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우 조금 전에서야 그동안 방송한 라디오를 다시 찾아 들을 수 있었다. 그리고 피식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맞다. 그랬다. 워너로 복귀해서 당시 카라가 했던 말이 그것이었다.
"귀엽기만 했는데 이제는 섹시한 매력도 보여주겠다."
그러나 결론은... 워너도 귀여웠다. 미스터는 보이시한 매력을 보여주고 싶었단다. 그러나 말괄량이 같이 귀여웠다. 허니는 조금 성숙한 매력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런데도 청순한 것이 귀여웠다.
나름대로 카라도 변신을 많이 시도했던 모양이다. 조금 더 성숙한 청순함을, 세련된 섹시함을, 보이시한 터프함을... 그러나 어떻게 해도 카라는 귀엽다.
이게 또 카라의 장점이자 한계다. 루팡만 하더라도 그렇다. 다크한 매력이라 한다. 그런데 카라의 루팡에서 그런 음습함이 느껴지나?
내가 감탄한 부분도 그것이었다. 너무 상쾌했다. 너무 명쾌했다. 너무 산뜻하고 시원했다. 비밀스럽기는 커녕 명쾌했고, 섹시하다가에는 산뜻했다. 그래서 스스로 감탄하고 말았던 것이다.
"이야아, 이런 섹시함도 있구나!"
여성이기 이전에 인간으로서 스스로 오롯이 서려는 그런 당당함에서 오는 섹시함. 이제 갓 성인이 된 여성의 불안하지만 당당하고 자신감 넘치는 모습에서 느껴지는 그런 생동감 넘치는 매력.
그런데 역시 이조차도 카라의 개성에 의한 것이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섹시해지고 싶고, 도도해지고 싶고, 비밀스러워지고 싶지만, 그러나 카라는 어쩔 수 없이 카라라.
아마 아이돌 가운데 이렇게까지 개성이 강한 아이돌이 있었던가? 기획사에서 컨셉을 새로 짜도 그마저도 자신들의 매력으로 수렴시켜버리는 이같은 강한 개성이라는 것은.
물론 그것은 어쩌면 단점일 수 있다. 다양한 이미지와 컨셉이 필요한데 항상 귀여울 뿐이라. 그러나 거꾸로 생각해 보면 어떻게 해도 귀엽다는 것은 그것이 카라만의 브랜드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누구에게나 카라라고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라는 게 있다는 것이다. 카라라고 하면 기대하는 것이 있고. 기대가 있으면 만족도 있고, 기대가 있기에 놀람도 있다. 엄브렐러를 보면서 만족한 사람들과 루팡을 보면서 카라의 변신에 놀란 사람들처럼.
이것은 대중문화에 있어 매우 중요한 요소다. 만족과 충격. 모든 대중문화 종사자들이 노리는 것이다. 대중의 기대를 만족시키면서 또한 대중을 놀라게 한다. 이 둘을 모두 충족시키기란 어렵다.
이번 미니 3집은 이 두 가지를 모두 충족시킨 중요한 앨범이다. 카라에 대한 기존의 기대와 그리고 카라의 변신에 대한 기대 모두를 충족시킨. 카라라고 하는 브랜드 위에 그려진 더 나가지 않은 새로운 그림들.
카라의 고정팬층은 그래서 확고하다. 카라가 어지간히 삽질하지 않는 이상 카라만의 브랜드가 확실한 이상 팬덤은 쉽게 흔들리지 않는다. 그리고 카라의 변신은 더욱 생생하게 대중에 전해질 것이다. 카라라고 하는 분명힌 이미지가 있는 이상 카라의 변신은 더욱 확실하게 전해진다.
카라가 롱런할 수 있으리라 기대하는 이유다. 기대가 있고 만족이 있고 놀람이 있다. 말했듯 DSP가 결정적인 실수만 않는다면. 그리고 지금까지 잘 해 오고 있고.
어떤 컨셉을 해도 카라라... 정말 이렇게까지 개성이 강한 걸그룹이 있었던가. 항상 기대를 배반하지 않는 만족과, 그러면서도 기대에 안주하지 않는 심심하지 않은 변신과, 카라이면서도 카라를 버리지 않는 새로운 카라들에 대해. 그런 일관성과 일관된 위에 그려지는 변화들.
마치 신승훈 하면 발라드를 떠올리는 것처럼. 김건모 하면 그 허스키한 목소리를 기대하는 것처럼. 그렇게 하나의 브랜드로서 자신의 영역을 갖추어가는 것을. 그들의 변신은 그래서 특별하다.
가요순위프로그램에서 몇 위 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부분일 것이다. 음원차트 어떻고 하는 것보다 더 중요하게 여겨야 할 부분일 것이다. 카라로써. 카라이도록. 바로 그같은 소중한 장점들을.
새삼 라디오를 들으면서 카라에 대한 기대를 높여 보는 이유다. 10년 뒤의 카라를 그려보며...
그러나 그때는 귀여운 이미지는 아니겠지? 과연 지금과는 얼마나 더 다른 성장한 모습일까. 기대가 된다.
딱 15년만 가자. 카라가 계속해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싶은 욕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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