 

이를테면 조정과정이다. 처음에야 이슈가 되었어도 그 거품이 사그라들었을 때 조용히 대중의 곁에 남아 있는. 당연하게. 너무나 당연한 일상으로써. 오래 가고 말고는, 그것이 이미지구축으로 이어지느냐 이미지소모로 끝나느냐는 거기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다.

 

가늘고 오래 가는 것... 시작이야 굵고 짧게 시작하더라도 어느 순간부터는 가늘고 오래 갈 수 있도록 하는 것. 오래간다는 것은 그에 성공했다는 뜻일 게다.

 

다시 말하지만 분명 잦은 노출이 자칫 이미지소모로 이어질 개연성은 매우 높다. 동의한다. 다만 그것이 과연 이미지소모로만 이어질 것이냐는 다른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과연 그것이 이미지소모로 끝날 것인가, 아니면 더욱 탄탄한 이미지구축을 통해 도 오래 이어질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인가. 물론 각자 알아서 할 나름이겠지만 말이다.

 

과연 소녀시대와 같이 안정된 이미지를 구축하여 보다 오래 갈 수 있을 것인가, 아니면 한 때의 놀라움으로 그렇게 사그러들어 사라져갈 것인가. 그게 바로 실력이라는 것일 터다. 바로 그런 것들이.

 

아무튼 다시 덧붙이자면 대중이 더 이상 놀라지 않는다 당황하거나 놀라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두려워해서도 안된다. 그것이야 말로 대중의 속성일 것이기 때문이다.

 

언제고 놀라지 않는 때가 온다. 놀라지 않고 어느새 잊어버리는 때가 온다. 그렇다고 두려워 움츠리기만 해서는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 특히 앞으로 더 자신을 알려야 하는 입장에서는 더욱.

 

더 당당하게. 오히려 더 안정되게 일관되게. 잠시의 놀라움을 더해봐야 아주 잠깐의 시간만을 연장할 뿐임을 알고. 설사 그렇게 잊혀지더라도 그것이 한계임을 알고. 아니더라도 실망하지 말고. 그렇게 흔들림 없이 임할 때 마침내 그들을 위한 자리가 주어질 것임을.

 

오래 갈 수 있는 비결일 것이다. 이미지소비가 아닌 이미지구축으로써, 더욱 단단하게 자기 자리를 굳히며 오래도록 이어질 수 있는 이유인 것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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