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한 예를 들어보자.
카라 vs 브아걸
어떤가? 느낌이 오는가?
그러면 이건 어떨까?
카라 vs 애프터스쿨
같은 인디밴드라고 브로콜리 너마저와 장기하와 얼굴들을 비교하는 건 의미가 없다는 거다. 누구 노래가 더 좋고, 누가 더 낫고... 둘이 하는 음악이 다른데.
마찬가지로 카라와 브아걸이 추구하는 방향이 다르고, 카라와 애프터스쿨이 목적하는 타겟도 다르다. 아이돌에게 있어 컨셉이란 곧 장르다. 크라잉넛이 더 음반이 잘 나간다고 노브레인보다 낫나?
솔직히 내게 있어 티아라는 현재 아웃 오브 안중이다. 처음처럼은 몰라도 "너때문에 미쳐"는 내 수비범위를 넘어갔으므로. 포미닛이 내게 관심의 대상이 아니듯 티아라도 마찬가지다. 레인보우 멤버가 누구인지도 모르는 것과 마찬가지로 티아라 역시 그 상태다. 그만큼 현재의 티아라의 컨셉이란 너무 멀리 간 것이다.
물론 여기에는 더 좋고 나쁘고가 없다. 전에도 썼지만 티아라의 이번 신곡은 딱 뜰만하게 나왔다. 무대컨셉도 딱 뜰만하게 만들어졌다. 그러나 그렇다고 내가 그것을 좋아해야 하는가는... 힙합이 아무리 좋아도 머리로만 좋은 것을 알지 굳이 그것을 찾아듣거나 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취향의 문제라는 거다.
이번 카라와 티아라의 음악과 컨셉도 마찬가지다. 음악 자체도 고풍스런 느낌마저 주는 카라의 "루팡"과 티아라의 "너때문에 미쳐"는 그 장르를 달리한다. 아마 "너때문에 미쳐"에 한 귀에 꽂힌 사람 가운데는 "루팡"을 들으며 고개를 갸웃거린 사람도 적지 않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나같이 "너때문에 미쳐"의 기계음에 머리파하며 창을 내려버린 사람도 있을 것이다.
무대컨셉도 그렇다. 자꾸 여기저기서 섹시 어쩌고 하니 헷갈려하는 경우가 많은 모양인데, 그러나 같은 섹시라고 티아라와 카라가 추구하는 바가 전혀 같지 않다. 티아라는 말 그대로 섹시다. 여성으로서의 성적인 매력을 강조하는 무대다. 반면 카라의 무대에서 여성으로서의 성적인 매력을 강조하는 안무란 없다. 말미의 가슴춤 정도나 그럴까? 그보다는 기존의 카라의 연장선상에서 보다 성숙한 매력을 강조하는 - 말 그대로 멋있는 매력이 드러나는 무대다. 과연 같은가.
티아라의 무대에 만족하는 사람들이 카라의 무대에 불만을 갖고, 카라의 무대에 만족하는 사람들이 티아라의 무대에 아쉬움을 갖는 것은 그래서다. 음악에서도 서로에 대한 불만과 아쉬움이 있다. 당연하다. 서로 추구하는 방향이 다르고 목적하는 타겟이 다르니까. 당연히 드러난 결과도 다를 수밖에 없는 것이다.
같은 락을 하니까 시나위의 "서커스"와 부활의 "네버엔딩스토리"를 비교해야겠는가. "노브레인"과 "크라잉넛"을 함께 비교해 경쟁시켜야겠는가. SPOTLIGHT와 갤럭시 익스프레스를 같은 인디밴드라고 누가 더 낫네 못하네 경쟁시키는 게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차라리 소녀시대라면 의식이나 된다. 그러나 카라가 티아라의 컨셉을 따라하는 것은 그닥 상상이 되지 않는다. 설사 그런다 하더라도 솔직히 잘 납득이 안 될 것 같다. 카라가 소녀시대의 컨셉을 따라간다면 그것도 그런대로 어울리겠다 싶겠지만 티아라의 컨셉이라면... 일회성으로라면 모를까 그같은 컨셉으로 활동한다? 그만큼 서로 다른데 무슨 경쟁이 의미있겠는가.
이승철과 신승훈이 동시대에 거의 활동했어도 둘은 스타일이 전혀 다르다. 김건모와 신승훈이 동시대의 가수였어도 둘이 추구하는 바가 전혀 달랐다. 누가 더 음반을 많이 팔고, 누가 더 순위프로에서 1위를 많이 하고, 서로 더 음반 많이 팔자고 이승철이 신승훈이 될 수도 없는 거고, 누가 더 1위를 많이 하자고 신승훈이 김건모가 될 수는 없는 것이다. 물론 같은 발라드 가수로서 신승훈과 조성모가, 혹은 성시경이 비교될 수는 있겠지만.
즉 이렇게까지 서로가 갈리고 나면 남은 것은 경쟁이 아니라 누가 얼마나 자신의 컨셉 안에서 충실했는가 하는 정도일 것이다. 경쟁을 해도 얼마나 서로가 자신의 컨셉 안에서 완성도를 높여갔는가 하는 것이어야지 줄세우기로, 누가 노래가 더 좋네, 누가 더 무대가 낫네... 성격 자체가 다른데.
좀 우습다는 것이다. 나는 지금 현재 그동안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 왔음에도 "너때문에 미쳐"에 대해서는 서너걸음 떨어져서 잠시 관심을 거두고 있는 중이다. 반면 카라의 무대에 대해서는 오히려 처음에는 실망했다가 감탄하며 보고 있다. 같이 놓고 비교하기에는 둘은 이미 차이가 크다. 도대체 뭘로 비교를 하게?
오히려 손해라면 카라가 보고 있다. 카라의 이번 컨셉은 섹시라지만 티아라의 섹시와는 전혀 다른 섹시다. 섹시보다는 당당함이고, 섹시보다는 멋있음이다. 그런데도 자꾸 섹시라 하니 사람들은 그리 생각하게 된다.
"개나소나 섹시..."
"이미지 소모가 걱정된다."
문제는 그렇게 섹시에 대한 기대를 키워놓고 카라의 무대를 보았을 때 과연 느낌이 어떨까 하는 것이다. 전혀 비교대상이 아닌데 한데 묶어 이야기하다 보니 피해는 카라에게 돌아오는 것이다. 더구나 두 팀은 네임밸류까지 다른다. 아무래도 티아라가 카라와 함께 이야기되기에는 아직 좀 이르지?
어쨌거나 좀 어이가 없으면서도 재미가 있다. 그렇게까지 줄세우기를 해야 하나? 소녀시대와 원더걸스같이 전국민적 관심을 아우르는 레벨이라면 누가 더 국민적인 관심을 끄는가 하는 경쟁은 가능하다. 그러나 과연 카라가 - 하물며 티아라가 그것이 가능한가. 소녀시대와 함께 나왔다면 그대로 휩쓸려갔을 레벨에서 서로 다른 컨셉으로 누가 더 낫네 못하네 하는 것은.
카라는 그냥 카라의 길을 가면 된다. 티아라는 그대로 티아라의 길을 가면 된다. 물론 티아라가 순위가 더 높을수는 있겠지. 그러나 그렇다고 카라가 티아라가 될 수는 없는 것이다. 카라에게는 카라의 길이 있고 티아라에게는 티아라의 길이 있다. 지금에 와서 그 차이는 더 커졌다. 과연 같이 이야기되어야 할 이유가 있는가.
가끔 돌아다니다 보면 흔히 보게 되는 카라 vs 티아라 글들이 우스운 이유다. 비교대상을 놓고 비교해야지. 차라리 가깝다면 카라와 소녀시대가 가깝고 티아라와 브아걸이 가깝다. 서로 그렇게 이야기되어야 한다. 카라 vs 티아라라... 장르도 다르고 분야도 다르고 성격도 다르고 레벨도 다르고.
광수사장의 언플스킬이 과연 어느 레벨인가를 알겠다. 언론기사나, 블로그나, 게시판이나...
아무튼 나로서는 최소한 이번 신곡에 대해서는 티아라는 아웃 오브 안중이라는 거다. 비교는 커녕 들어오지도 않는다. 취향의 차이이고 타겟의 차이이지 수준의 차이는 아니라는 거다. 비교는 무슨. 우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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