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울랄라부부 - 후반전의 시작, 사랑이란 마음대로 되는 것이 아니다.

까칠부 2012. 10. 30. 09:43

사랑인가? 의리인가? 결국은 의리를 선택했다. 남편으로서. 아내로서. 그보다는 아버지로서. 어머니로서. 임신이 계기가 되었다. 서로 영혼이 뒤바뀌며 서로의 입장도 충분히 헤아릴 수 있게 되었다. 이제는 정말 서로에게 충실하며 살아야겠구나. 그렇게 말처럼 쉬우면 어째서 많은 대중가요들이 사랑의 아픔을 노래하고 있겠는가.


단호히 정리해야지. 다시는 만나지 말자고 분명히 말해야지. 그렇게 다짐한다. 그럴 수 있으리라. 그러나 상처받고 뛰쳐나가 행방을 알 길 없는 빅토리아(한채아 분)가 걱정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자신의 솔직한 감정일 것이다. 전혀 모르는 사람이더라도 그렇게 행방을 알 수 없게 되면 걱정이 되는데 하물며 사랑했던 사람이고 어쩌면 사랑하는 사람이다. 하필 그때 두 사람의 영혼이 다시 돌아오려는 듯하다.


나여옥(김정은 분)에 대한 장현우(한재석 분)의 한결같은 마음은 진심이다. 그가 계획하고 있는 나여옥과의 행복한 앞날이 그녀의 앞에 꿈처럼 펼쳐진다. 고수남(신현준 분)이 아니면 안되는 빅토리아의 가련한 처지 또한 매정하게 돌아서려는 그의 발걸음을 돌려세운다. 부부로서의 서로에 대한 정과 의리를 깨달았다. 부부로서의 의무와 책임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해 보게 되었다. 부부로서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임신까지 했다. 하지만 끊을 수 없는 인연은 다시 족쇄처럼 그들의 주위를 휘감아온다. 하필 영혼까지 원래대로 돌아가며 그들은 과연 자신의 앞에 다가온 유혹에 대해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필자의 솔직한 심정으로는 어차피 여기까지 온 것 서로를 위해서라도 새로운 행복을 찾아 떠나는 것이 낫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이 강하다. 고수남의 가족과도 나여옥은 그다지 사이가 좋지 못하다. 이제 와서 의리로 다시 산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억지로 자신의 감정을 속이고 닫은 결과인 셈이다. 마음가는 곳이 있다. 특히 고수남의 경우는 그가 아니면 안되는 올곧고 순진한 여자가 그만을 바라보고 있다. 하지만 그렇게 풀리지는 않을 것을 벌써부터 예감한다. 벌써부터 가엾어진다. 저리 상처입고 절망스러워하는 빅토리아는 도대체 어찌하라는 것일까?


어쩌면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되려는 것인지도 모른다. 사랑과 결혼, 욕망과 의리, 충동과 이성. 하지만 사랑이란 가장 아름다운 욕망이며 가장 숭고한 충동이다. 그래서 장현우의 사랑도 빅토리아의 사랑도 그렇게 더럽거나 추하게 그려져 있지 않다. 나름대로 아름답고 멋진 사랑이다. 아이는 고수남과 나여옥 부부의 사이에 촉매가 되어준다. 남자와 여자의 사랑, 남편의 아내에 대한, 그리고 아내의 남편에 대한 사랑. 그리고 자식에 대한 부모의 사랑. 역시 필자는 변희봉보다는 나르샤가 마음에 든다. 월하노인과는 인연이 없지만 무산신녀와는 인연이 있다. 


재미있어질 것 같다. 영혼교체라는 독특한 설정은 한 발 뒤로 물러서지만 대신해서 영혼교체를 통해 깨닫게 된 사실과 보다 분명해진 감정이 새로운 드라마를 만든다. 그들은 사랑한다. 서로 다른 방식으로 사랑한다. 그 가운데 그들이 선택한 사랑은 무엇일까? 보수적이지만 어쩌면 인류가 한결같이 고민하며 끊임없이 조언해온 바로 그것일 터다. 무척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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