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일반

청춘불패 - 게스트는 탁월한 선택인 것 같다...

까칠부 2010. 2. 20. 07:13

아무래도 멤버들 사이에 적극적인 관계가 부족하다 보니 확실히 외부게스트가 등장하면 프로그램에 활기가 돈다. 역시 사건의 중심이 없기 때문이다. 상황을 만들고 멤버들을 끌어들일 중심이 없다 보니 외부게스트의 등장이 사건이 되면서 그만큼 반응할 여지가 생기는 것일 게다.

 

아무튼 기대한대로 재미있었다. 무엇보다 억지예능을 하지 않게 된 게 좋았다. 하긴 그동안도 게스트 나오고 하면 억지예능은 없었다. 게스트를 중심으로 상황을 만들고 노는 게 많았지. 나도 처음에는 게스트 들이는 것에 반대하는 입장이었는데 이제 와서 보니 게스트가 최선인 것 같다. 흐름이 좋다.

 

특히 마음에 들었던 것은 구하라. 얼핏 병풍인 양 분량이라고는 거의 없지만 그러나 자연스럽다는 게 중요하다. 말도 별로 없고 드러난 것도 별로 없지만 열심히 버섯을 나르며 일하는 것 하며, 두부 젓는 와중 희철이 와서 한 마디 했을 때 반응하는 것 하며 오히려 더 눈에 띄었다. 의외로 분량이 되는가 싶었는데 정작 보니 그게 거의 전부더라. 그러나 그런 것으로 좋은 것이다. 자연스럽게 그런 식으로 하다 보면 또 자연스럽게 캐릭터도 나오는 것이고, 가능성만 충분하다면 그것으로 자기 역할도 찾을 수 있을 것이고.

 

가장 재미있었던 것은 선화와 니콜과 효연의 백지트리오. 니콜이야 예상했었고, 효연도 해외파인가? 하긴 구하라도 은근히 백지캐릭터라. 효민은 병풍캐릭터에 아주 안착한 것 같고, 현아는 징징캐릭터에 PD컨셉을 더해 차지한 것 같고, 써니는... 의외로 써니는 이것저것 많이 하는데 역시 캐릭터가 없다. 오히려 써니의 캐릭터는 김신영과 효민에 의해 나온다 할 정도다. 김희철의 말처럼 닭에 묻어가는...? 모두가 두부먹고 있는데 혼자서 일하는 자세를 취한 것은 희철의 조언이었을까? 써니의 감각이었을까? 써니의 캐릭터가 어디로부터 비롯되었는가를 상기시키는 장면이었다. 남는 건 유리 하나인데... 흠... 요즘은 군민며느리도 시들해서. 태우와의 러브라인이 아쉬울 수 있겠다.

 

그리고 성인돌 나르샤의 새로운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늘 주책만 부리다가 다들 어리다고 게스트들과 놀고 있을 때 혼자서 부엌에서 전을 부치던 모습.

 

"저 어린 것들을 시킬 수도 없고..."

 

그게 또 어른이라는 거니까. 오늘 나르샤가 가장 돋보였던 장면이었다. 게스트가 왔을 때나 전화연결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반응하며 분량을 만들었던 것도 나르샤.

 

그럼에도 역시 가장 좋았던 것은 어느 한 개인의 개인기에 의지한 분량이 없었다는 거다. 김신영조차 개인기를 자제하고 있었다. 그 결과 이야기가 만들어졌다. 파편화된 개인기가 아닌 관계에 의한 이야기였다. 여기서 소외되어 있다는 것이 구하라와 유리의 한계이기는 하지만, 그러나 구하라는 사이사이 일하는 모습을 통해 자기를 보여주고 있었으니. 그것도 한 가능성일 것이고. 유리만 어떻게 해결된다면.

 

재미있었다. 슬슬 청춘불패도 안정을 찾아가는 모양이라. 다만 다음주 MBC가 파업을 하느냐의 여부가. MBC가 파업하면 아무래도 KBS 예능 보고 시시덕거리기가 미안해진다. 아마 파업을 하게 되면 그 동안의 분량은 미뤘다 봐야 하지 않을까. MBC의 승리를 기원하며... MBC 노조 파이팅~!!

 

 

그나저나 어제는 이래저래 일이 좀 꼬여서 본방을 놓쳤는데, 그런데 인터넷 다시보기로 보니까 편하긴 하네. 괜히 거슬린다 싶으면 스킵하고 보면 되고, 놓친 장면이다 싶으면 다시 앞으로 돌려서 봐도 되고, 그러나 역시 방송은 본방이라. 아무튼 덕분이 무척 피곤타. 졸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