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일반

박재범 영구탈퇴라... JYP가 참 더럽구나...

까칠부 2010. 2. 25. 21:15

박진영이 박재범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들으면서도 그런 생각이 들었다. 아니 확신이 든 건 원더걸스에 대한 박진영의 어떤 입장과 행동에 대해서다. 마치 원더걸스를 사물화하고 도구화하려는 듯한.

 

하긴 그게 사업이다. 장사다. 자본주의라는 게 모든 것을 자본으로 계량화하는 것이다. 인간이든 뭐든 자본으로 계량하여 교환할 수 있다는 게 자본주의다. 사업을 한다는 것은 바로 그 최전선에 있다는 것이고.

 

아무리 인간이 소중하고 인격을 존중한다고 돈보다 소중할 수는 없다. 돈이 된다면 미련없이 던져야 하고 미련없이 버릴 수 있어야 한다. 그 정도 되어야 사업가로서 성공할 수 있다. 그러나 그렇더라도 최소한의 도의라는 것은 있는 것이다.

 

박재범 파문이 있었을 때 JYP는 그를 보호하기 위한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았었다. 오히려 서둘러 박재범을 내쫓듯 탈퇴시켜 미국으로 보냈었다. 당시 박진영을 통해 흘러나온 박재범에 대한 이야기들은 오히려 오해를 키우기에 충분한 것들이었고. 그때부터도 아마 팬들은 감을 잡은 모양이지만, 그래도 일단 사업가로서 또 2PM이라는 팀을 책임진 입장에서 그럴 수 있으리라 이해했었다. 그러나,

 

기왕에 영구탈퇴시킬 거면서 거기에 대고 사생활의 문제 운운할 것은 무언가. 차라리 탁 까놓고 사실을 밝히면 모른다. 괜히 음습한 상상이나 불러일으킬 그같은 이유를 대고 탈퇴시키는 것은? 그건 그야말로 박재범의 한국에서의 모든 가능성을 막아버리는 행위 아닌가?

 

물론 그것이 사실일 수는 있다. 어떤 치명적인 문제가 있어서 다시는 돌아오지 못할 수도. 그러나 그렇더라도 박재범에게는 박재범의 삶이 있는 것이다. 그것이 중대한 범죄이고, 따라서 사법처리가 필수적인 사안이 아닌 이상에는 크게 드러나지 않는 이상 사생활을 보호해 줄 필요가 있는 것이다. 아니 그게 당연한 것이다. 하물며 자기네가 데리고 있던 사람이었다면.

 

그런데 오히려 그런 것을 당연하다는 듯이 영구탈퇴의 이유로 들고 있다. 다시는 받아들이지 못할 정도로 - 심지어 항상 2PM은 7명이었다며 말하던 멤버들이 그리 판단했을 정도의 문제였다고. 마치 기왕에 헤어지는데 어디 가서 다시 일어서지 못하도록 등에 칼이라도 박는 것처럼.

 

정말 치명적인 칼질이었다. 벌써부터 오만가지 상상들이 터져나오더라. 어떤 것들은 정말 생각하기조차 불쾌한 상상들도 있었다. 한 인간을 완전히 매장시키기에 충분할 정도로. 과연 그렇게까지 해야 했는가.

 

그래서 문득 떠오르는 것이 과거 정복자들이 정복지에서 하던 어떤 행동들이었다. 자신들에 사로잡힌 옛지배자의 비리를 캐고, 부정을 들추고, 온갖 안 좋은 사실들을 심지어 만들거나 부풀리고... 민중에게 그들의 옛지배자가 이리 무도한 존재들이었으니 내가 징벌한 것이라, 철저히 민중을 과거로부터 분리시키기 위해서.

 

실제 그러고 보면 그동안 JYP를 가장 곤란하게 만들었던 것이 2PM팬덤이었더라는 것이다. 특히 박재범 팬들. 그들로 인해 그동안 자칫 2PM의 활동에 지장을 받을 뻔 했었다. 선미 탈퇴 때도 2PM팬덤이 나서며 문제를 키운 것이 있었다. 과연 박진영으로서 그것을 내버려두고 싶었겠는가.

 

더구나 그러한 행동들은 JYP의 지배자로서의 박진영의 권위에 도전하는 것이 될 수 있었다. 한낱 소속 연예인에 불과한 박재범으로 인해 그러한 박진영의 판단과 결정이 도전받는다. 합리적인 성격의 소유자라면 그런 것들에 대해서도 여유롭게 받아들일 수 있겠지만 그러나 그렇지 못한 경우라면 또 문제가 된다.

 

즉 자신의 권위에 도전하는 어떤 불안요인으로서 그에 대해 숙청을 시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박재범을 영구탈퇴시킴으로써 2PM팬덤이 박재범을 빌미로 자신을 압박할 여지를 없애고, 나아가 부정적인 사실들을 흘림으로써 박재범을 내쫓았던 그들이 다시 박재범이 돌아오는 것을 막도록. 영영 팬덤과 박재범이 만나는 일이 없도록 함으로써 더 이상 무엇도 자신의 권위를 위협할 수 없도록.

 

어차피 2PM은 박재범 없이도 잘 활동하고 있으니까. 그리고 아마 그의 계산에 박재범 개인팬 가운데서도 2PM팬은 결국 2PM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을 테고. 그리고 대신 팬덤에 휘둘리지 않고 자기 마음대로 JYP를 지배할 수 있게 된다. 박재범 없이도 문제없다는 판단이 그같은 결론을 내리게 된 이유가 아니었을까.

 

더구나 2PM멤버들의 이름을 빌어 그같은 내용을 확정했다는 것도 그렇다. 과연 이에 대해 2PM팬덤은 어찌 반응할 것인가. 박재범 개인팬과 박재범의 영구탈퇴에 동의한 다른 2PM멤버 팬들과의 관계는? 또 이런 식으로 이간질시켜 놓으면 박재범과 박재범 개인팬은 2PM으로부터 고립되겠지. 2PM멤버들은 JYP를 위한 방패막이가 되어줄테고. JYP는 그만큼 더 자유로워지고. 아닐까?

 

물론 추측이다. 과연 실제 그러한가는 모른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과연 보통의 경우 설사 그런 심각한 문제가 있었다손 치더라도 몇 년을 함께 고생한 - 그것도 한참 어린 녀석의 문제를 저런 식으로 흘릴 수 있겠는가 하는 것이다. 아무리 그 문제가 그리 심각하다고 하더라도 어차피 밝혀져도 박재범 자신이 책임져야 할 문제인데 과연 저렇게 미리 공식화시킬 필요가 있겠는가. 그것도 같은 2PM멤버의 이름을 빌려가며.

 

인간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에 대한 부분이다. 인간으로서 가져야 할 최소한의 양식에 대한 부분이다. 아무리 잘못을 저질렀어도 지켜주어야 할 최소한의 선이라는 것이 있는 것이다. 그것을 도의라 부른다. 과연 박진영에게는 그런 것이 있는가. 지금의 그의 행동에 그런 것은 있는가.

 

안타깝다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진영이 의도한 바대로 끌려다녀야 하는 2PM의 팬들일 것이다. 특히 박재범의 복귀를 흘리며 팬덤을 농락했던 박진영의 희망고문에 제대로 당한 박재범 개인팬들. 졸지에 어떻게 할 여지조차 없이 자신들의 연예인을 영영 잃고 말았으니. 그 심정이 어떠할까.

 

결국에 자본에 의해 지배되는 지금의 기획사시스템의 한계라 할 것이다. 인간이 아닌 상품이다. 아트가 아닌 단지 상품성일 뿐이다. 그것을 결정하는 것도 판단하는 것도 따라서 자본의 논리. 인간은 어디에도 없다. 아이돌도, 연예인도, 심지어 팬덤도. 철저히 인간이란 자본에 소외되어 있을 뿐.

 

하긴 그런 것이 또 자본주의라는 것이겠지만 말이다. 단지 그로 인해 영영 떨어지게 된 사람들이 가여울 뿐 그런 것들은 이미 대세가 되어 버린 터라. 입맛이 쓰다. 박진영이나 JYP나 2PM이나 박재범이나 모든 것이.

 

 

그나저나 영구탈퇴 시점이 1월 6일이라... 정말 일 더럽게 처리하는구나. 그러면 그동안 질질 시간을 끌었던 것은 무엇 때문일까? 그동안의 박재범을 둔 언플들은? 박진영을 더욱 의심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물론 말하지만 이상은 전부 나의 개인적인 추측일 뿐이다. 단지 그렇게 보이더라는 것 뿐 어떤 근거가 있는 것은 아니다. 오해 없기를 바라며. 다시 한 번 2PM팬들에 심심한 위로의 말을 건낸다. 더 큰 상처가 없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