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불만이 많았다. 왜 굳이 아이돌로서 하지 않아도 될 이야기를 방송에 나와 하도록 하는가. 과연 DSP는 구하라에 대한 어떤 생각이 있는 것인가.
그런데 오늘 포털을 뒤지다 문득 한 기사를 보고서 생각을 달리 하게 되었다. 설마 DSP는 구하라를 올해 한 번 제대로 밀어볼 생각인가.
내가 구하라에 대한 어떤 루머를 듣고 가장 놀란 것이 아직까지 구하라가 건재해 있다는 것이었다. 물론 당시까지도 DSP는 구하라에 대한 입장을 정하지 못한 듯 미디어를 통해서는 아직 전면에 나서지 못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여전히 구하라는 아이돌로서 활동하고 있었고 카라팬이 아닌 가운데서도 지지자들이 적지 않았다. 더구나 구사인볼트로 제대로 대중의 관심을 받으며 인기까지 높아지고 있었으니...
내가 구하라의 스타성에 대해 주목한 것도 바로 그를 통해서였다. 결코 쉬운 게 아니거든. 어지간한 인기 연예인도 그만한 루머가 돌고 나면 타격이 작지 않을 것이다. 하물며 아직 어린 신인이고 아이돌인데. 스타의 가장 중요한 자질은 안티마저도 팬으로 만드는 것. 아니 설사 여전히 안티로 남아 있으면서도 스타로서 각인케 하는 것이다. 구하라에게는 그런 것이 있지 않은가.
그런데 문제가 남는다. 아무리 그렇더라도 그런 치명적인 루머는 언제 터질 지 모르는 폭탄의 뇌관과 같은 것으로 남아 있게 된다. 지금은 괜찮을지 몰라도 나중에 어느 순간 터져나와 당사자에게 더 큰 치명적인 사처를 입힐지 모른다. 아마 그 때문에라도 DSP는 그동안 구하라를 숨겨두었던 모양이지만.
그런데 상황이 바뀌었다. 구사인볼트는 어쩌면 DSP로서도 예상치 못하게 구하라를 대중과의 전면에 나서도록 만들고 말았다. 인지도가 높아지고 인기도 높아지고 이제 다시 뒤로 물려 감추지도 못하게 되었다. 청춘불패에서의 예상치 못한 활약은 더욱 구하라에 대한 대중적인 호감을 높이게 되었고. 그러나 역설적으로 그것은 아직 그 폭탄의 존재에 대해 모르는 사람들에게까지 그 사실을 알릴 수 있는 양날의 칼과도 같았다. 더 드러내려 해도 그것이 문제고, 감추려고 해도 또 그것이 문제가 되고 마는.
사람의 심리라는 게 그런 게 있다. 감추면 더 보려 한다. 그래서 보이지 않으면 그때는 상상으로라도 그것을 보고 만족하려 한다. 의심하는 그 자체로 만족해버리는 것은 그래서다. 의심하는 그 자체만으로 자신의 현명함에 감탄하고 마는 것들이 그런 경우들이다.
구하라가 대중으로부터 자신을 마냥 감추고 있을 수만은 없는 이유다. 다른 아이돌처럼 적절히 감추고 이미지를 관리하고... 그러나 그것은 도리어 더욱 대중의 호심을 자극하고 관심을 왜곡하기 쉬울 것이었다. 따라서 구하라에 대한 전략은 다른 아이돌과는 다를 수밖에 없었다. 아니 달라야만 했다.
강여상이 지은 육도에 그런 계책이 나온다. 만일 적이 불을 질러 공격해 온다면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 가장 좋은 방법은 바로 바람이 부는 방향으로 마주 불을 질러 그리로 도망치는 것이다. 이미 불탄 자리를 다시 불길이 태울 수는 없을 것이므로.
청춘불패는 그런 점에서 좋은 기회가 되었다. 청춘불패에서 구하라는 망가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으며 그 솔직하고 털털한 모습으로 대중적 관심과 인기를 모으고 있었다. 망가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그리고 아이돌답지 않게 솔직하고 털털하고... 기왕에 감추기보다 오히려 더 적극적으로 솔직하게 털어놓음으로써 아예 감춰진 부분 자체에 대한 호기심을 덜어낼 수 있지 않을까.
실제 이제 와서는 누군가 그같은 루머에 대해 끄집어내도 사람들이 별 관심이 없는 인상이다. 이것저것 저렇게까지 털어놓았는데 뭐 그런 것까지 가지고 그러느냐. 차라리 예쁘고 귀여운 아이돌 모습 그대로였다면 그것이 다시 치명적인 독이 될 수 있었을 테지만, 워낙 이미 망가질 것은 다 망가진 뒤라 그러거나 말거나. 사실상 그 폭탄의 효력은 다한 것이나 다름없이 되어 버렸다. 굳이 두려워할 것이 없을 정도로.
역시나 내가 구하라에 대해 감탄하는 부분인데, 지금 구하라가 출연하는 프로그램마다 구하라를 언플용 소재로 삼는 것이 괜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같은 치명적인 루머에도 굳건히 구하라를 지켜주던 팬의 존재와, 그리고 그것을 알고 있고 확신까지 함에도 오히려 팬으로 돌아선 더 많은 예전의 안티들의 존재가. 스타라는 게 바로 이런 것일 텐데...
즉 바로 이런 것들이 DSP가 노리던 것이 아니었을까 하는 것이다. 더불어 아예 크게 털어내고 기회가 되었을 때 구하라를 띄우자. 구하라가 방송에서 말한 연기공부를 하겠다는 것도 아마 그와 관계가 있지 않을까. 아마 작년 초엽처럼 그렇게 구하라가 묻힌 채였다면 전혀 생각도 않았을 테지만, 구하라가 이미 스스로의 힘으로 기회를 움켜쥔 뒤이니 기획사 입장에서도 이를 내버려둘 수는 없을 것이다.
더불어 한승연이나 박규리에게도 뭔가 변화가 있지 않을까. 구하라만 혼자 치고 나가면 팀의 균형이 무너진다. 88라인에도 무언가 변화가 있어주어야 팀의 안정성이 유지된다. 육감대결을 그만둔 것과 그것은 관계가 있지 않을까. 한승연과 박규리, 그리고 니콜... 강지영도...
아무튼 지켜볼 가치는 있겠다. 올 한 해 DSP의 카라에 대한 전략이 어떠한가. 아마 그 첫머리는 이번에 나오는 미니 3집이 열게 되겠지만, 그 무대에서도 그 단초를 볼 수 있지 않을까.
물론 뻘스런 근거 0%의 망상에 불과하다. 내가 DSP관계자도 아니고, 거기에 지인이 있는 것도 아니고, 다만 기대해볼 가치는 있지 않은가 싶은 것이다. 어떨까. 과연... 망상이 망상이 아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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