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어느 가수의 일화다. 상당히 가창력으로 인정받고 있는 가수인데, 아직 데뷔하기 전이었던가 어느 음악프로그램에 나와 노래를 부른 적이 있었다. 그때 진행자가 그 가수에게 물었다.
"왜 그 노래를 골랐어요?"
그러자 아직 데뷔하기 전이던 가수는 그리 대답했다.
"이 노래가 내 노래실력을 가장 잘 드러내 보일 수 있을 것 같아서요."
어려운 노래를 어렵게 멋지게... 사실 지금도 그렇게 마치 노래를 곡예취급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노래가 너무 어렵네, 그만큼 부르는 것도 잘 부르는 것이네,
지금도 가끔 동영상이 돌곤 하는 어느 가수의 노래가 그리 안쓰러운 것은 그래서다. 조금 더 쉬운 노래였다면 어땠을까. 조금 더 쉽게 굳이 고음이나 호흡을 필요로 하지 않는 노래였다면.
노래를 쉽게 불러야 하는 이유는 노래를 부르는 것이 전부가 아니기 때문이다. 멜로디와 리듬을 따라가기도 급급해서야 어찌 듣는 사람에게 노래가 전하고자 하는 바를 제대로 전할 수 있을까. 노래를 부르는 가수부터가 힘에 부쳐 헐떡이고 있는데 과연 듣는 사람이 노래를 제대로 듣고 감상할 수 있을까?
그래서 자기 역량을 아는 것도 실력인 것이다. 그리고 컨디션까지 고려해 여력을 남겨두는 것도 능력인 것이고. 적당히 여력을 남기고 항상 최선을 발휘할 수 있도록. 그것이 무대에 서는 프로의 자세일 텐데.
하긴 아직 신인이지. 신인치고는 나이가 많다고 해도 아직 신인인 것은 분명하다. 그렇게 무대 위에서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성장하는 것일 테지만. 신인 때 삑사리 한 번 안 내보고 크는 경우는 못 본 것 같다. 결국은 가사를 씹는 것도 너무 높은 허들에 도전하는 때문이라.
결론은 가수란 그렇게 무대 위에서 완성된다는 거겠지. 과연 어떤 형태로 완성될 것인가는 나중 문제더라도. 과연 어떨까. 지금은 그렇지만... 그렇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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