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작 신해철은 맞는 말을 했는데, 그것을 읽는 인간들이 엉뚱하게 해석하고 있으니 문제다. 한국 대중의 수준이 낮다는 게 아니라 그렇게 생각하고 음악을 해야 한다는 뜻인데.
당장 블로그만도 그렇다. 만일 내가 너무 겸손해서 방문자들이 하는 소리에 일일이 신경쓰며 글을 쓴다. 그러면 블로그 운영이 안 된다. 아니면 올라오는 글이란 남들 눈치나 보는 거짓말 뿐이거나.
그렇지 않은가? 듣는 사람에 맞춰 이리저리 말이 바뀐다면 그건 그냥 거짓말일 뿐이다. 표현이야 다를 수 있어도 누구에게든 한결같을 수 있어야 그것은 진심으로 가치가 있다 할 수 있는 것이다.
음악을 하면서 대중의 눈치를 보면서 대중의 입맛에 맞는 음악만을 쫓아가 만든다? 물론 그것도 한 방법일 수 있다. 모든 음악인들이 대중의 위에서 대중을 굽어보며 들어달라 강요할 수만은 없는 것이니까. 대중 역시 자신들이 원하는 스타일의 음악을 들을 권리가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모든 음악인들이 그러면 결국 음악이라는 게 천편일률로 흐를 수 있다는 것이다. 사실 그게 항상 문제였다. 너무 대중의 눈치를 본다는 것이. 꼭 뜰 것 같은 것들로만. 꼭 돈이 될 것 같은 것들로만. 그래서 뭐 하나 터지고 나면 모두 우우 몰려가 대세를 만들고.
음악인의 오만이란 따라서 다양성의 다른 말이라 할 수 있다. 하다못해 아이돌도 카라의 스타일이 다르고, 소녀시대가 다르고, 애프터스쿨이 다르다. 아무리 같은 시장을 가지고 다투는 아이돌이더라도 자기만의 컨셉이 있고 그것은 그들만의 자존심이다. 카라가 소녀시대를 쫓아갈 수도 없고, 애프터스쿨이 카라의 흉내를 낼 수도 없다. 각자 자기의 영역에서 대중들로 하여금 자신을 보도록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부활은 부활의 음악을 하고, 블랙홀은 블랙홀의 음악을, 넥스트는 넥스트의, 국카스텐이 넬이 될 수도 없고, 브로콜리 너마저가 장기하와 얼굴들이 될 수도 없다. 물론 대세라는 것이 있기는 하지만 그런 가운데서도 자기만의 스타일을 고집할 수도 있어야 하는 것이다. 물론 그 근저에는,
"저 자식들이 멍청해서 몰라주는 거야!"
조금은 자기기만일 수도 있다. 실제로는 음악적 수준이 낮아서 그러는 것일 수도 있다. 그러나 김태원도 말했듯 그것이 자기 음악이라 여기고 꾸준히 대중에 들려주고 자기화시키다 보면 어느 순간에는 그들이 바라는 수준에 올라설 수도 있는 것이다. 모자르다고 주눅들어 주위의 눈치나 보고 쫓아다니다 보면 그조차 안 된다. 남들 다 이미지 넣어 글 쓴다고 나까지 그러면 이 블로그의 가치가 떨어지는 것처럼 - 물론 그보다는 해보니 영 귀찮더라는 게 더 크지만 -
원래는 그런 뜻으로 한 말일 텐데, 바로 달리는 리플이란 한국 대중의 수준이 낮다... 혹은 신해철이 오만하다... 난독증도.
나도 그래서 블로그에서 내 글 제대로 읽고 리플달기 기대하는 건 이미 포기한 지 오래다. 어쩌면 꼭 저렇게 자기 식대로만 해석하려 들까. 아마 기사도 제대로 읽지 않고 리플을 다는 것일 테지만.
뭐 신해철 음악이 내 취향은 아니지만, 그러나 저런 태도만큼은 인정하고 존중한다. 최소한 신해철 정도 되는 음악인이라면 오만해질 자격이 있다. 신해철이 오만하지 않으면 누가 오만할까?
겸손이 반드시 미덕은 아니다. 겸손해서 좋은 것도 있고 겸손이 굳이 필요없는 부분도 있다. 겸손이 악이 되는 부분도 있다. 오만할 자격이 있는 자는 오만해도 된다. 내 지론이다.
따라서 이 블로그도 오만하게 운영한다. 맘에 안들면 무조건 삭제. 제발 좀 글 좀 읽고 리플을 달란 말이다. 괜히 본문 오해하게 만들 것 같은 리플은 절대 삭제다. 이 말을 하고 싶었다. 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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