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엠카의 컴백무대를 보면서 조금 충격을 받았다. 아, 이런 것도 있었구나...
이제까지 나도 성숙미를 보여준다 하면 어떤 섹시함을 떠올렸거든. 조금은 자신을 드러내는...
그러나 자신을 드러내는 데는 몸을 드러내는 것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내면의 자신감. 당당함.
갓 성인이 되어 세상에 나왔을 때는 그런 게 있다. 세상이 내 것 같고,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을 것 같고, 그러면서도 약간은 두렵기에 오히려 자신을 내세우게 되는, 그런 당당함, 자신감.
오늘 카라의 컴백무대를 보면서 느낀 게 그것이었다. 섹시함? 그런 건 티아라에게 주면 좋을 것이다. 티아라는 확실히 섹시했다. 대신 카라의 무대는 상큼발랄했다. 몸을 드러내는 섹시함보다는 그같은 자연스런 당당함과 자신감을 드러내는 상쾌함이었다.
성장한다는 것일 게다. 바로 이런 것이 성숙했다는 것일 게다. 오롯이 서는 것. 올곧이 바라보는 것.
그런 점에서 정장은 무척 잘 어울렸다. 역시 성인식에는 정장이다. 단정하게 차려입고 당당하게 자신을 드러내고 뚜벅뚜벅... 비상구춤은 또 그래서 그런 것에 아주 잘 어울리고 있다.
하긴 강지영이 아직 열일곱. 섹시함으로 나가기에는 너무 어리다. 구하라와 니콜도 이제 스물. 섹시함까지는 너무 이르다. 오히려 딱 이 컨셉이 맞는다. 강지영에게는 어른에 대한 동경이, 구하라와 니콜에게는 지금 그녀들이 살고 있는 시간이, 박규리와 한승연에게도 역시 현재진행형일 테고.
특히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은 쉽사리 소모되지 않으리라는 안심이었다. 뮤직비디오를 보면서도 그런 것을 느꼈지만 이번 컴백무대에서는 자칫 섹시함이 줄 수 있는 그런 음습함이나 끈적거림이 전혀 없었다. 섹시함이 주는 유혹이란 한 순간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도 하지만 그만큼 거부감이나 거리낌을 불러일으키는 요소이기도 하다. 당장은 좋아도 마음 한 구석의 그런 음습함은 어느샌가 거리를 두게 만든다.
그러나 이렇게 여성성을 드러내면서도 여성이기 이전에 한 인간으로서의 명쾌함을 드러내고 나면 거리낌을 가질 이유가 없는 것이다. 저렇게 스스럼없이 자신을 드러내는 당당함에 거부감을 갖는 사람은 드문 것이다. 상쾌하다는 거다. 산뜻하다는 것이고. 그래서 더욱 거리감 없이 다가갈 수 있다는 뜻일 테고.
그것은 이전까지의 귀여움에 이어지는 친근함이며 친숙함이다. 아직 어리다고 하는 마음놓임이 친근함으로 친숙함으로 이어졌듯, 어떤 그들도 없이 당당하고 솔직하게 다가서는 모습에서 다시 거리감이 사라지고 스스럼없이 마음을 놓게 만든다. 자칫 선정적일 수 있었던 미스터에서의 엉덩이춤이 유쾌발랄한 귀여움으로 다가설 수 있었던 것처럼. 이제까지의 강점을 버리지 않으면서도 새로운 강점을 찾아내는.
과연 이것이 DSP라는 기획사의 작품인가. 아니면 카라의 선택인가. 그것도 아니면 어쩔 수 없이 자연스럽게 드러나게 된 카라의 본모습인가.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이번 카라의 무대는 대성공이라는 것이다. 이번 신곡 "루팡"이 어떤 성적을 거두든 아이돌로서의 카라는 충분히 자기주장을 하고, 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멋있었고 시원했다.
아무튼 이제야 멋있는 컨셉이란 말을 이해할 수 있었다. 군림하는 것이 아니다. 지배하는 것도 아니다. 억지로 자신을 강요하는 것도 아니다. 꾸미지 않은 솔직함. 당당히 자신을 드러낼 수 있는 자신감. 여성으로서, 그리고 인간으로서 내면에서 드러나는 그런 매력을 말하는 것이었던 게다. 억지로 꾸미는 섹시함도 아니고, 허세스런 과격함도 아닌 그런 자연스러움이.
무대를 보고 나서 신곡 루팡이 더 좋아졌다. 그리고 카라에 대해서도.
섣부르게 예단한 나의 얄팍함을 비웃으며 다시 한 번 카라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최고였다. 단연 최고의 무대였다. 카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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