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일반

조권과 아이돌 예능...

까칠부 2010. 2. 22. 10:46

역시나 청춘불패 시작할 때, 그리고 패떴에 윤아가 출연한다 했을 때 걱정했던 그 함정에 조권이 빠져들고 말았구나. 엉뚱한 것은 좋다. 그러나 그것이 이상하다고 여겨져서는 안된다. 짓궂은 것도 좋다. 그러나 그것이 나쁘다거나 악하게 여겨져서는 안된다. 결코 정해진 선을 넘어서는 안된다.

 

아이돌이란 그 말 자체로서의 존재다. 어떤 구체화된 이미지다. 즉 대중의 욕망을 상업자본이 구체화하여 내놓은 상품이 아이돌이다. 그런 만큼 대중은 아이돌에게 매우 민감하게 반응한다. 일반 가수나 배우, 코미디언과는 확연히 비교되는 부분이다. 그래서 더 조심해야 하고 그래서 더 주의해야 한다.

 

그런데 그 선을 넘어 버린 모양이다. 그 대상이 지상렬이 되었어도 문제가 되었을 텐데, 하필 대중적인 인지도나 호감도가 높은 배우 윤상현이었다는 것이. 설사 그것이 연출이었다 하더라도 하필 그 대상이 윤상현이었다는 것과 그 당사자가 아이돌 조권이었다는 것이 문제가 된 것이었다.

 

이게 또 아이돌이 예능 나가서 어려운 것 가운데 하나다. 리얼버라이어티에서 자신을 드러내자면 어느 정도 망가지는 것은 필수다. 더구나 상대에 대한 공격은 상황을 만들고 캐릭터와 관계를 만드는 데 있어 중요한 과정이라 할 수 있다. 문제는 역시 아이돌이라는 것. 그 수위를 정하기가 무척 어렵다. 내가 헌터스에서 차라리 병풍이 되고 만 구하라에게 오히려 잘했다 하고 마는 것은 그래서다. 병풍이 되고 말지 예능감 자랑하자고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할까.

 

차라리 조권이 다른 아이돌과 함께 출연했으면 어땠을까. 윤아와 옥택연처럼 다른 아이돌과 출연해서 스스럼없는 관계를 만들어갔으면. 하필 또 그 대상이 윤상현이었다는 것이. 물론 예능은 예능일 뿐이라는 쿨한 대중도 얼마든지 있지만 또 남의 흠집 잡아 깎아내리지 못해 안달인 인간들도 넘치는 터라.

 

청춘불패도 마땅히 경계할 바다. 선화와 효민은 확실히 아슬아슬하다. 여기서 자칫 넘어가면 비호감 찍힌다. 아, 효민을 효데렐라로 만들어주다가 김신영이 한 번 당했다 했던가? 아이돌이란 그래서 조심스런 존재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그렇다고 내버려두기도. 뭐 기왕에 아이돌 데려다 리얼버라이어티 찍기로 한 이상 감수해야 할 바이기는 하지만.

 

아무튼 덕분에 꽤 시끄러운 모양이다. 나도 잠깐 봤는데 시끄러울만 하기는 했다. 물론 나야 그런 정도가 뭔 문제냐 싶지만 말했듯 세상에는 나같은 사람만 있는 게 아니라서. 하여튼 패떴2 제작진은 내가 그리도 투덜거리는 청춘불패 제작진만큼도 생각이 없는 모양이라. 예상을 못한 것일까? 아니면 노린 것일까?

 

제발 부탁이지만 청춘불패 제작진은 패떴2 제작진의 저 의욕과잉만큼은 닮지 말기를 바란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괜한 억지 캐릭터 억지 관계 만든다고 이상한 짓 하지 않은 것 만큼은 고마워하고 있다. 그나마 남자아이돌이니 저 정도이지 여자아이돌이 저랬다면? 정말 고마워해야 할 일이다.

 

어쨌거나 조권에게는 좋은 경험이 되었을 것이다. 그동안 너무 잘 나갔다. 한 번 쯤은 시련이 있어주어야 인간은 성장한다. 영리한 친구이니 아마 이번 경험으로 스튜디오 버라이어티와 리얼버라이어티는 전혀 다르다는 것을 깨달았을 것이다. 대중이 무한정 호의로만 대하지는 않는다는 것도. 인기란 마치 칼날 위를 걷는 것과 같아서 언제 한 순간에 훅 갈 수도 있다는 것 역시.

 

고통은 인간을 나약하게 만들지만 시련은 인간을 강하게 단련시킨다. 지금의 상황을 고통으로 받아들일 것인가. 시련으로 받아들일 것인가. 이번의 경험으로 지혜를 얻을 수 있기를 바란다. 나는 조권의 깝을 좋아한다. 깝권의 깝이 위축되지 않기를. 기대해 본다. 패떴2와는 별개로.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