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일반

구하라와 뱃살 - 속옷모델에게 포토샵은 필수다...

까칠부 2010. 2. 24. 09:32

사람의 피부 아래 근육과의 사이에는 피하지방층이 있다. 아마 다이어트에 목을 매는 사람들에게는 그리 저주스러울 수 없는 것이지만, 사실 이것은 없어서는 안 되는 부분이다.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 비축된 영양이며 또한 외부환경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완충장치이기 때문이다.

 

물론 지금에야 먹을 것이 없어 굶는 경우란 드물다. 따라서 영양을 굳이 따로 피하지방으로 비축해 둘 필요가 있는가. 그러나 인간은 그렇게 진화해왔다는 것이다. 불과 수 십 년 전까지도, 아니 지금도 내일 먹을 것을 걱정해야 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다. 더불어 추위와 더위와 요즘에는 외부의 오염물질들로부터 내부를 보호하는 것도 이 피하지방이 한다. 특히 여성의 경우는 태어날 2세를 보호해야 하기 때문에 이 피하지방층이 남자보다 더 발달해 있다. 여성의 몸이 아름다운 것은 여성의 내면을 부드럽게 감싸주는 이 피하지방층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피하지방 없이 근육이 드러난 여성의 몸은 의외로 그다지 아름답지 않다.

 

그래서 문제다. 사람들이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몸이란 이같은 피하지방이 없이 매끈함 몸이다. 넘치는 것 없이 딱 맞게 갖추고 있는 몸인 것이다. 그런데 인간의 몸에는 어쩔 수 없이 피하지방이 있다. 여성의 경우는 그것이 더 발달해 있다.

 

그래서 포토샵이 나오기 전에도 속옷모델 사진에는 보정이 필수적이었다는 것이다. 속옷 사이로 삐져나와 보이는 살들이 자칫 속옷모델들을 비대하게 보일 수 있기에, 더구나 유명 배우나 모델 쯤 되면 그것이 개인의 이미지와도 연결되므로 포토샵이 없을 때도 다양한 방식으로 이 부분을 보정하고 있었다. 아마 당시 사진들 찾아보면 역시나 속옷이나 수영복 밖으로 삐져나온 살들이 철저히 정리되어 있음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이를테면 판타지라는 것이다. 사람의 몸이 실제 그런 것이 아니라 관념적으로 그럴 것이다 믿는 것. 그러나 광고라는 것이 그런 대중의 욕망을 쫓는 것이기에 그에 맞춰 사진을 만들고.

 

구하라의 뱃살에 대한 어제의 작은 소동은 바로 그같은 판타지를 보여준다 할 수 있다. 개미허리다. 도저히 저 허리 어디에 내장이 들어 있을까 싶은 가는 허리다. 그런데도 구하라에게도 그같은 넘치는 살이 있다. 마치 잡지 속옷광고 사진의 모델에게서 비져나온 살을 발견한 것과 같은 놀라움이다.

 

그러나 또 사람들은 안다. 누구나 그런 것이 있음을. 자기에게도 그런 것이 있음을. 그래서 신기해하는 것이다. 판타지와 현실 사이에서 이런 것도 있구나. 관념적인 판타지와 실재하는 현실 사이에서 스타와 인간의 모습을 동시에 느끼는 것이다. 더불어 스타와 인간을 이원화해서 여길 수 있는 시절이기에 그것이 또 재미있게 다가오는 것이고.

 

말하자면 유희다. 마치 가면을 쓰고 벗으며 놀리듯 연예인에게서 스타의 모습을 찾았다 인간의 모습을 찾았다 비교하며 즐기는 것이다. 그리고 그 이면에는 스타에 대한 동경과 그렇기 때문에 스타와 같아지고 싶다고 하는 동질감에 대한 욕구가 있다. 말 그대로 스타이기 때문인 것이다. 아마 일반 모델이거나 잘 알지 못하는 누군가였다면 그것은 조롱과 비웃음의 대상이 되었겠지.

 

아무튼 확실히 구하라가 대단하기는 대닪한 모양이다. 내가 느낀 바로 구하라는 코어팬층이 아마 아이돌 가운데서도 그리 많은 편이 아닐 것이다. 그럼에도 전혀 다른 연예인을 좋아하면서도 구하라의 존재를 의식하고 신경쓰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다. 핵심지지층은 엷어도 그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저변이 넓다는 것이다. 이런 것을 나는 스타라 부르는데... 구하라는 이미 스타가 된 것일까?

 

DSP의 푸쉬가 더없이 아쉬운 순간이다. 유이 띄우듯이만 띄웠어도 아마... 아니다. 구하라는 그렇지 않기 때문에 구하라다. 기획사의 푸쉬를 등에 업은 유이와는 달리 어느샌가 자연스레 스며들었기에 구하라에게는 유이와 같은 안티가 없는 것이다. 굳이 의식하지 않고서도 그럴 수 있다는게 대단할 테지만.

 

아마 DSP가 가장 조심해야 할 부분이 아닐까 싶다. 너무 적극적으로 들이밀면 이제 사람들은 놀랄 수 있다. 오히려 지금처럼 적당히 뒤로 뺀 채 있는 것이 나을수도. 언제까지나 이러고 있을 수만은 없다는 것도 문제일 테지만 말이다. 알아서 잘 하겠지.

 

하여튼 구하라 뱃살 소동이야 말로 구하라의 스타성을 말해주는 것 같아 보는 입장에서 무척 재미있다. 이만한 것도 이슈거리가 되는구나. 살짝 드러난 뱃살에도 그것이 이야기거리가 되고 그 앞에서 사람들은 반응을 보이는구나. 그것도 호의로서. 앞으로가 정말 기대되는 바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