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삼국지12가 나왔다. 꽤 되었다. 내가 접하는 게 조금 늦었다. 요즘 이런저런 일들이 많아서.
아무튼 상대적으로 사양이 낮은 타블렛에서도 돌아가는 것을 목적으로 하다 보니 게임사양이 상당히 낮다. 구닥다리 내 노트북에서도 얼추 게임이 돌아간다. 그것 하나는 좋은 점이다. 워낙 구형이라 할 수 있는 게임이 그다지 많지 않다. 그 가운데서도 최신게임이다. 하지만 결국 한계가 있으니, 한 마디로 벌서 질려 버렸다.
역시나 신장의 야망13 천도가 갖는 문제점을 삼국지12도 그대로 계승한다. 게임 쉽게하는 법, 다른 것 필요없다. 무장 어느 정도 되면 시장과 병사만 열심히 지어서 병력 모은 다음 밀어버리면 된다. 식량은 농원 하나만 지어도 부족함 없이 나온다. 병사는 식량을 먹어치우지 않는다. 대신 무장은 돈을 받아챙긴다. 여기에 '구재의 책' 하나 개발해서 발동해 놓으면 - 더구나 헌책 들어가면 그 기간을 무려 3턴이나 연장할 수 있다. - 돈과 병력과 식량 걱정은 끝나는 것이다. 쪽수 앞에 장사 없다.
더구나 여기에 더해 부상병시스템이 게임의 난이도를 급격히 떨어뜨린다. 부상병의 비율이 무려 70%에 이른다. 얼추 이 언저리쯤 될 것이다. 전투가 끝나고 나면 부상병이 다시 회복되어 병력으로 흡수되는데, 한 번 큰 싸움 치르고 나면 더 이상 징병이 필요없을 정도의 병력이 거저 생기게 된다. 싸울수록 병력이 늘어난다. 부상병을 채택했던 삼국지5와 9에서도 나타난 문제였다. 반면 삼국지11에서는 부상병이 사라지며 한 번 싸움이 끝나면 바로 병력부족으로 고생했다. 원소 하나 밀고 나니 병력이 18만. 돌아가신다.
인재등용은 알아서 구인소 만들어 놓고 임의를 설정해 놓으면 된다. 여기에 '구현의 책' 걸어주면 알아서 여기저기서 인재 잘도 주워온다. 군사의 조언을 들을 필요가 없다. 아니 군사 자체가 필요없어졌다. 지력 100이라는 게 과연 얼마나 쓸모있을까? 그동안 삼국지 시리즈에서 조언을 해주는 군사의 존재는 매우 요긴했었다. 군사 없이는 외교도 등용도 내정도 인재발굴 및 등용도 모두 불가능하다. 그러나 군사의 조언 없이 그냥 각 건물에 적당한 무장 박아넣으면 알아서 결과를 내놓는다.
아무래도 난이도를 조금 더 조절해 봐야 할 것 같다. 최악의 난이도로 해도 이런 정도라면 노트북 가지고 놀면서 가끔 즐기는 용도로만 사용할 밖에. 아니 그것도 대항해시대나 징기스칸이 더 나을까? 초반 딱 성 세 개 차지할 때까지만 재미있다. 아니면 병사를 두 개 이하로 스스로 제한하고 핸디캡을 주는 것도 방법일 것이다. 그러나 그렇게까지 해가며 즐기는 게임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게임은 즐기는 것이지 게임을 위해 일부러 불리함까지 자초하는 것은 아니다.
자세한 설명은 생략. 알아서 리뷰 써주는 사람 많다. 타블렛 있으면 어느 정도 재미는 있을 수 있겠다. 허무하다. 기다림의 끝이 이런 정도란 말인가. 게임이 크게 퇴보했다.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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