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음악들

임재범, 김도균 - Rock in Korea

까칠부 2010. 1. 25. 02:37

 

7

Rock in Korea

 

Here we stand and we are ready to go Hey a little
closer you hand And let's start up
the show Alight hit the light
the amplifiers on ten for you Tonight is the night
you're gonna see what we can do Are you ready are you
waiting you hear you screen and
shout Know what you saying and when we're playing
we're gonna make it loud
Here the guitars and the
drums they're pounding out a song For you every day
hey hey hey They're coming to
you on the radio Another
road and another show another night and day to go
Let's go the only way I know it's time to rock and
roll The U.S.A has go LA
And England has the London sound But in the land of
the warning calm it's time shake the ground Rock in
Korea we're rocking everyday
Rock in Korea Rock in Korea can you hear what I say
Rock in Korea everyday

 

 

임재범 버전으로 동영상을 올리고 싶었는데, 유튜브에는 있는데 다음팟에는 없네. 하지만 덕분에 그보다 더 귀한 동영상을 찾아 버렸다. 기타리스트가... 김도균, 신대철, 김세황, 김태원, 나머지는 모르겠고, 보컬로는 김종서와 윤도현, 하나는 허규인가? 아마 D.O.A시절 잼콘서트인 것 같은데, 화질이 영 아니라 모르겠다.

 

아무튼 Rock in korea라면 한국 락음악사에 기념비적인 앨범이다. 1986년 시나위 1집 Heavy Metal Sinawe로 시작된 한국락의 중흥기는 그러나 1987년 부활의 리더 김태원이 대마초로 걸려들어가면서 일대 타격을 받는다. 정권의 위기를 사회적 이슈로 대체하려는 군사독재정권의 의도까지 맞물려 락뮤지션이란 잠재적인 마약쟁이로 간주되어 대대적인 조사를 받았고, 이 가운데 락씬은 그야말로 쑥대밭이 된다. 심지어 유현상과 백두산 멤버들까지 경찰에 끌려가 죄인처럼 심문을 받았다고 할 정도였으니...

 

더구나 해외진출을 염두에 두고 87년 발표한 백두산 2집이 영어가사를 이유로 방송 및 공연금지 판정을 받은 것은 락의 중흥기 트로이카체제를 이끌던 백두산에게 치명적인 타격이었다. 여기에 대마초사건까지 터지면서 아예 활동 자체가 어려워지자 가장 먼저 기타리스트 김도균이 영국으로 유학을 떠나고 백두산은 그대로 해체, 리더 유현상은 쇼비즈니스를 배운다며 일본으로 떠나게 된다. 여기서 일본식 프로모션 기법을 배워 돌아와 내놓은 것이 최초의 남성아이돌그룹 야차와 최초의 아이돌 이지연이었다.

 

백두산이 해체되고 이듬해는 부활이 해체되었다. 김태원의 구속을 계기로 고압적이던 매니저 백강기와 리더 김태원, 가장 대중적으로 인기가 높던 이승철의 갈등이 표면화되면서 결국 88년 부활 마저 각자 제 갈 길을 찾아 떠난다. 마지막 남은 시나위마저 88년 발표한 3집 FreeMan이 멤버들 사이의 불화와 신대철의 군입대로 사실상 참패하면서 긴 침묵에 빠져들자 락씬은 한 순간에 텅 빈 공동처럼 되어 버렸다. 여전히 H2O와 블랙신드롬, 작은하늘 등이 남아 있기는 했지만 그들로서는 이들 트로이카를 대체하기란 무리였다. 락은 다시 한 번 대중들로부터 멀어져 소외되려는 듯 보였다.

 

프로젝트 앨범 Rock in Korea가 나온 89년은 그런 무렵이었다. 락씬을 이끌던 트로이카 가운데 부활과 백두산이 해체되고, 시나위가 침묵하고 있던, 대마초 사건으로 락씬이 온통 들쑤셔지며 혼란스럽기만 하던 때, 한때 주류로 발돋움하려던 락이 다시금 주변부로 밀려나려던 바로 그런 때였다. 그런 때 한국 락씬을 이끌던 거목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한국 메탈 3대 보컬로 꼽히던 임재범, 김종서, 김성헌, 유학에서 돌아온 백두산의 김도균과 작은하늘의 이근형, 이후 이승환과 이오공감을 결성하는 오태호, 달파란 강기영, 김영진 등등... 그야말로 한국 락씬의 올스타였다. 

 

Rock in Korea는 이들 한국 80년대 한국 락씬의 올스타가 모여 만든 그야말로 80년대 한국 락의 꿈이었다. 시나위와 백두산과 작은하늘과 카리스마와, 다만 여기서도 부활(The End)출신이라고는 김종서밖에 없다는 것이 당시 락씬에서의 부활의 위상을 말해준다 할 것이다. 지금도 그렇지만 부활은 한국 락씬에서도 상당히 아웃사이더였다. 락과 대중음악과의 경계에 위치한달까? 그래서 최근까지도 부활이라면 락이라 인정하지 않는 - 김구라가 김태원과 만나게 된 계기가 바로 그것이었을 것이다.

 

아무튼 당대 최고의 락뮤지션들이 서로의 타이틀을 떼고 그야말로 한 사람의 락뮤지션으로써 한 자리에 모였었다. 저물어가는 락씬을 살리기 위해, 다시 한 번 락의 중흥의 불씨를 당기기 위해, 나아가 세계에 내놓을 수 있는 한국의 락을 일구어내고자. 한 사람 한 사람이 그러기에 충분한 실력과 명성을 지니고 있었다. 그리고 그들은 개인적인 이름이나 자존심을 모두 버리고 오로지 이 한 장의 앨범을 만들기 위해 머리를 맞댔다. 김도균, 강기영, 오태호, 김종서, 손무현이 곡을 쓰고, 김성헌, 임재범, 김종서, 홍성민이 불렀으며, 김도균, 강기영, 오태호, 손무현, 김영진, 이근형, 김민기 등의 - 심지어 얼굴 보기도 힘들다던 전설적인 기타리스트 이중산마저 한 자리에서 세션에 참가했었다. 참가한 이들의 면면을 어찌 다 말로 설명할까?

 

그러나 한 번 흐르기 시작한 대세를 다시 뒤집기란 이미 역부족이었다. 락에 열광하던 젊은이들은 새로이 나타난 김완선, 박남정, 소방차등이 보여주는 세련된 댄스음악들에 매료되고 있었고, 역설적이게도 백두산의 리더 유현상이 데뷔시킨 이지연을 필두로 강수지 등의 아이돌스타들이 등장하면서 더욱 젊은이들은 굳이 락을 필요로 하지 않게 되었다. 그들이 필요로 했던 것은 그들의 젊음을 발산할 보다 새롭고 매력적인 음악이었지 그것이 굳이 락은 아니었던 때문이었다. Rock in Korea 프로젝트앨범 이후 당대 최고의 기타리스트 김도균과 자타가 공인하는 국내 최고의 보컬 임재범이 만나 아시아나를 결성하고 유럽에까지 가서 녹음해 오는 등 공을 들였지만 그조차도 쇠락하개는 락씬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화려한 불꽃놀이에 불과했다. 회광반조였달까?

 

한국 락씬이 다시 기지개를 켜기 시작하는 것은 시나위를 뛰쳐나가 한국에 새로운 댄스음악의 트랜드를 만든 서태지와 락씬을 떠나 솔로로 데뷔한 김종서와 신성우 등의 솔로가수들로 인해서였다. 분명 한국락이 그나마 90년대 한국 대중음악의 한 부분을 차지할 수 있었던 데에는 이들의 역할이 적지 않았을 것이다. 이어 다시 부활한 부활과 돌아온 시나위, 이현석, 김경호, 박완규, 그리고 메탈밴드로서는 마지막으로 10만장을 팔았던 블랙홀, YB와 자우림과 노브레인과 노이즈가든, 크라잉넛...

 

아무튼 이 노래 Rock in Korea만 놓고 이야기하자면 솔직히 나는 당시에는 이런 음악이 있는지도 모르고 있었다. 역시나 나 또한 시나위마저 잠잠해지고 당시는 김완선과 이지연에 열광하던 때라. 조금 시간이 흘러 Rock in Korea를 들었을 때도 무심히 그리 흘려듣고 있었다.

 

"양키놈들이 노래 하나는 잘 뽑아내는구나."

 

당시 내 영어실력으로 가사를 해석할 주제가 못 되었으니. 그저 어디 해외의 실력있는 밴드가 제대로 뽑아낸 음악이겠거니... 그래서 정작 이 노래를 쓴 것이 한국인이며, 이 노래를 연주하고 부른 것도 바로 한국인 김도균과 임재범이라는 사실에 더 놀라야 했었다. 과연 한국에서도 이런 음악이 나오는가... 그만큼 충격적이고 세련된 완성도 높은 사운드였고 음악이었다. 임재범의 목소리야 말할 것도 없고. 김도균의 기타와 임재범의 목소리가 만들어내는 그 강렬함이란... 그 전율은.

 

지금이야 임재범도 많이 약해졌다. 그러나 임재범의 당시 별명이 대패보컬이었다. 그냥 힘으로 우악스레 밀어올려 버린다. 때로는 강철처럼, 흠 하나 없이 매끄럽고 날카롭기까지 하다. 정말이지 당시의 임재범이 노래부르는 것을 듣고 있으면...  가끔 아시아나는 없고 외인부대 시절의 음반이 있어 듣고 있으면 남자인 나조차도 매료될 것 같다. 지금의 세월의 더께가 앉은 거친 목소리도 좋지만 역시 임재범이란 당시의 임재범이 아닐까. 그리고 그러한 임재범의 정점에 이 Rock in Korea가 있었다. 음악만큼이나 당시의 절정에 있던 그의 목소리가 아깝고 아쉬운 건 그래서다. 나이가 들어버린 지금이기에 어쩌면 더욱.

 

문득 임재범의 "낙인"을 듣다가 떠올려 버렸다. 그 시절들을. 그 시절을 불사르던 수많은 젊은 영혼과 그들에 열광하던 나 자신을. 그 시절의 김도균과 임재범과 나 자신에 대해. 말하자면 선물이다. 그 시절을 꿈꾸고자 하는 그런 나 자신을 위한. 다시 돌아오지 않을 시간들에 대한. 그 꿈들에 대한.

 

추노의 OST '낙인'은 드라마부터 보고 나서 한 번 올려보련다. 기왕에 OST를 올리고 하자면 일단 드라마부터 봐야겠어서. 재미있다고들 해서 호기심이 있었는데 임재범의 목소리가 불을 질러 버렸다. 먼저 드라마부터 보고 그 다음 이야기를 시작해 보자. 재미있을까? 이 노래만큼만 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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