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일반

개인기와 예능감...

까칠부 2010. 1. 16. 13:07

나는 개인기와 예능감을 동일시하는 어떤 견해들에 반대한다. 워낙 많이 보아온 때문이다.

 

그동안 남다른 개인기로 대중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던 연예인들이 얼마나 많았던가? 그런데 그 가운데 지금 남아서 활동하고 있는 이는?

 

개인기로 뜬 연예인 가운데 개인기로 살아남은 경우는 거의 없다. 설사 있어도 그들의 개인기는 활동하는 사이사이 양념처럼 보여질 뿐이다. 왜?

 

개인기라는 게 그런 거니까. 처음 보면 신기하다. 그러나 두 번 보면 어느새 질리기 시작한다. 그리고 세 번 째는 이제 아예 지겹다. 소모되는 것이다.

 

문제는 개인기가 소모되는 만큼 개인 역시 소모되기 쉽다는 것이다. 개인기에 대한 지겨움은 자칫 그 개인에 대한 지겨움으로 이어지기 쉽다.

 

그렇게 많이들 사라져갔다. 처음에는 놀라움으로 사람들의 환호를 받다가 어느 순간부터 박수소리가 적어지더니 그대로 잊혀져갔다.

 

내가 개인기위주의 예능에 대해 거부감을 갖는 것도 그래서다. 그야말로 개인을 소모하는 행위니. 특히 리얼버라이어티라면 이건 그냥 거저먹자는 거다.

 

원래 리얼 버라이어티라면 소재와 포맷으로 승부를 봐야 하는 것이다. 짜임새 있는 구성과 연출로써 재미를 줄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고작 한다는 게 출연자 개인의 개인기... 작가는 뭐하는 거고, PD는 뭐하는 거고, 그걸 시키고 앉았는 MC는...

 

가끔 출연하는 게스트면 그것도 좋겠다. 어쩌다 한 번 나오고 하면 그걸로 한 방에 빵 터뜨려 인지도를 높여도 좋겠다. 그래도 몇 달은 계속 하자는 리얼이라면 출연자를 소모하는 방식은 삼가야지 않을까?

 

그러나 어차피 출연자야 방송분량이 아쉽고, 시청자도 그냥 웃을 수 있으면 그만이고, 팬이라고 해봐야 자기 좋아하는 연예인 많이 나오면 좋다. 작가와 PD는 말 그대로 거저먹을 수 있으니 좋고.

 

물론 어렵다. 전혀 인위적인 느낌 없이 자연스럽게 캐릭터를 만들고 관계를 만들고, 그리고 상황을 부여하고 그에 따른 장면들을 만들고. 그러나 그러라고 있는 게 PD고 작가고 MC 아닌가.

 

그러나 역시 말했듯 서로가 아쉽고 편하니까. 그냥 적당히. 그러면서 예능감 = 개인기. 하지만 과연 그 개인기가 소모되고도 예능감은 남아있겠느냐?

 

역시나 기획사 입장에서나 제작자 입장에서나 팬 입장에서나 아이돌이란 소모품이라. 소모되면 버리면 되는.

 

가끔 그런 생각을 한다. 내가 왜 그런 걱정을 하는가? 개인기 소모되고 개인이 소모되고 그 뿐일 텐데도. 그런다고 나와 크게 상관할 것도 없을 것이고.

 

아무튼 지금 성공한 리얼버라이어티 가운데 개인기에 의존하는 리얼버라이어티가 있는가 보라. 죄다 캐릭터와 관계를 가지고 재미를 주고 있다. 개인기는 게스트용이다. 일회성으로 소모하는.

 

가끔 청춘불패를 보면서 짜증이 나는 이유다. 차라리 그러려면 대본이나 쓰라. 한심하게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