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일반

아이돌의 눈물과 영웅이 되고 싶은 기자...

까칠부 2010. 2. 15. 19:25

영웅이 있다. 한때 세상을 떨어울리던 영웅이었다. 누구 하나 그에게 빚을 지지 않고 사는 이가 있을까. 그러나 시절이 바뀌고 영웅은 죄인이 되어 처형장으로 향한다.

 

아이가 보이자 영웅은 부탁한다.

 

"저기 물 좀 주겠니?"

 

그러나 아이는 영웅에게 돌을 던질 뿐이다.

 

"그런 것 없어, 죄인 주제에!"

 

그리고 아이는 돌아와서 자랑한다.

 

"영웅에게 돌을 던졌어!"

 

나이 먹어 자식과 손자에게도 자신의 영웅담을 전한다.

 

"영웅이 있었는데 내가 그에게 돌을 던졌거든?"

 

승냥이가 더욱 용맹스러워지는 것은 상처입은 짐승 앞에서다. 사냥꾼은 쫓던 짐승이 상처입었음을 알았을 때 더 고무되고 용기를 내게 된다.

 

연예인의 눈물이란 바로 그 상처와도 같다. 연예인이 흘리는 눈물이란 상처에서 흐르는 피다. 이제 저들은 확인했을 것이다.

 

"나의 댓글이 확실하게 연예인에게 상처를 입혔구나."

 

대인기피증? 자기비하? 그거야 말로 훈장이다. 자살을 했더니 왜 자살을 했느냐며 타박하는 것들이 그런 것들이다. 자살을 하니까 그게 대중에 대한 협박이라며 오히려 윽박지르는 것들이 그런 것들이다. 무슨 동정이라도 해주기를 바랬던 것일까?

 

오히려 그들은 더 기세등등하다. 그들의 리플이, 게시물이 한 인간을 저렇게까지 나락으로 떨어뜨렸다는 것을 알게 되었으니까. 그것은 사냥꾼에게 있어 긍지다. 스케빈저에게 있어 자존심이다. 이제 더욱 물어뜰어 아예 일어서지 못하도록 하는 것만이 남았을 뿐.

 

이제는 관심없던 쓰레기들까지도 물어뜯을 것 없나 달려들게 생겼다. 이유가 따로 있어서가 아니라 약한 모습을 확인했기 때문에. 확실히 상처를 입힐 수 있으리라는 것을 눈으로 확인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방송에서 눈물을 흘리게 하다니. 설마 모르고 그런 것일까? 연예부 기자 쯤 되어서 그런 네티즌의 속성을 몰랐을까? 아니면 알고서도 그런 것일까? 의심이 들지 않을 수 없다.

 

아무튼 참 당분간 또 시끄럽게 되었다. 그동안 거의 묻히는 분위기였는데. 어찌되었거나 사실이라며 은근히 부추기는 쓰레기들은 더 골치. 한참의 시간이 또 필요할 것 같다. 젠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