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일반

청춘불패 - 역시 경험의 문제였을까?

까칠부 2010. 1. 16. 03:30

가만 다시보기를 해 보니 초반에는 문제가 없었다. 군인들과 만나기 직전까지. 여전히 정겹고 흥겹고 즐겁고 재미있고... 딱 청춘불패가 보여주던 그 분위기였다.

 

그런데 군인들과 만나면서 분위기가 급반전했다. 멤버들이 따로따로 찢어지고 그 사이에 마을주민들과는 달리 아직 전혀 관계가 형성이 안 된 군인들이 들어오면서...

 

즉 방향을 잃어버린 것이다. 과연 군인들과 어떤 관계를 만들어나갈 것인가? 군인들과의 관계에서 어떤 상황을 만들고 장면을 만들어낼 것인가?

 

그러나 그러기에는 김신영이나 김태우나 아직 경험이 한참 부족하더라는 거지. 이제까지의 경험에서 벗어나 새로운 상황에 바로 즉각적으로 대처하기엔 둘 다 아직 어리고 경험도 부족하다.

 

그래서다. 내가 느낀 어제의 청춘불패란 내가 가장 불편해했던 바로 그 무렵의 청춘불패였다. 관계도 없이 맥락도 없이 개인기에 의존하던. 이제까지 잘 짜맞춰오던 퍼즐이 한 순간에 산산조각난 느낌이랄까? 겨우 분량을 찾아가던 한선화도 붕 떠 버리고, 다른 멤버들도 처음 보는 군인들과의 상황에 어색해하며 활력을 잃고, 그런 가운데 유일하게 자기 페이스를 잃지 않았던 것은 나르샤 하나였다. 성인돌의 위엄이었다.

 

하긴 그러니까 구하라의 유치개그만 도대체 얼마를 나온 것인가 말이다. 몇 개지? 대개 한 번으로 끝나는 것이 두 번에 나뉘어, 두 번 째는 썰렁한 장병들의 반응에 어색한 분위기까지 만들어가며. 유치개그라는 게 그렇게 반복해서 낭비할만한 게 아닐 텐데. 그만큼 여러가지로 다급했다는 뜻이리라.

 

그래서 안심했다. 결국은 예상치 못한 돌발상황에 대해 적절히 대처하지 못한 경험미숙에서 온 것이라, 다시 다음주면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갈 수 있으리라. 이제까지 만들어 온 관계들과 이제까지 구축해 온 캐릭터와 그리고 일주일을 기다리게 만들던 그 정겹고 살갑던 모습들과.

 

역시 청춘불패는 막내가 징징거려야 한다는 말이지. 한 가정에서 분위기를 주도하는 건 항상 막내다. 막내가 웃으면 모두가 웃고 막내가 울면 모두가 운다. 현아의 징징거림이 안 들리더라는 게... 다시 한 번 장병들과의 익숙치 않은 상황에도 잘 대처한 멤버들에게 칭찬의 말을 건넨다.

 

어쩔 수 없는 거다. 경험부족이란. 경험부족을 해결할 방법은 경험을 쌓는 것밖에 없으니. 제작진 자체도 리얼버라이어티는 처음이라. 이 정도만도 선방이라 할 밖에. 만족치는 못해도 칭찬할만은 하다.

 

아무튼 그래서 또 한 가지 깨달은 것이 노촌장의 역할. 장병들과의 어색한 관계에서 G7이 유치리에 녹아드는데 노촌장의 역할이 얼마나 지대했던가를 알겠다. 노촌장과 이장과 로드리. 과연 노촌장이 아니었어도 G7이 그리 자연스럽게 유치리에 녹아들 수 있었을까?

 

역시나 청춘불패의 재미란 그렇게 만들어지는 자연스런 관계라 할 것이다. 왁자하고 정겹고 살갑고 짓궂으면서도 유쾌한. 노촌장과 큰언니 나르샤와 오빠 곰태우와 막내 현아와.

 

다음 주에는 현아도 좀 더 징징거리자. 나르샤는 좀 더 주책을 부리고, 선화는 눈보다 하얀 백지의 매력을 드러내고, 효민은 병풍에서 벗어나 보도록 하고. 늘 그랬듯이. 기대해 보겠다. 늘 그랬던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