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일반

나무로 태어나고 싶다...

까칠부 2010. 1. 21. 17:38

문득 눈에 밟히는 대목인데.

 

베르베르 베르나르의 소설 타나토노트에서도 타나토노트를 개발한 사람이 무엇으로 다시 태어날 것인가를 묻자 이리 대답하지.

 

"포도나무로 태어나고 싶다."

 

그는 당시 무척 지쳐있던 상태였다. 모든 것들로부터 자유로운 채 편히 쉬고 싶다고.

 

나무로 다시 태어나고 싶은 이유로 든 것들이,

 

"크고 단단하고 흔들리지 않고"

 

그것은 거꾸로 말하면 자신이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거든. 작고 여리고 자꾸 흔들리고.

 

즉 주위로부터 자주 휘둘리곤 한다는 것이다. 휘둘린다기보다는 주위로 인해 자유롭지 못하달까? 당당하고 자유롭고 싶은데 그러지 못하다는 것이.

 

하긴,

 

"사실 안티 리플 같은 거 무척 신경 쓰이지만, 사람들 앞에서는 ‘나는 쿨한 B형이잖아’라고 말하고 다니거든요. 하하."

 

어쩌면 친친에서 정신과 의사가 박규리에 대해 했던 말인,

 

"강한 의지에 대한 동경이 있다."

 

이 말은 구하라에게 더 어울리는 말인지도.

 

그러나 사실 이렇게까지 견뎌낸 것 자체가 대단한 것이다. 연예인 되겠다고 했을 때 주위의 반응이 안 좋았다고. 울기도 했다고 인터뷰에서 말했는데, 연습생도 아니고 오디션보러 쫓아다니는 것으로 그렇게 버텨내기란 쉽지 않거든. 아마 노래실력이나 그런 것들에 대해서도 주위에 말들이 많았던 것 같은데. 어딘가 보니까 그것 가지고 옛 동급생이라던가 같은 학원 출신인가가 뒷담화도 올리고 했더라.

 

그래서 또 역설적으로 보자면 그같은 바람을 가슴에 품을 수 있는 것만으로도 구하라는 이미 나무라 하겠다. 헛된 다른 누군가를 꿈꾸기보다 오롯이 홀로 설 수 있기를 바라는 자체가.

 

그런 거거든. 나무란. 다른 누군가가 되고 싶다는 것은 일종의 도피심리다. 그가 될 수 있다면. 그러나 또 나무가 되겠다는 것은 도피이기도 하지만 그러나 홀로 그것을 견뎌내겠다.

 

다만 당시 의사도 말했듯 한계를 넘어서면 스스로 무너지는 수도 있다는 게. 소심하거든.

 

그러나 그런 소심함을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게 또 대범한 거다.

 

뭐랄까 흥미로운 아가씨라는 생각이었다. 과연... 지켜보는 재미가 있겠다. 어디까지 가려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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