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일반

인기 거품론에 대해...

까칠부 2010. 1. 7. 08:38

내가 어이없어 하는 말이 참 많지만 - 성격이 좀 못됐다. - 그 가운데 또 하나가 바로,

 

"지금의 인기는 거품이다."

 

뭔 말?

 

거품이라는 건 그 실질가치에 비해 명목가치가 필요 이상으로 높이 평가되었을 때 나오는 말이다. 한 마디로 그리 비쌀 이유가 없는 데 비싼 것. 그런데 사람의 인기란 도대체 누가 판단하는가?

 

그동안 숱하게 들어온 말이었다.

 

"도대체 걔가 왜 인기 있는지 모르겠다."

 

그러나 돌이켜 보면 거의가 인기가 있으면 그만한 이유가 있어 인기가 있었다. 아무 이유없이 인기가 있고 하지는 않았다. 하다못해 언론플레이조차 그만한 이유가 있으니까 먹히는 것이라 보면 좋았다.

 

그리고 또 하나, 도대체 거품이라면 그 유효기간은 언제인가?

 

예를 들어 어느 가수가 앨범 1집을 성공하고 2집에서 실패했다. 그러면 1집의 성공은 거품인가? 드라마 하나 바짝 성공하고 그 다음 작품에서는 망했다. 그러면 드라마 하나 성공한 것은 거품인가?

 

내가 어이없다는 게 그거다. 앨범 하나 성공했으면 그걸로도 대단한 거다. 드라마 하나 성공했어도 그걸로도 대단한 거다. 앨범 하나, 드라마 하나 성공시키는 게 쉬운가? 세상에는 그조차 못하는 가수와 배우들이 얼마든지 있다. 그리고 대중은 과연 아무것도 없이 그 앨범과 드라마를 선택했겠는가?

 

어떤 인기도 평생을 가지는 않는다. 남달리 오래 가고 롱런하는 경우도 있기는 하지만 그 역시 언젠가는 사그라들게 마련이다. 그리고 그 가운데는 특히 일찍 인기가 꺼지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그렇다고 그것을 거품이라 말하는가? 다시 원점으로 돌아와서 그것을 누가 어떤 기준으로 판단하는가? 거품이라고.

 

지금 인기가 있으면 있는 거다. 그만한 이유가 있어서 인기가 있는 것이다. 나중에라도 그 인기가 사그라들면 그 이유가 다했으니 사그라들었겠지. 그것이 거품인가? 더구나 한창 인기가 있는 데 그 소리를 한다면.

 

뭔 말이냐면 한 마디로 내가 싫으니 인정 못하겠다는 소리다. 내가 싫은데 인정 못하겠으니 당장의 인기에 대해서도 받아들이지 못하는 거다.

 

"도대체 쟤가 왜 인기가 있어?"

 

그러니까,

 

"저 인기는 근거가 없어!"

 

그래서,

 

"거품이야!"

 

더구나 연예인에게 있어 인기의 가장 중요한 척도는 CF라는 거다. 자본은 결코 근거없이 움직이지 않는다. 이익이 있을 때만 그것을 쫓아 움직이는 게 자본이다. CF는 그 자본이 대중적 관심과 만나는 접점이기도 하고. 그냥 사람들 입에서 오르내리는 정도라면 또 모른다. 그러나 CF를 통해 이미 입증된 부분까지 부정하려 든다면 그것이야 말로 근거없다 할 수 있지 않을까

 

인기가 있는 건 다 이유가 있어서 인기가 있는 거다. 내가 싫어도, 내가 납득 못해도 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으니 사람들이 선택하는 거다. 언젠가 사그라들어도 그 순간에는 인기가 있으니까.

 

도대체 거품론이라니... 더 고약한 건 그놈의 거품론이 자칫 실제로 당사자의 인기를 거품으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말이 씨가 된다고, 거품이라 한 번 인식하게 되면 실제 그대로 반응할 수 있으니. 물론 그조차도 연예인이라면 스스로 극복해야 할 부분이기는 하겠지만 말이다.

 

가장 전제가 인기란 계량화가 안된다는 것과 객관적인 기준이 없다는 것. 인간이란 카오스다. 도대체 뭐가 어떻게 어떤 이유로 인기있을까 알 수 없다. 언제 바뀔지도 모르고. 실질가치라는 게 도대체 뭔지 명목가치가 어떤지 거의 확률론으로써만 접근할 수 있다는 거다. 그런데 거품이라...

 

내가 연예인거품론에 어이없어 하는 이유다. 도대체 거품이 뭔가? 정의조차 할 수 없는 거품이라...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