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일반

내가 청춘불패와 구하라에게 바라는 것...

까칠부 2010. 2. 8. 07:35

아마 내가 청춘불패에 대해 비난만 한다고 여기는 사람들이 꽤 되는 모양이지만, 그러나 오히려 그동안 청춘불패에 대해 써놓은 글을 보면 칭찬하는 쪽이 압도적으로 더 많았다. 특히 초반에 그같은 칭찬이 집중되고 있는데, 그 이유란,

 

"자연스럽다."

"순수하다."

 

지금도 내가 청춘불패에 대해 호의적인 평가를 내릴 때 그 기준이 그것이다. 얼마나 자연스러운가. 얼마나 억지스러운 것 없이 자연스럽게 본연의 순수한 모습을 내보이는가. 그래서 항상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장면이란 함께 일하고 놀며 스스럼없이 어울리는 장면들이다. 그런 가운데서 나오는 이야기들과 행동들이 그리 좋은 것이다.

 

그리고 그래서 또 내가 항상 비판하는 것이 그런 억지스런 부분들이다. 예능한다고 하지? 차라리 자연스럽게 예능을 하더라도 잘 하면 모르겠다. 예능이라는 것을 한껏 티를 내며 그저 아이돌의 서툰 재롱이니 웃어달라 구걸하는 모양새란. 표현이 지나친가? 그러나 느끼기가 그렇다. 아직 웃음을 줄만한 예능감도 아닌데 그래도 웃어달라 보채는 모습을 보면 우습기보다는 안쓰럽고, 솔직히 짜증난다.

 

내가 캐릭터와 관계를 강조하는 것도 그래서다. 캐릭터와 관계를 가지고 상황으로써 웃음을 만들면 그만큼 더 자연스럽게 별 힘을 들이지 않고서도 웃음을 만들 수 있다. 그리고 그 무기는 바로 아이돌이라는 자신과 그네들의 그 순수함이다. 착하고 밝고 상냥하고 살갑고 개구진 그대로. 그냥 그렇게 캐릭터대로 관계대로 상황 안에서 자연스레 어울려 놀면 되는 것이다.

 

초반에는 그런 게 있었다. 아직 많이 서툴고 어색하지만 억지스런 예능보다는 그저 어울려 노는 것이 있었다. 대화도 자연스러웠고, 행동이라는 것도 튀지 않았고, 그래서 서툰대로 그런 모습들이 좋았다. 그래서 이대로만 조금 더 나아진다면 훌륭한 예능이 될 수 있으리라.

 

그러나 유치개그에서부터 어긋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매번 콩트를 짜고, 개인기로 웃기려는 부분들에서. 자연스런 관계도 무너지고, 순수했던 캐릭터도 사라지고, 그저 어설픈 예능만 남게 된 것이다. 말하지만 어설픈 예능을 볼 거면 더 잘 만든 다른 예능을 본다. 그것은 청춘불패의 강점을 포기하고 도리어 약점을 내세워 경쟁하자는 꼬라지다. 내가 불편해하고 짜증을 부린 것은 그래서.

 

구하라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구하라의 초반 플레이는 참 자연스러웠다. 그게 너무 좋았다. 자연스러웠는데 사랑스러웠다. 자연스러웠는제 유쾌하고 재미가 있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구하라도 예능을 하기 시작하더라는 것이다. 그것도 되도 않는 개인기로. 어색하고 부대끼고 무엇보다 아직은 어설픈 그런 것들이 거슬리고,

 

그래서 지금도 내가 요구하는 바는 한 가지다. 자연스러우라. 자연스럽게 놀라. 자연스럽게 어울려 놀면서 그동안 보여주었던 순수를 보여주라. 분량에 대한 걱정따위 없이 그저 어울려 놀며 즐거운 웃음을 지어 보이라. 그러면 시청자도 어느새 함께 따라 웃을 것이니. 본연의 모습으로. 그 또래 아가씨들다운 활기와 애교로서.

 

한 마디로 예능을 하지 말라는 것이다. 예능을 하지 말고 관계를 만들고 그 안에서 자기 자리와 역할을 만들어 그저 자연스럽게 어울려 놀라. 굳이 웃기려 하지 말고, 터뜨리려 하지 말고 그런 자연스러움 속에 자신의 매력을 보여주라. 내가 좋아했던 게 그것이었으니까.

 

그러나 표현이 너무 과격했던 것일까? 아마 그것이 예능을 하라는 말로 잘못 전달된 모양이다. 캐릭터나 관계가 결코 그런 예능은 아닐 텐데. 내가 말하는 예능감이란 것도 그렇게 억지예능으로 웃기는 그런 예능감이 아니다. 자연스럽게 본연의 개성으로, 예능이 재미있어서라기보다는 사람 자체가 재미있고 좋아서 웃고 마는 그런 예능감이다. 구하라에게도, 그리고 청춘불패 멤버 모두의 유기적인 관계 안에서도 그런 게 있다고 보았기 때문에. 그것을 이미 확인했다고 믿도 있기 때문에.

 

다시 말하지만 나는 구하라가 예능을 하기를 바라지 않는다. 억지로 예능을 하고 웃기려 하기를 바라지 않는다. 자연스럽게 어울려 놀기를 바란다. 그러면서도 프로그램 안에서 묻히지 않도록. 묻히지 않고 자기 매력을 드러낼 수 있도록. 아이돌로서 사랑받을 수 있도록. 청춘불패 역시 마찬가지다. 내가 항상 일관되게 지적해 온 바,

 

"자연스럽게, 그리고 순수로서."

 

물론 이것은 나라는 한 개인의 일방적인 취향에 불과하다. 아마 저같은 서툰 예능도 좋아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어쩌면 그런 사람들이 더 많을지 모른다. 그러나 그렇더라도 나는 그런 것들에 전혀 동의하지 않는 터라. 그런 사람들은 그런 사람들이고 나는 나라.

 

나는 결코 객관적으로 글을 쓰지 않는다. 철저히 주관적으로 쓴다. 오로지 내 입장에서만.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것은 그런 것이라. 받아들이거나 말거나 어찌되었거나 그런 것들이라. 오로지 일방적인 이기이며 주관일 뿐이라.

 

아무튼 그래서 내가 가장 보고 싶어하는 게 있다. 바로 카라베이커리에서 보여주었던 구하라의 눈웃음이다. 눈썹을 살짝 치켜 올렸다가 눈꼬리를 내리는, 그거 진짜 귀엽고 매력적이던데. 예전 어디선가도 그런 눈웃음을 보였었다. 그것을 보면서 왜 니콜이 그리 구하라의 눈웃음을 가지고 탓하는가 알 수 있었다. 그리 예쁘고 귀여워서.

 

그런 자연스런 표정을 카라베이커리만이 아닌 청춘불패에서도 보여줄 수 있다면. 예능을 하려는 표정이 아닌 자연스럽게 즐기는 그런 표정들을 지어 보일 수 있다면. 내가 바라는 것인데...

 

그래서 항상 강조하는 바, 캐릭터를 만들라. 관계를 만들라. 그리고 상황을 만들라. 그 안에서 그리고 부담없이 거리낌없이 자연스럽게 어울려 놀라. 즐기면서. 그 말을 하고 싶었던 것이다. 그 이상을 바라는 것이 아니라. 더 대단한 것을 바라는 것이 아니라.

 

나는 구하라에게 청춘불패에서 에이스가 되거나 남다른 예능감으로 예능돌이 되기를 바라지 않는다. 아니더라도 상관없다. 단지 자연스럽지 못하다는 것이. 그리고 더 많이 보지 못한다는 게. 그런 것이다. 그를 위해서. 단지.

 

가끔은 글을 쓰다 보면 나 자신이 글을 주체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글은 때로 살아있는 생물과도 같다. 한 순간 집중력을 잃으면 글은 멋대로 살아 날뛴다. 간만에 리플을 읽어 보니 또 그런 오해가 있는 터라. 모두 내 잘못이기는 하지만.

 

아, 참고로 나는 리플이 넉 줄 넘어가면 잘 안 읽는다. 내 경험상 리플이 길면 좋은 내용이 없다. 괜히 피곤해지기만 하고. 그래서 리플은 길면 어지간하면 스킵한다. 그 점 이해해 주었으면 하고. 그렇다는 것이다. 그냥. 아무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