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청춘불패에 출연중인 G7 가운데 대중적인 인지도가 가장 낮은 멤버 둘이 누구냐면 한선화와 효민이다. 어쩔 수 없다. 소녀시대, 카라, 브아걸, 포미닛, 티아라, 시크릿 이렇게 소속 걸그룹을 놓고 보았을 때 가장 떨어지는 것이 뒤의 둘, 티아라와 시크릿이니.
즉 어느 정도 망가지더라도 가장 부담이 없는 멤버가 바로 이 둘, 한선화와 효민이더라는 것이다. 그나마 효민은 최근 티아라가 대박을 터뜨린 덕에 어느 정도 인지도도 오르고 했던 탓에 한선화와 효민 사이에도 그만한 격차가 존재한다. 효민이 한선화가 될 수 없고 한선화가 효민이 될 수 없는 이유다.
그래도 티아라 멤버인 효민이 한선화처럼 백지캐릭터로 굴욕을 자처한다? 인지도야 올릴 수 있겠지만 티아라에 어떤 도움이 될까. 그러나 시크릿같은 말 그대로 알려지지조차 않은 걸그룹에게는 그조차도 감지덕지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 대신 효민에게는 써니와 김신영을 이용하는 선택지가 주어졌다. 써니에게 빌붙고 김신영에게 구박당하고. 백지캐릭터로 자력갱생해야 하는 한선화와는 다른 위치다.
그렇다면 유리나 구하라는 어떨까? 유리는 더 선택의 여지가 없다. 그래도 소녀시대의 멤버다. 과연 소녀시대의 멤버가 효민이나 한선화처럼 망가질 수 있을까? 자신은 어떨지 몰라도 팀과 소속사에서 그것을 원하지 않는다. 팬들도 마찬가지다. 차라리 병풍인 채로 있는 것이 낫다.
구하라도 그렇다. 팀만 놓고 본다면 카라가 소녀시대에 미치지 못하지만 개인적인 인지도로만 본다면 구하라가 결코 소녀시대에 뒤지지 않는다. 단지 소녀시대와는 달리 그저 막연한 호감만을 갖는 라이트팬이 많아서 문제지. 그런 구하라가 한선화처럼 바보가 되고, 효민처럼 궁상이 되고, DSP가 아무리 막장이더라도 그런 것까지 허용하지는 않을 것이다. 아니 DSP가 허락하더라도 제작진이 그렇게까지 하고 있다면 제작진 자체의 자질문제라 할 수 있다.
현아의 막내캐릭터가 과연 포미닛이나 현아 개인의 솔로활동에 영향을 미치는가. 오히려 호의적으로 작용한다. 나르샤의 성인돌 캐릭터도 그녀의 나이와 어우러지며 그녀의 이미지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써니 역시 마찬가지다. 예능에서의 캐릭터란 그래도 자신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아예 무명이면 비호감으로서라도 사람들에게 인지도를 높일 수 있으면 좋은 것이고, 어느 정도 인지도가 있으면 호의적인 시선을 늘릴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또 프로그램에서의 캐릭터도 오래 간다. 과연 프로그램에서의 캐릭터로 급속히 이미지가 소모되면 그 캐릭터가 지속될 수 있을까.
그래서 한선화는 백지일 수 있었다. 효민도 병풍일 수 있었다. 그러나 그렇기 때문에 유리나 구하라는 백지일 수도, 병풍일 수도 없었다. 그러면 어찌해야 하는가...
결국 같은 글을 두 번 쓰는 셈인데, 한 마디로 내버려두는 수밖에 없다. 더 망가뜨릴 수 없으면 망가뜨리지 말고 내버려두라. 그나마 유리에게는 김태우가 있다. 김태우와의 러브라인은 여전히 살아있고 군민며느리 캐릭터도 남아 있다. 그것을 어떻게 살리는가는 제작진의 책임이고 그 안에서만 충실해도 유리는 살아난다.
구하라 역시 경우는 상당히 다르지만 결론은 마찬가지다. 지금도 청춘불패 관련 기사를 보면 방송분량과는 상관없이 가장 많이 언급되는 멤버 가운데 하나가 바로 구하라다. 그만큼 구하라에 대한 대중적인 인지도가 높다는 뜻이고, 따라서 그것은 프로그램에 있어 구하라의 상품성이 그만큼 높다는 뜻이기도 하다. 비록 구하라가 망가지기도 잘 망가지고 굴욕도 잘 당하지만 그렇다고 일정 선을 넘는 것은 프로그램 입장에서도 꺼려할 바라는 것이다. 그것은 곧 프로그램이 갖는 소중한 상품가치를 훼손하는 것이므로. 구하라가 망가지고 굴욕을 당해 재미있는 것도 그것이 구하라이기 때문이지 구하라의 가치가 훼손되고서는 그것도 의미가 없는 것이다. 지금의 유치개그처럼. 과연 프로그램 입장에서 구하라를 더 망가뜨리려 할 것인가.
그렇다고 구하라에게 청춘불패의 에이스 역할을 대놓고 맡기려 해도 그것도 문제다. 그러기에는 카라의 인지도가 소녀시대만큼 안 되고, 구하라의 나이는 현아보다 겨우 한 살 많을 뿐이다. 더구나 다른 걸그룹과의 형평성도 문제라는 것이 크다. 역시나 유리와 마찬가지로 더 망가뜨리지도 못하고, 더 띄워주지도 못하고,
사실 프로그램 초반 구하라가 잘 나가고 있을 때 조금만 신경썼으면 고민할 것도 없는 문제였을 것이다. 그러나 좋은 시절을 유치개그로 허비한 탓에 결국 이제 남은 선택지는 한 가지라 할 수 있다. 조금전에도 썼던 그대로 내버려두는 것. 내버려두는 것이다. 더 망가뜨릴 수도 없고 더 띄울 수도 없다면 어쩔 수 없이 자연 그대로 방치하는 수밖에. 그러고 나서 그 안에서 자기 개성을 드러낸다면 그것으로 캐릭터를 삼는 것이고, 아니더라도 기본적인 존재감은 있으니 그것으로써 분량을 삼으면 되는 것이고.
어차피 구하라나 유리나 병풍으로 내버려두어도 언젠가는 자신을 드러낼만한 존재들이라는 것이다. 그만한 인지도가 있고 그만한 매력이 있다. 굳이 지금 드러내려 하지 않아도 사람들이 알아서 찾아보고 알아서 주목한다. 아주 작은 움직임조차 크게 드러나고, 아주 작은 움직임에조차 크게 드러날 수밖에 없다. 초반 통편집으로 존재감 제로였던 효민과 선화와는 조건이 달라도 너무 다르다. 병풍이지만 그러나 결코 병풍이 될 수 없는 그런 캐릭터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렇다면 그냥 내버려두는 것이다. 그냥 내버려두어도 그림이 된다면 내버려두고 잠시잠깐 존재감이나 드러낼 수 있으면 되는 것이다. 망가져서 캐릭터를 얻는 것은 그렇게라도 해야 하는 멤버들에게 맡기고, 더 망가뜨릴 수 없는 캐릭터에 대해서는 그냥 그대로. 그러면서 얻어지는 자연스런 것으로써. 그것으로도 충분하다면 당장은 그리할 밖에. 괜히 무리하기보다는.
어쩔 수 없다. 아마 당분간은 꽤나 어색하고 서운할 것이다. 혼란스럽기도 하고 당황스럽기도 하고. 그러나 이것이 정답이다. 구하라가 효민이 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선화가 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현아와 나르샤도 그들이기에 할 수 있는 캐릭터들이다. 유리의 영역을 넘보기도 써니의 영역을 넘보기도 그렇다. 그렇다고 따로 캐릭터를 부여할 수 있는 역량이 제작진이나 MC에 있는가. 아니라면 그냥 되는대로 내버려둘 밖에. 말했듯 구하라나 유리나 그냥 있는 것만으로도 존재감이 드러난다. 써니와도 다른 부분이다.
아무튼 당분간은 병풍 구하라를 받아들여야 한다는 말이다. 다시 치고 올라갈 기회가 주어질 때까지 분량이 줄어든 채 조용히 이제까지 들뜨고 헝클어진 자신을 추스려야 한다. 먼저 유치개그를 버리고, 그동안 억지로 망가지려던 것을 버리고, 이제까지의 예능을 버리고 자연스런 자신으로. 어떻게 자연스런 자신을 관계 속에 이야기를 만들어가며 어필할 수 있는가.
확실히 메인MC의 부재가 드러나는 부분이다. 이런 때 구하라에게서 없는 가능성이라도 끌어내 새로운 캐릭터를 부여할 존재가 없으니. 결국은 스스로 자연스럽게 프로그램 안에 녹아들면서 천천히 고민할 문제다. 역시 제작진이나 MC도. 물론 김신영 빼고. 김신영과 얽혀서 좋을 것 없으므로.
어찌되었거나 구하라는 병풍이 되었어도 구하라라는 것이다. 병풍이 되었어도 오히려 그것으로 관심을 받고 마는 것이 지금의 구하라라는 것이다. 효민이나 선화와 비교할 것이 아니라 그런 점을 보아야 하지 않을까. 구하라는 구하라일 수밖에 없음을. 거기에 고민도 있는 것이겠지만. 그렇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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