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일반

청춘불패 - 아무래도 대본이 필요하겠다...

까칠부 2010. 1. 16. 00:35

역시 군인이랑 얽히면 안된다. 아무래도 군대 갔다 온 때문인지 군인 얽히면 손발이 오글거려 못 봐주겠다. 더구나 군인 등장시키는 패턴도 항상 뻔하지 않나? 애인, 부모님, 장기자랑, 그리고 뭐 먹이고...

 

확실히 또 느낀 게 김신영은 개그맨으로서는 꽤 뛰어나지만 MC로서는 아직 많이 부족하다. 어떻게 김태우만큼도 상황을 못 살리나? 개그맨으로서도 솔직히 조금 그렇다는게 한 번 먹히면 또 그걸 반복하는 경향이 있다. 뻥토크? 다른 멤버들이야 아이돌이라는 것을 감안해 익스큐즈하더라도 개그맨인 김신영은 너무 뻔하지 않나? 맥락도 없고, 이어지지도 않고, 주고받는 것도 없고. 상황을 만들거나 주도하는 능력은 좀 더 두고봐야겠다. 슬슬 웃음욕심을 줄이고 다른 멤버를 챙기는 것 같기는 하지만 아직은 역부족.

 

그리고 진짜 하는 말인데, 청춘불패에는 대본이 필요하다. 눈을 치우는 작업 가운데 나올 수 있는 장면이 얼마나 많은가? 일을 하는 장면을 가지고 분량을 만들어야 하는데 고작 하는 게 병사들이랑 잡담. 혹은 말도 안되는 개인기. 도대체 뭔놈의 리얼버라이어티에 개인기가 이렇게 많나? 토크쇼도 아니고. 차라리 초반 눈치우며 왁자하던 게 나았지 억지 게임에 억지 토크에 억지 개임기에... 맥락없이 이어지는 것도 없고.

 

기왕에 어설픈 거 진짜 어설프게 대본으로 가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은데. 아이돌 하는대로 내버려두는 리얼버라이어티라지만 이래서야 그냥 아이돌만 소모하고 말 것같다. 기껏해야 아이돌 개인기나 소모하며 연명하려는 리얼버라이어티라니. 피디가 아이돌 데려다 쓰면 살려줘야지 소모해서는 안되지 않나?

 

하긴 그렇다고 군인장병 있는데 대놓고 대본질해가며 놀기도 또 그렇기는 했을 것이다. 그랬다가는 엄숙하기 이를 데 없는 시청자들이 참지 않았을 테니. 역시 그게 문제일까? 차라리 우정의 무대는 재미있었는데... 아, 군대 갔다오니까 그렇게 재미없는게 우정의 무대더라. 그런 어설픈 리얼보다야 차라리 어설픈 대본 쪽이 낫지 않았을까. 최소한 어제 분량만 봐서는. 이건 뭐 하자는 건지.

 

아무튼 호진이랑 호민이랑 - 나르샤도 아니고 효진도 아니고 효민도 아닌 호진과 호민이다. - 순이할머니 만나는 장면은 훈훈하니 좋았다. 일회성이 아니라는 것일 게다. 결국 그것도 엄한 할머니를 방송으로 소비하려는 것이겠지만 외로운 노인분께는 저렇게라도 왁자한 게 좋은 법이니까. 더구나 호진이의 진심이 느껴지더라는 게. 착한 사람의 착한 마음이란 항상 보기가 즐겁다. 흐뭇하고.

 

그러고 보면 다 불어터진 라면이라는 것도 꽤 괜찮았다. 라면이라는 게 그것도 경험이거든. 한 봉 끓이는 것과 여러 봉 끓이는 게 다르다. 저렇게 수십인 분을 한꺼번에 끓이려면... 라면이 우동이 되어 버렸더라는 그런 서툶이... 서툴게 끓인 라면을 반합에 받아 먹으며 서툰 위문공연을 하던 것도 어쩌면 청춘불패에서만 보여줄 수 있는 모습인 것도 같다.

 

끝으로 또 항상 하는 말이지만 유치개그는 좀 적당히 했으면. 웃기기는 했는데 너무 맥락없어서. 흐름이 중간에 뚝 하니 끊기는 느낌? 차라리 눈치우면서 병장이던가와 하던 건 재미있었는데 라면 먹는 도중에 하는 건 솔직히 뭐하나 싶었다. 웃기기는 한데 뭔가 당황스런 기분? 왜 거기서 그게 나와야 하나? 조금 더 프로그램 안에 녹여낼 수는 없었을까? 말했듯 그 전의 병사와 이야기하면서 하는 유치개그는 그렇게 자연스럽더란 거다.

 

어쨌거나 뭐랄까 청춘불패의 한계를 보고 만 듯한 회차였다. 아무리 예능감 좋아도 아이돌은 아이돌이라는 거다. 나르샤만 이제 서른, 나머지는 20대 초반에, 현아는 19살. MC라는 김신영도 20대에, 곰태우도 이제 갓 서른. 노주현은 아예 예능 경험이 없다시피 하고. 진정성도 좋지만 재미라는 것도 고려하는 게 어떨까? 꼭 일밤을 보는 기분이었다. 일밤이 딱 지금 그 모양이라. 일밤보다야 한참 낫기는 하지만.

 

결론은 그냥저냥... 그냥 아이돌 얼굴 보는 재미라 하겠다. 사실 분량도 얼마 없었고. 아이돌의 존재감을 느낄만한 기회도 없었고. 그냥저냥... 베스트? 그런 게 뭐 필요한가? 그냥저냥... 습관으로 봤다. 다음주는 조금 더 나아지겠거니...

 

그래도 지난주는 정말 재미있었다. 그 전주도 괜찮았었고. 원래 프로그램이라는 게 항상 좋을 수만은 없으니. 그렇게 생각하련다. 다음에는 더 나아지리라 믿고. 기대해 보겠다. 재미있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