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거의 반신이 되신 어느 분께서 그리 말씀하셨다.
"하면 된다."
진리다.
노력하면 된다. 노력만 하면 뭐든 할 수 있다. 노력만 한다면 부자도 되고 성공한 삶도 살 수 있다.
그래서 말한다.
"네가 부자가 못 된 것은 네가 못나서야"
심지어 그런 사람도 있다.
"삼대가 가난하면 상종을 말아야 한다."
왜? 노력을 하지 않았으니까. 충분히 될 수 있는데 노력을 하지 않아 가난한 거니까.
노력에는 도덕적 판단이 들어간다. 성실이란 인간에게 있어 매우 중요한 도덕적 의무 가운데 하나다.
성실하지 않았다. 그것은 곧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 인간으로서 충분하지 못하다.
그러니 경멸받는다. 혐오하고 조롱한다. 그래서 더욱 말하기도 한다.
"스스로 부자가 될 수 있도록 더 가혹하게 낭떠러지로 밀어 떨어뜨리라."
19세기 실제 그런 일이 있었다.
"성실히 일한은 사람보다 더 나은 환경에 있도록 해서는 안된다."
그래서 아일랜드 대기근 당시 수많은 아일랜드인들이 오히려 구호시설에서 비참한 죽음을 맞았다.
그래서 무조건 성실하게 노력만 하면 누구나 잘사는가? 누구나 성공하는가?
타고난 재능도 있고, 주위의 환경도 있고, 여러 제반의 여건들이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그래서 운7 기3이라는 말을 쓴다.
아무리 노력을 해도 때가 따라주지 않으면 어쩔 수 없는 것이다. 누구를 탓할 것이 못된다.
한국사회에서 여전히 보편적 복지의 문제로 시끄러운 이유가 그것이다.
한 마디로 저것들과 나와는 같은 선상에서 이야기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저것들과 나와는 다르다. 저것들은 따로 대우해야 한다. 조금 더 퍼주더라도 나와는 달라야 한다.
왜냐면 나는 성공했으니까. 부자가 됐으니까. 나는 우월하니까.
그런데 그런 논리가 통한다. 어째서? 노력이라고 하는 도덕적 당위가 개입되기 때문이다.
나는 노력했고 저들은 노력하지 않았다. 게으른 거지새끼들 같으니라고.
도덕적인 우월감까지 더해지며 그들에 대한 어떤 존엄도 존중도 허락되지 않는다.
그래서 더 성실을 요구한다. 노력을 강요한다. 도덕적으로 모두가 같다고. 나는 다르다고.
그런 대표적인 예가 어쩌면 연예인이 아닐까?
연기에 재능이 없다고 말하지 않는다. 노력을 않는다고 말한다.
그래서 더 욕한다. 연예인이 노력을 않는다고.
타고난 목소리가 한계가 있다. 그런데도 노력을 하지 않으니 그 이상은 못한다 욕한다.
그냥 거기까지다. 차라리 거기까지인데 그보다 더 좋아졌으면 칭찬을 한다.
도덕적 판단이란 도덕적으로 부족해서 비난받기보다 도덕적으로 더 뛰어나서 칭찬받는 것이어야 한다.
기부를 하지 않아서 욕먹는 것이 아니라 기부를 해서 칭찬한다.
기부를 했으니 존경받아야지 기부를 하지 않았다고 비난을 듣는 것은 부당하다.
노력 역시 마찬가지다. 자기가 할 수 있는 만큼만 한다. 그 이상을 했다면 칭찬한다.
더 나아졌으면 칭찬하고 그 결과에 대해 존중해준다.
안된다. 역시 한국사회에서 인간이란 노력하는 인간인 때문이므로.
그냥 재능이 없는 거다. 실력이 없는 거다. 그런데도 나름 많인 발전을 보였다.
냉정하지만 이것이 사실이다. 허튼 기대로 노력을 빌미삼아 비난하는 건 부당하다.
발전한 것을 칭찬한다. 확실히 그럼에도 노력으로 가능한 영역도 있다.
노력이라는 신화, 그래도 노력이 대한민국을 여기까지 끌고 왔다.
하지만 이제 그만. 모두는 안다. 노력만으로 가능한 것이 따로 있음을.
사람의 지금을 가지고 도덕적 판단을 내리려 한다. 비난하고 조롱한다.
노력만 칭찬한다. 지금은 인정한다. 인간은 존중한다. 기본이다.
문득 쓸데없는 소리를 듣고 든 생각이다. 아침부터 피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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