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연쇄살인범이 보다 효율적으로 사람을 죽이는 방법을 고민하다 어느 순간 암을 완치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했다. 그렇다면 그는 암을 퇴치한 인류의 구세주인가? 아니면 단지 연쇄살인범인가?
결과가 본질을 정의하기도 하고, 본질이 결과를 평가하기도 한다. 하지만 때로 이 둘은 별개이기도 하다. 본질은 선하지만 결과는 악하다. 본질은 악하지만 결과는 선하다. 충분히 성립가능하다. 왜 이것이 용납되지 않는가면 사람은 두 가지 이상을 생각할 능력이 안 되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사람은.
그냥 살인범이다. 연쇄살인마다. 그런데 우연히 그로 인해 암을 퇴치할 수 있게 되었다. 이건 이것 그건 그것, 연쇠살인범인데 그래도 세상에 좋은 일 하나는 했다. 그 이상도 이하도 없다.
선하다고 선한 일만 하는 것도 아니고, 악하다고 악한 행위만 하는 것도 아니다. 악하다고 해서 그 행위가 모두 악한 것도, 선한 행위가 있다고 선한 사람인 것도 아니다. 당연한 건데 쉽게 잊는다.
살인자인가? 살인자다. 암으로부터 인류를 구원했는가? 그렇다. 그렇다면 그는 누구인가? 살인자다. 그리고 암을 퇴치한 사람이다. 어려울 것 없다. 단지 무엇을 더 우선할 것인가. 우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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