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사회

전효성과 민주화 - 시대의 슬픔에 대해...

까칠부 2013. 5. 15. 10:36

아주 오래전 선배들 세대가 이루어 놓은 민주화에 대해 회의하게 된 계기가 있었다.


"민주주의따위 개에게나 주라지!"


장애인들 시위 때문에 데이트에 20분 늦었단다. 시위를 왜 하느냐며.


집회와 결사의 자유에 대해 말하며 민주주의를 이야기하니 그리 대답한다.


민주주의의 가치란 이런 것인가.


물론 전효성이 알고서 그런 말을 하지는 않았으리라 믿는다.


그래서다. 그렇게나 전효성의 세대에게 민주주의란 가치가 없구나.


차라리 민주화를 폄훼하고 비하하고자 하는 의도에서 그런 말을 만든 일베들은 알고 있을 것이다.


최소한 민주화라는 것이 지금 시대에 어떤 의미와 무게를 갖는지.


하지만 그조차도 없다. 그저 무심결에 남들이 쓰니까 쓴다. 그 민주화를.


절박하지 않은 것이다. 간절하지도 않은 것이다. 그 가치를 전혀 알지 못한다.


민주주의란 때로 거추장스럽기조차 한 것일까?


그렇게 희화되고 폄하된다. 조롱거리가 된다.


상처를 받는다. 작년 종북논쟁과 친북논쟁도 상처가 되었다.


단지 운동권이었다는 이유만으로, 민주화를 위해 투쟁한 전력이 물러나야 할 구태가 된다.


시대가 여기까지 왔다.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선배들은 실패했다. 크게 잘못했다. 해서는 안되는 일을 해 버렸다.


뒷세대의 일은 뒷세대에게 맡긴다. 말 그대로 이루기를.


"민주화시키지 않는다."


민주화 이전으로 돌려놓아도 나는 크게 반대하지 않는다.


피투성이가 되어 끌려가던 선배들의 모습에. 그들도 어느새 종북이 되고 친노가 되겠지.


전효성의 잘못이 아니다. 시대가 증명해준다. 전효성이 옳다.


체념했다. 굳이 누군가를 상처입히고 싶지 않아 여기서 멈추고 만다.


몇 번이나 쓰고 지웠다. 과격하게 말하지 않기가 이리 힘들다.


웃고 만다. 힘 없다.


시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